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반기’에 文정부 공들여온 정책금융 통합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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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수 반기’에 文정부 공들여온 정책금융 통합 흔들
이동걸 회장 ‘국책은행 덩치 키우기론’에 일침
더민주와도 충돌...산은-수은 합병 좌초 불보듯
  • 이상헌 기자
  • 승인 2019.09.17 1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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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7일 오후 경기도 안성시에 있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제조회사 아이원스에서 열린 '소재·부품·장비 산업 경쟁력 강화 현장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 상단은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하단은 김기식 더미래연구소 정책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7일 오후 경기도 안성시에 있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제조회사 아이원스에서 열린 '소재·부품·장비 산업 경쟁력 강화 현장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 상단은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하단은 김기식 더미래연구소 정책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문재인 정부가 공들여온 정책금융 통합에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반대 입장을 표명하면서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1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수출입은행과의 합병 필요성을 주장한 것이 이번 사건의 발단이 됐다. 

은 위원장은 전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나라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힘을 합쳐도 모자랄 판에 언론에서 논란을 만들 필요가 없다”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또 “합병은 아무 의미 없는 얘기”라고 덧붙이면서, 이동걸 회장의 주장을 정부의 방침이 아닌 하급기관장의 ‘사견(私見)’에 지나지 않는 점을 못박았다. 결과적으로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온 정책금융 통합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 모양새가 된 것이다. 

정부는 지금까지 정책금융이 많은 기관에 분산돼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지원체계의 비효율성 해소를 위해 각 정책금융 기관의 통합을 추진해왔다. 

금융위원회 산하 KDB산업은행, 기획재정부 산하 한국수출입은행,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IBK기업은행 등으로 분산된 구조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비효율을 해소하는 것이 정책금융 통합의 여러 사안 중에서도 가장 큰 뼈대를 이루고 있다.

정부여당의 정책 추진 기관은 더불어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더미래연구소다. 여비서와의 황제외유 논란으로 금융감독원장에서 낙마한 뒤 정책위원장으로 부임한 김기식 전 금융감독위원장이 지난해 5월 발표한 보고서에도 ‘각 부처에 분산된 정책금융기관 간의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이동걸 회장의 주장도 이 같은 연구결과를 바탕한 것으로 “두 기관이 합병할 때 시너지가 강화돼 정책금융기관으로서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 이 같은 발언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기업금융 지원과 구조조정 등 분야에서 양 기관의 기능은 중복된다. 이 회장은 인력과 예산을 통합해 ‘규모의 경제’를 시현하겠다는 구상이었다. 다만 “정부와 협의가 안된 것”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산업은행의 상급 부처를 이끄는 은 위원장이 분명한 반대입장을 보이면서 정부가 ‘닭 쫓다 지붕 쳐다보는 모양새’가 된 셈이다.  

문재인 정부의 정책금융통합은 민간 대기업에 집중된 여신과 지원을 줄이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제윤경 의원 조사에 의하면 국내은행 전체 대출 가운데 대기업의 비중은 10% 증가한데 반해, 중소기업은 10%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대기업 대출의 35%는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에서 이뤄졌을 정도로 편중돼 통합을 통해 균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은 위원장이 몸담았던 수출입은행의 반대 역시 만만치 않다. 수출입은행은 “사전에 아무런 상의 없이 공식석상에서 이런 이슈를 꺼내드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황당한 상황”이라는 반응을 내놨다. 수은 노조도 즉각 성명서를 내고 합병설 제기 중단을 촉구했다. 중소기업 지원을 담당하는 IBK기업은행 노조도 시큰둥한 모습이다. 

지난 정부에서부터 정재계에서 논의돼온 정책금융 통합은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민영화, 정책금융기관의 분할·통폐합이 핵심 내용이다. 재계에서는 정책금융기관 통합이 이해관계에 따라 논의되어서는 안되며, 비대하게 커진 정책금융기관의 규모를 축소하는게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영훈 바른사회시민회의 경제실장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자금조달과 영업구조의 취약성을 이유로 민영화 불가론을 펼치더니 갑자기 국책은행 덩치키우기를 주장하면서 나섰다”며 “무조건적 통합보다 중요한 것은 부실한 금융공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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