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식품의약품안전처 브리핑에 공개된 라니티딘 원료의약품.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6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식품의약품안전처 브리핑에 공개된 라니티딘 원료의약품.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고선호 기자] 발암물질 검출이 사실화되면서 ‘라니티딘’ 사태가 하반기 제약업계 최대 악재로 떠올랐다.

이에 제약업계에선 약 3000억 규모에 달하는 라니티딘 제제 시장의 공백을 공략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이번 발암물질 검출 사태로 인해 판매가 금지된 라니티딘 성분 완제의약품 269개 품목의 생산 및 수입 실적은 약 2700억원이며, 이중 전문의약품이 2440억원으로 9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제약사 중 라니티딘 성분 의약품의 대표주자는 단연 대웅제약과 일동제약이다.

대웅제약은 라니티딘 복합제 ‘알비스’와 ‘알비스D’로 지난해만 약 37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일동제약의 ‘큐란’ 역시 지난해 매출 193억원을 기록하는 등 의약품 시장에서의 비교적 높은 매출을 자랑했다.

하지만 발암물질 검출 이후 해당 제품들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유통 중인 ‘잔탁’ 등 라니티딘 성분의 원료와 의약품 269개 제품이 판매금지 명단에 올랐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유통 중인 ‘잔탁’ 등 라니티딘 성분의 원료와 의약품 269개 제품이 판매금지 명단에 올랐다. [사진=연합뉴스]

이 밖에도 안국약품도 개스포린에프정과 개스포린정이, 명인제약은 라틴정과 라틴주 등이 의사 처방이 필수인 전문의약품 중 잠정 판매중지 의약품 명단에 올랐다.

특히 속 쓰린 위장을 보호하는 액상형 일반의약품인 겔포스를 비롯해 글로벌 제약사인 GSK(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잔탁’까지 판매금지 대열에 합류하면서 라니티딘 제제 시장의 거대한 공백으로 인한 새로운 경쟁체제가 등장할 조짐이 보이고 있다.

가장 먼저 소식을 알린 곳은 동아에스티와 일동제약이다.

동아에스티는 지난 1일 일동제약과 소화성 궤양 치료제인 ‘동아가스터정’ 공동 영업·마케팅 등을 골자로 하는 코프로모션 계약을 체결했다.

동아가스터정의 주성분인 파모티딘 제제는 위·십이지장궤양, 역류성식도염, 소화성궤양·급성스트레스성궤양·출혈성 위염에 의한 상부소화관출혈 등의 중증 위장질병 치료에 사용되며, 급성 위염과 만성 위염의 급성악화기 위점막 병변 등에 개선 효과가 입증돼 라니티딘 제제의 대채재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미약품도 파모티딘 제제를 앞세워 라니티딘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산 의약품 중 유일한 P-캡(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차단제) 계열인 CJ헬스케어의 ‘케이캡정’도 이번 사태의 여파로 인한 반사이익이 주목된다.

여타 대체재 대비 효과가 약하다는 지적도 일부 제기되고 있으나, 위산분비 차단 효과가 빠르게 발현되고 식사 여부와 관계없이 복용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라니티딘 제제 기반의 의약품의 차선책으로 선택될 여지가 높다는 평가다.

한편 라니티딘제제 대체 의약품으로 파모티딘을 비롯해 시메티딘·에스오메프라졸·라비프라졸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기존 라니티딘제제 물량을 채우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연 3000억원 규모의 라니티딘 제제 시장의 공백으로 인한 제약사 간 경쟁은 당연한 수순”이라며 “라니티딘의 수요가 커지고 있던 상황인 만큼 시장 선점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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