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실상 등기이사에서 물러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앞으로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등기이사에서는 물러나지만 총수 자리를 유지하면서 대외 경영활동에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27일까지 임시 주주총회를 열 계획이 없다. 이에 따라 2016년 10월 26일 임시 주총을 통해 사내이사에 임명된 이 부회장의 임기는 자동 만료된다. 상법상 등기이사의 임기는 3년을 초과할 수 없다. 

또 임시 주총을 소집할 경우 통상 2주 전에 소집을 통지해야 하지만 삼성전자는 이같은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이 사내이사에서 물러날 경우 다음 주총까지 삼성전자 사내이사는 이상훈 이사회 의장과 김기남 부회장, 김현석 사장, 고동진 사장 등 4명으로 이뤄지게 된다. 

이 부회장은 사내이사에서 물러나지만 삼성전자 부회장으로서 대외 경영활동은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에 따른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부품·장비 수입경로 다변화와 신시장 개척을 위해 국외로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이 부회장은 일본의 수출규제 직후 곧장 일본으로 건너가 현지 정·재계 관계자들과 만나고 대책을 논의했다. 또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등 중동 국가들과 스킨십을 강화하며 소재 수입 경로를 마련하는 한편 ICT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또 최근까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 겸 UAE 공군 부총사령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등 글로벌 재계 인맥들과 만나 사업 협력 및 논의를 진행했다. 

이 부회장은 앞으로도 아버지 이건희 회장이 쌓아온 글로벌 정·재계 인맥을 바탕으로 대외 협력관계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어려운 시기인 점을 감안해 국내외 임직원들을 격려하는 활동도 지속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은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사업장을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특히 지난달 11일에는 서울 서초구 우면동 서울R&D캠퍼스에 위치한 삼성리서치를 방문해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인 인공지능(AI)과 소프트웨어(SW) 연구개발 현장을 둘러봤다. 

또 추석 연휴 첫날이었던 지난달 15일에는 삼성물산이 짓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도심 지하철 현장을 방문해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가 아닌 관계사의 해외 현장을 방문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삼성전자 부회장뿐 아니라 그룹 총수로서 역할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앞으로 대외활동 외에 25일부터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재판도 앞두고 있다. 앞서 이 부회장은 8월 29일 국정농단 대법원 상고심에서 파기환송 판결을 받았다. 다만 당초 2심에서 뇌물로 인정되지 않았던 말 3필이 뇌물로 인정되고 삼성전자가 주장한 강요죄가 성립되지 않으면서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파기환송 재판 결과에 따라 실형 가능성도 남아있어 갑작스런 경영공백에 대비하기 위해 사내이사 임기를 연장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등기이사에서 물러나는 것에 대해 “예정된 수순”이라고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대법원 상고심 결과에 따라 등기이사에서 물러나는 것은 예정된 결과였다”며 “등기이사에서 물러나더라도 앞으로 행보는 이전과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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