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본사 로비 [사진=이도희 기자]

[이뉴스투데이 이도희 기자] 올해 상반기에 증시가 지지부진하며 주식거래대금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줄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권사들의 실적은 증시 호황을 보였던 지난해 상반기보다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의 압도적인 순이익 창출에는 그 만한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28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자기자본 기준 10대 증권사의 영업이익은 2조7586억원으로 전년도 상반기보다 10.8%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2조1308억원으로 11.8% 늘었다.

국내 증권사 중 올 상반기 기준 당기순이익 1위는 한국투자증권(4111억원 7000만원)이 선점했다. 2위는 메리츠종합금융증권(3651억원 5000만원)이 차지했다. 3위는 NH투자증권(2416억원)이다. 이어 △미래에셋대우(2181억원 7000억원) △삼성증권(2011억원 2000만원) △KB증권(1791억원 5000만원) △키움증권(1715억원 3000만원) △하나금융투자(1471억원 6000만원) △신한금융투자(1186억원 6000만원) △대신증권(771억원 7000만원)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증권업계 당기순이익 1위를 선점한 것은 자기자본이 높기 때문인 이유도 있지만 금리 하락으로 채권평가이익에서 큰 이익을 냈고, 투자은행(IB)과 자기자본투자(PI) 등에서 양호한 실적을 거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인수·합병(M&A)을 통해 회사를 한 단계 도약시켰다. 또 일찍이 해외 시장에 눈을 돌렸고, 과감한 변화를 통해 위기의 순간을 벗어나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성장에는 성공적인 인수·합병이 큰 역할을 했다. 지난 2005년 옛 동원금융지주(한국투자금융지주)는 예금보험공사로부터 한국투자증권 지분 100%를 5462억원에 인수했다. 이는 큰 이슈가 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직전연도인 지난 2004년 당기순이익 1960억원을 기록해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많은 이익을 달성한 증권사였던 까닭이었다. 동원금융지주 자회사인 동원증권은 같은해 743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동원금융지주가 한국투자증권 인수에 나선 배경에는 동원증권의 취약점으로 지적된 자산운용상품 부족을 해소하기 위함이었다. 동원증권은 IB 분야에서 국내 최고를 자랑했지만 미래에셋으로부터 촉발된 간접투자 상품의 인기는 따라가지 못했었다. 그러나 동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합병 이후에는 주식중개와 자산관리, 투자신탁운용 부문에서도 업계 선두권에 진입하게 된다.

한국투자증권 본사 내부 [사진=이도희 기자]
한국투자증권 본사 로비 [사진=이도희 기자]

한국투자증권은 이 같은 합병 이후 이미 종합 증권사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다른 증권사들이 펀드 신화를 쫒을 때 IB와 자산관리를 미래 핵심역량으로 잡고 '아시아의 골드만삭스'를 꿈꿨다. 자기자본투자(PI)에도 적극적으로 나섰고 부동산금융,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자원개발 투자 사업 강화에도 공을 들였다. 특히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부회장이 대표로 부임한 2007년 이후에는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해외 사업 확장에도 힘을 썼다.

한국투자증권에도 위기는 있었다. 지난 2008년 적극적으로 나섰던 PI 부문이 글로벌 증시 급락에 부진했고, 리먼브라더스의 파산보호신청 탓에 한국투자증권이 보유한 관련 채권 손실이 발생했다. 이에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08년 회계연도(2008년 4월~2009년 3월)에 1080억원이라는 대규모 적자를 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한국투자증권은 증권업 고유의 핵심 비즈니스인 리테일에 집중하고 지난 2011년에는 증자를 통해 업계 처음으로 자기자본 3조원을 확보하는 등 고른 부문의 역량 강화에 나서면서 위기 극복에 성공했다. 그 결과 한국투자증권은 2011년부터 3년 연속으로 증권사 순이익 1위를 기록하는 등 현재까지 꾸준히 실적 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박진호 한국투자증권 홍보팀 차장은 "한국투자증권의 성공 배경에는 강력한 오너십을 통해 의사결정이 빠르게 일어난 점을 꼽을 수 있다"며 "하나의 목표를 두고 밑의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이행했고, 그러다 보니 한 발 앞선 변화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덧붙여 "사업다각화를 위해 개개인의 직원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해 준 결과"라며 "앞으로도 국내 최고 증권사라는 명성에 맞게 당사는 시장 상황에 맞는 영업 전략을 세우고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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