[이뉴스투데이 이지혜 기자] #부산 소재 수영김밥 사장님은 최근 간편결제시스템 제로페이를 반납했다. 제로페이는 고객 결제 내역을 자신 휴대폰으로 보여주는 방식인데, 단체 주문으로 김밥을 잔뜩 마느라 경황이 없는 날은 들여다보기도 여의치 않았다. 한 번은 1만원대 금액이었는데 1000원대만 들어왔단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위 김밥집 사장님 사례처럼 업주가 부담하는 카드수수료를 줄이는 동시에 단골 젊은이들 현금 잔돈 사용의 번거로움을 덜어주기 위해 설치한 간편결제시스템이 부산지역에서는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

10월초 2주간 개최되는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을 맞아 지난주 4일간 부산을 다녀왔다. 이 며칠동안 해운대, 연산, 부산역, 센텀시티 등 주변 다양한 가게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공통적으로 계산대에서 유독 눈길을 끈 것은 ‘썸패스’였다. 서울에서 카카오톡, 알리페이, 위챗페이, 삼성페이 이런게 주로 보이면, 부산에서는 부산은행이 운영하는 간편결제 서비스 썸패스가 왕이었다. 수영김밥 사장님도 제로페이는 반납했지만 썸패스는 잘 사용하고 있었다.

이유는 편리함 때문이다. 썸패스는 부산은행 계좌를 가진 이들끼리 상호 이체를 결제시스템으로 편리하게 적용한 결과다. 대부분 소상공인이 부산은행을 거래하고 있고, 부산시민들 가운데도 부산은행 계좌를 가진 이들이 많다보니 지역 서비스로는 사용 가능자가 많다. 또 결제시 문자 서비스를 하고 바로바로 입금된다는 장점도 있다.

최근 서울에서도 카카오페이를 설치한 소상공인을 많이 볼 수 있다. 대표적인 현금 장사로 꼽히는 길거리 포차 등에서도 눈에 띌 정도다. 이 역시 계좌 이체방식이고, 카카오 알림으로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

부산 시민 김민주(30)씨는 “제로페이나 썸패스 같은 게 있으면 현금을 선호하는 곳에서도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세금공제율도 높고 단골집에는 꼭 설치해달라고 요청한다”며 “최근에 페이서비스 천국 중국여행을 다녀왔는데 결제를 하니까 음성 안내하는 것을 보았다. 들여다 볼 필요없이 말해주니 소상공인 입장에서 참 편해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마트 기능이란게 수준 높은 기술이 아니라 소상공인이 별다른 노력없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일텐데, 제로페이가 이런 부분에 투자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제로페이 주무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문자나 음성 서비스는 기술적인 난이도 여부보다 이를 유지하는데 적지않은 비용이 들어간다. 민간 기업이야 시장점유율을 위해 비용을 쏟아붓거나 어려움을 감소하고 드라이브를 거는 것과 격차가 날 수밖에 없다는 것.

하지만 부산은행 썸패스같이 이왕에 분명한 효과가 나고 있는 사안이라면 벤치마킹을 도입하는 방안도 긍정적으로 검토해 볼 일이겠다.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사업에 쓰여 ‘눈먼 돈’ 또는 ‘줄줄 세고 있는 혈세’라고 국정감사에 지적받고 있는 많은 예산들을 떠올려면 더욱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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