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8K TV 시장이 커지면서 이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뜨겁다. 삼성전자와 LG전자뿐 아니라 소니, TCL, 하이센스 등 글로벌 TV기업들이 모두 8K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이 가운데 TV 시장에서 점유율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8K TV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10월 먼저 QLED 8K TV를 내놓은 삼성전자는 전세계 판매처를 확대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점유율을 한껏 끌어올렸다. 후발주자로 나선 LG전자 역시 ‘세계 최초 OLED 8K TV’를 강조하며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두 기업의 이 뜨거운 경쟁은 급기야 비방전으로 확대되면서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LG전자는 삼성전자를 향해 “8K TV의 규격에 부합하지 않는 제품”이라며 “소비자들을 위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공정한 시장경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의무”로 최근 TV 마케팅에 대한 이유를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제 막 태동한 8K TV를 정착시키기 위해 한국기업들끼리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데 (LG전자가) 무의미한 소모전을 펼치고 있다”며 “글로벌 경쟁기업들의 추격이 거센 가운데 우리끼리 이러는 것은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두 기업의 싸움은 10여년전부터 지속된 것이지만 최근 경쟁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다소 우려스러운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재계 일각에서는 “원래 기업은 싸우면서 크는 것”이라고 말한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까지 이어졌던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소송전이 두 회사의 판매량 감소에 영향을 주진 않았다. 오히려 미디어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판매량을 늘리는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기업 간의 경쟁은 때로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온다. 여기에는 ‘비방전’도 포함된다. 

실제로 미국에서 ‘비방전 마케팅’은 일상적이다. 수십년째 라이벌 관계인 코카콜라-펩시콜라, 버거킹-맥도날드, 포드-GM, 나이키-리복, HP-IBM 등은 적절할 때 터트리는 비방전으로 경쟁사를 디스하면서 소비자들에게도 재미를 준다. 

예를 들어 맥도날드의 마스코트 삐에로가 바바리코트로 의상을 가리고 버거킹에 가서 햄버거를 주문한다거나 키 작은 어린아이가 펩시콜라를 뽑은 뒤 그것을 발판삼아 코카콜라를 뽑아 마시는 광고를 내는 식이다. 

기업의 모든 활동은 수익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 SK가 최근 내세운 ‘사회적 가치’ 역시 그들은 ‘마케팅 수단’이라고 정의내리고 있다. 8K TV 전쟁은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목적도 있지만 그 자체가 홍보수단이 되는 것도 좋다. 홍보를 위해서는 당연히 소비자들의 눈길도 끌어야 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두 기업은 가전분야에서 오랜 앙금이 남아있는 기업이다. 그러니 이번 싸움도 쉽게 일단락되긴 어렵다. 어차피 장기전이 불가피하다면 보는 사람이 재미있을만한 흥미로운 싸움을 하길 바란다. 

최근 LG전자는 OLED TV와 (삼성전자 QLED를 겨냥한) 타사 LED TV를 비교하는 광고를 냈다. ‘재미있는 광고’라기보다는 ‘뒤도 안 돌아보고 직진하는’ 광고에 가까웠다. 시시하고 지루한 싸움은 보는 사람들이 지치기 마련이다. 아무도 안 보는데 자기들끼리 싸우는 것만큼 비참한 것도 없다. 기왕 싸울 거 재미있게 싸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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