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마 사이언스] ‘매트릭스’ 속 VR은 실현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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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마 사이언스] ‘매트릭스’ 속 VR은 실현 가능할까?
기기 필요없는 신경 접속형 VR…체험 극대화 할 수 있으나 뇌 부작용 유발할수도
  • 여용준 기자
  • 승인 2019.09.21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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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 [사진=워너브라더스코리아]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세기말’이라고 불렸던 1999년은 불안함과 설렘이 가득한 시대였다. 모든 것이 바뀔 것이라 믿었고, 때문에 모든 것이 사라질 것이라 믿었다. ‘Y2K’라고 불렸던 버그는 우리가 알던 모든 정보을 사라지게 하고 시스템을 마비시킬 것이라고 믿었다. 반면 새로운 질서가 찾아오고 우리는 새로운 세상을 살게 될 줄 알았다.

그 불안했던 시기에 한 편의 영화가 개봉했다. 먼 미래를 배경으로 기계들에게 지배당한 채 가상현실 속에서 살고 있는 인간들의 싸움을 그린 영화 ‘매트릭스’는 ‘영상혁명’이라고 불리며 대중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실제로 이 영화는 이후 만들어지는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의 시각효과에 큰 영향을 주게 된다. 

‘매트릭스’는 영화팬들뿐 아니라 학자들에게도 여러 이야기꺼리를 안겨줬다. SF영화라는 점을 감안하면 과학자들에게서 많은 이야기가 나와야 할 것 같지만 의외로 인문학계에서 많은 담론이 제기됐다. 꿈과 현실에 대한 이야기가 중국의 철학자 장자의 사상을 떠올리기도 했고 보드리야르의 ‘시뮬라크르 & 시뮬라시옹’에 대해서도 이야기꺼리가 많은 영화였다. 

‘매트릭스’는 올해 개봉 20주년을 맞아 미국에서 재개봉했다. 한국에서도 25일부터 4DX로 재개봉한다. 그동안 ‘매트릭스’에 대한 철학적 담론은 충분히 이뤄졌다고 생각하기에 이제는 이 영화에 대한 과학적 이야기를 해 볼 생각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5G와 그에 따른 실감형 콘텐츠(VR·AR)가 대중화 된 만큼 ‘매트릭스’에 대한 할 이야기가 꽤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매트릭스’에는 과학적 화두가 몇 개 있다. ①인간은 건전지가 될 수 있는가 ②인공지능(AI)이 자의식을 가지면 인간을 공격할 수 있는가 ③인간이 지하에 갇히면 얼마나 살 수 있는가 등이다. 

이들 화두 대신 ‘매트릭스’에 대해 이야기 할 가장 직관적인 이야기꺼리는 바로 ‘가상현실’이다. 헐리우드 영화에서 가상현실을 다룬 작품은 ‘매트릭스’ 이전에도 여럿 있었다. 특히 브렛 레너드 감독은 1992년 ‘론머맨’과 1995년 ‘가상현실’을 통해 두 번 연속 VR에 대해 다룬 적이 있다. 

VR 안경을 쓰지 않더라도 영화에서 꿈과 현실의 혼돈을 다루는 경우는 아주 많다. 다만 ‘매트릭스’는 VR에 대해 대단히 직접적으로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매트릭스’에서 인물들이 가상현실세계로 들어가는 과정은 VR 안경 없이 몸에 난 입력단자에 코드를 꽂아, 말 그대로 ‘접속’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영화 속 인물들의 몸에 난 입력단자는 관절과 척추 등 주로 신경계통과 연결된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시각뿐 아니라 감각과 동작까지 가상세계로 접속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픽사베이]

현재 개발하고 있는 VR은 소위 ‘실감형 콘텐츠’라고 불린다. 말 그대로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몸에 입력단자를 새기는 일을 할 순 없지만 VR은 이용자가 최대한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다. 

VR이 ‘체험’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실감나는 영상’을 구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때문에 고화질 영상을 재생할 수 있어야 하고 디바이스의 무게도 가벼워야 한다. 고화질 영상을 구현하기 위한 노력은 현재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5G 상용화 이후 대용량 VR영상의 전송이 원활해지게 되면 스마트폰뿐 아니라 VR기기의 경량화와 고성능화도 요구된다. 

VR기기를 생산하는 HTC는 다음달 3일 ‘바이브 코스모스’를 출시한다. 이 제품의 패널 해상도는 2880×1700으로 전작 대비 88% 높은 해상도를 자랑한다. 업계 점유율 1위인 오큘러스가 출시한 ‘오큘러스 퀘스트’는 선 없는 VR기기로 VR산업에 새로운 혁신이 되고 있다. 이밖에도 많은 기업들이 VR기기의 화질과 성능을 높이고 경량화 할 수 있도록 시도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안경 없는 VR’의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는 안경 없는 3D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홀로그램 등 기술을 활용하면 더 진화한 VR이 등장할 수도 있다. 

VR이 등장한 가장 최근 영화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레디 플레이어 원’이다. 이 영화는 사실상 VR기기가 등장한 이후 만들어진 영화인 만큼 현재 VR에서 진화한 형태에 머물러있다. ‘매트릭스’의 VR은 이보다 더 진화한 형태다. 

다만 신경에 직접 접속하는 VR인 만큼 뇌에 영향을 줄 것이 뻔하다. 특히 현재의 VR로도 간질이나 멀미, 청력 저하, 근육통 등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 이에 따른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때문에 ‘매트릭스’와 같은 신경 접속형 VR을 실제로 볼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그저 궁금한 것은 “‘매트릭스’와 같은 기술이 우리에게 필요할까”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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