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형마트  육류코너. [사진=연합뉴스]
한 대형마트 육류코너.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이지혜 기자]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에서도 지난 17일 첫 발병한 가운데 유통·외식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당장은 재고가 있어 직접적 가격변동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하나, 이후 소비위축과 만에 하나 장기화 우려 때문이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주요 대형마트는 ASF 발병 지역 농가와 거래하는 곳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농협하나로마트와 축산물 유통 업체는 해당 농가 인근뿐 아니라 파주·연천과 그 일대에서 들어오는 일부 상품 입고를 중단시킨 상태다.

또한 이들이 통상 2주치 정도 비축물량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 편이고, 공급처 역시 전국 단위여서 소비자가 즉각적으로 체감할 만한 변화를 없을 예정이다. 공급가 측면에서도 대형마트 등은 연단위로 계약을 맺기 때문에 위기관리가 일정선 가능한 상황이다.

하지만 대응책 마련도 염두에 두고 있다. 구제역과 달리 ASF는 치료방안 부재와 전염성이 높은 편이어서 중국 등 여타국가에서도 오랜 기간 곤욕을 치르고 있어서다. 중국은 지난 1년간 돼지고기값이 40% 가량 치솟기도 했다.

마트 관계자는 “조류독감(AI)이 심각했던 2016년에 닭고기 가격이 2배 가까이 올랐는데, 삼겹살에 대한 국내산 선호를 감안하면 돼지고기도 현재 100g 2000원 수준에서 껑출 뛸 수 있다. 그러면 한 근 600g 2만원을 넘게 된다.”고 말했다.

업체들은 ASF 확산을 대비해 미국, 멕시코, 스페인 등에서 대량 수입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전했다.

수입육류 유통 관계자는 “수입산이라고 해도 스페인 이베리코 돼지고기 등은 제주산 만큼 소비자에게 인지도가 있고 이미지도 좋은 편이어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유통업계에서 가장 염려하는 부분은 소비위축이다. 현재까지는 발병국조차 사람에게 감염된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고, 심지어 사람에게 간염 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까지 나왔지만 심리적 요소인 이른바 ‘찜찜함’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이 때문에 외식업계, 특히 고기집은 벌써부터 시름이 크다. 특성상 재고를 사전에 다량 비축하지 않아 도매가가 그때그때 그대로 원가에 연동 반영되기 때문이다.

또 삼겹살, 돼지갈비 등이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전문점도 많아 소비 위축이 직격탄이 된다.

수원에서 돼지고기 전문점을 운영 김승욱씨(59세·가명)는 “곱창 전문점을 운영하다 TV 고발프로그램에서 부정 보도가 나오니 당시 매출이 20% 이하로 뚝 떨어지더라. 그만큼 먹거리에 사람들이 민감하다”며 “어쩔 수 없이 돼지고기로 업종을 변경했는데 이 마저도 또 이번 돼지열병으로 어떻게 될지 조마조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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