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아킬레스건’ 된 실손보험…온라인 판매 ‘올스톱’ 되나

[이뉴스투데이 유제원 기자]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 손해율이 계속해서 상승하면서 보험사들이 결국 판매중단까지 나섰다.

국민 3300만여명이 가입해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릴 정도로 보편적인 보험이지만, 보험사로서는 받는 보험료보다 나가는 보험금이 훨씬 많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손해보험사의 실손보험 손해율은 129.6%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포인트 증가했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해보면 손보사들의 실손보험 판매에 따른 영업적자(손실액)는 상반기에만 1조3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081억에 비해 41.3% 증가한 수치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손해율 추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경우 올해 손실액은 1조9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여 사상 최대의 손실이 전망된다.

통원 의료비 담보의 손해율 상승이 두드러진다. 입원 의료비 담보 손해율은 지난해보다 6.6%포인트 오른 110.5%, 통원 의료비 담보 손해율은 157.7%로 11.2%포인트 올랐다.

특히 실손보험 청구 의료비는 지난해 4분기부터 급격히 늘었다.

국내 5대 손보사의 실손보험 청구 의료비 총액(급여 본인부담금과 비급여 의료비 합산)은 지난해 4분기 2조2506억원, 올해 1분기 2조229억원, 2분기 2조828억원으로 각각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37.9%, 19.3%, 24.1% 증가했다.

2018년 1∼3분기에 전년 대비 각각 4.7%, 17.1%, 4.7% 증가율을 보인 것과 차이가 크다.

이렇게 갑자기 청구액이 증가한 것은 이른바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강화 정책이 하나둘 시행되면서 지난해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의료 이용량이 급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기존 비급여 진료가 급여로 전환돼 가격 통제를 받자 그 외에 비급여 진료가 늘어나는 '풍선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손해율은 결국 보험사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고 보험료 인상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손보사들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크게 줄었다.

5대 손보사 중 메리츠화재만 3.1% 늘었을 뿐 삼성화재 36.0%, DB손해보험 31.3%, KB손해보험 11.6%, 현대해상 36.1% 감소했다.

이처럼 손해율을 감당못한 생명보험사들도 온라인에서의 실손의료보험 판매를 연이어 중단하고 있다. 

NH농협생명은 최근 가입자 수가 적고 부담보, 보장 제외 항목 등 상품구조로 인해 관련민원이 발생하기 때문이라는 이유로 온라인채널에서‘NH온라인실손의료비보험’ 판매를 중단했다.

교보생명도 ‘교보실손의료비보험II(DM)’의 온라인 가입 서비스를 없앴다. 홈페이지 공시상 해당 상품은 여전히 ‘판매 중인 상품’으로 분류되나 이로 인해 실질적으로 고객유치를 어렵게 됐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회사 다이렉트 상품의 경우 대면채널과 보험료나 담보가 동일하기 때문에 별도안내를 할 필요가 없어 서비스를 중지한 것이다”며 “여전히 보험설계사를 통해 실손의보에 가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DB생명은 이에 앞서 지난 4월 실손보험 상품 판매를 포기했다. 그동안 고객 선택권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상품을 제공하고 있었으나 손해율이 치솟아 더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업계는 이같은 흐름은 실손보험의 손해율이 악화되고 있어 어쩔수 없는 선택이라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실손보험을 취급하는 생보사의 손해율은 거의 100%를 훨씬 웃돌고 있다”며 “팔면 팔수록 손해가 나는 상황에서 보험료를 인상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해 판매를 점진적으로 줄여나갈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