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만 나면 싸우는 삼성·LG…끊임없는 ‘갈등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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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만 나면 싸우는 삼성·LG…끊임없는 ‘갈등의 역사’
TV·모바일·생활가전 등 곳곳에서 싸움…건전한 경쟁 있지만 ‘비방전’도 이어져 눈살
  • 여용준 기자
  • 승인 2019.09.18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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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연합뉴스, LG]
삼성전자 서초사옥(왼쪽), LG트윈타워. [사진= 연합뉴스, LG]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또 TV로 맞붙었다. QLED와 OLED 진영을 대표하는 두 기업은 17일 각각 기술설명회를 열고 자사 8K TV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이날 오전 기술설명회를 연 LG전자는 “QLED 8K TV는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의 규격에 미치지 못해 진정한 8K TV라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후에 기술설명회를 연 삼성전자는 “LG전자가 제시한 규격은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에 적합하지 않다. 화질을 측정하는 기준은 수 백가지”라고 반박하며 ‘비방전’ 양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 가전업계를 대표하는 두 기업인 만큼 갈등은 오래전부터 지속되고 있다. 특히 TV뿐 아니라 생활가전과 모바일 등 전 분야에서 진흙탕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2017년 삼성전자는 자사의 블로그와 유튜브 채널을 통해 LG전자의 OLED TV를 저격했다. 삼성전자는 “OLED TV는 장시간 사용할 경우 ‘번-인 현상’이 발생한다”며 비교 마케팅을 펼쳤다.‘번-인 현상’은 화면을 오래 켜둘 경우 잔상이 남는 것을 말하며 OLED 패널에서 주로 지적되고 있다.

당시 LG전자는 “치열한 글로벌 경쟁환경 속에서 국내 기업끼리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2014년 8월 ‘IFA’에서 두 회사의 갈등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당시 LG전자 H&A 사업본부장이었던 조성진 사장(現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행사장 주변 매장을 둘러보면서 삼성전자 드럼세탁기를 고의로 파손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 싸움은 삼성전자의 고발로 법정싸움까지 이어졌다. 당시 조 사장은 “통상적인 수준에서 세탁기를 테스트했다”고 주장했고 삼성전자는 “고의로 세탁기를 파손했다”고 반박했다. 1년 넘게 법정공방이 이어진 이 갈등은 2016년 10월 대법원 상고심에서 무죄로 최종 확정됐다. 

2011년 3D TV 기술논쟁이 있었다. 삼성전자는 당시 비교 시연회를 준비하고 LG전자의 편광안경 방식 3D TV를 비판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경쟁사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 않는 불문율을 깨고 노골적으로 ‘LG’의 이름을 언급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삼성전자는 셔터안경식 3D TV를 내세웠고 LG전자는 편광안경식이었다. LG전자는 편광안경식 3D TV를 마케팅하며 “셔터안경식은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고 자유로운 안경 시야각을 확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는 편광안경식을 비판하며 “소비자를 기만한 마케팅”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2004년부터 2005년까지 두 기업의 갈등은 가장 극심했다. 2004년 삼성전자는 지상파 DMB TV를 출시하며 ‘세계 최초 상용화’를 강조했다. 그러나 LG전자는 “이미 6개월 전에 우리가 상용화했다”고 반박했다. 

2005년 1월에는 32인치 슬림 브라운관 TV 최초 출시 싸움도 붙었다. 당시 LG전자가 먼저 제품을 출시한다고 언론에 알렸고 같은 날 오후 삼성전자도 출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같은 해 2월에는 삼성전자가 스팀 기능을 탑재한 하우젠 은나노 드럼세탁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스팀형 세탁기를 발표하고 몇 시간 뒤 LG전자도 스팀 기능을 탑재한 스팀 트롬을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또 모바일 시장의 경쟁도 있었다. LG전자는 2005년 2월 서울 가산동에서 통합단말연구소 준공식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故 구본무 LG 회장과 강유식 LG 부회장, 김쌍수 LG전자 부회장 등 당시 최고경영진이 대거 참석했다. 

같은 날 삼성전자도 수원 정보통신연구소 견학을 마련하고 1대 다자간 화상통화기술(PTA)을 세계 최초라며 시연했다. 당시 LG전자는 “통합단말연구소 기사를 물타기하려는 시도”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제품 출시 경쟁 외에 5월에는 디지털 TV 특허료 논쟁도 붙었다. 당시 LG전자는 “100% 자회사인 미국 제니스 사(社)가 보유하고 있는 디지털 TV 원천기술을 사용하려면 단 하나의 회사도 예외 없이 특허료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제니스 사는 2004년부터 디지털TV 전송기술(VSB)에 대한 원천특허 협상을 시작해 도시바 미쓰비시 샤프 등 10여 개 회사와 계약했다. 당시 LG전자가 이같은 내용을 발표한 것은 삼성전자를 포함한 국내 업체를 겨냥한 것이라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LG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지금까지 국내 회사들끼리 특허료를 낸 적은 없다”며 맞대응을 펼쳤다. 

홈네트워크의 업계 표준을 차지하려는 경쟁도 있었다. 현재 IoT의 원조가 되는 홈네트워크의 표준을 차지하기 위해 양 사는 같은 날 기념식을 열고 다양한 제품과 솔루션을 공개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기업 간의 경쟁은 우수한 제품의 생산으로 이어질 수 있어 소비자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지나친 진흙탕 싸움은 소비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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