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사들이 소규모 재건축 사업에 뛰어들면서 중견건설사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이뉴스투데이DB]
대형건설사들이 소규모 재건축 사업에 뛰어들면서 중견건설사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이뉴스투데이DB]

[이뉴스투데이 윤진웅 기자] 대규모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 시장이 대형건설사 중심으로 굳어지면서 중견건설사들은 소규모 재건축과 리모델링을 공략하고 있다.

그러나 지속해서 건설업황이 나빠지면서 대부분 중견건설사는 하반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대형 건설사마저 소규모 정비사업에 뛰어들 계획이어서 중견건설사들의 주름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자회사 ‘자이S&D’를 앞세워 소규모 재건축시장에 진출한다. 직접 중소규모 정비사업에 뛰어드는 대신 자회사를 통해 사업을 확장하고, 브랜드 프리미엄을 지키는 이른바 ‘투트랙 전략’으로 해석된다.

자이 S&D는 오피스텔 브랜드 ‘자이엘라’에 이어 아파트 브랜드 ‘자이르네’를 최근 론칭했다. 자이S&D는 GS건설의 후광을 앞세워 주택 개발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건설업계는 GS건설이 기존 자이(Xi) 브랜드의 프리미엄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본격적으로 중소규모 주택시장까지 영역을 확대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중소규모 정비사업은 대형건설사의 관심 밖에 있었지만, 건설업계가 어려워지자 먹거리 확보 차원에서 진출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대형건설사들이 브랜드를 내세워 소규모 사업에 뛰어드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중견사 경쟁에 대형사가 끼어들면서 수주가 더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중견건설사는 대형사의 브랜드 인지도에 밀려 수주전에서 번번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남3구역, 갈현1구역 등 최근 서울에서 벌어진 수주전에 명함조차 내밀 수 없는 실정이라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해외수주 부진 △국내 주택경기 하락 △대형건설사의 소규모 재건축 진출 등이 겹치면서 중견건설사들의 입지는 더욱 불리해졌다. 대형 건설사에 비해 일감 확보가 어려운 중견 건설사들의 위기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중견건설사들은 대형건설사의 관심이 덜한 곳을 공략하고 있다.

쌍용건설은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 '신답극동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사업 규모가 작은 리모델링 사업이라는 이유에서다. 1차 시공사 입찰에 앞서 열린 현장 설명회에 포스코건설이 관심을 보였으나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동부건설은 지난 2016년 법정관리를 졸업하고 최근 소규모 정비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최근 서울 서초구 방배동 신성빌라 재건축 사업을 수주했다. 이외에도 동부건설은 올해 3곳의 소규모 정비사업을 수주했다.

신동아건설, 코오롱글로벌 등도 최근 서울에서 소규모 재건축 시공권을 따냈다. 신동아건설은 지난 8월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공성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코오롱글로벌은 지난 6월 마포구 용강동 우석연립 재건축 사업을 수주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가뜩이나 (건설업계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 대형건설사들이 소규모 재건축 시장까지 진출하면서 중견건설사들의 입지가 불리해졌다"며 "사실 대규모든 소규모든 사업을 누가 진행하는 지는 중요하지 않지만 여태까지 암묵적으로 지켜오던 룰이 깨진 듯한 느낌이 든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중견건설사들의 밥그릇 싸움에 대형건설사가 끼어들면서 결국 피해보는 것은 중견건설사들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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