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지난해 6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취임한 후 1년여 기간 동안 대표이사(부회장) 6인 중 2명이 물러나면서 남은 대표이사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LG디스플레이에 따르면 한상범 부회장이 연이은 실적 악화에 책임을 지고 16일 사의를 표했다. 후임 대표이사에는 재무 전문가인 정호영 LG화학 사장이 선임됐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이 물러난 뒤 신학철 부회장이 선임됐다. 신학철 부회장은 3M 출신으로 LG그룹에서 외부 영입 CEO를 임명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박진수 부회장은 대표이사에서 물러났지만 이사회 의장은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권영수 ㈜LG 부회장과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권영수 부회장과 하현회 부회장은 지난해 8월 각각 ㈜LG와 LG유플러스에서 자리를 바꾼 만큼 당분간 현재 역할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권 부회장은 지주사 대표이사 외에도 LG전자와 유플러스 등 전자·통신 계열사의 비상무이사직을 수행하고 있다. 1957년생으로 대표이사 가운데 젊은 편에 속하는 권 부회장은 그룹 내 주요 계열사의 경영과 재무를 두루 거친 인물이다.

하현회 부회장 역시 지난해 8월부터 업계 ‘꼴찌’인 LG유플러스의 대표이사를 맡아 분위기 반전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 무선통신의 고착된 점유율에 머무르지 않고 콘텐츠 중심으로 사업을 전환해 이통사들 가운데 나름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또 5G 상용화 시대를 맞아 통신사 간 경쟁이 치열한 만큼 경영전략의 연속성을 위해서라도 하 부회장의 역할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1953년생인 차석용 부회장은 2011년부터 LG생활건강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다른 대표이사들보다 많은 나이에 오랫동안 대표이사직을 유지한 만큼 물러날 가능성도 있지만 그룹 내 계열사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쉽게 교체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의 거취는 위태로운 편이다. 스마트폰 사업의 적자가 3년 넘게 이어지고 최근 TV사업까지 분위기가 침체됐다. 2분기 LG전자 TV사업은 영업이익 2056억원으로 전년 동기 4070억원의 절반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회사 전체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15.4% 하락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어 분위기 쇄신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여기에 2분기부터 불거진 건조기 콘덴서 자동세척 기능 논란으로 회사 브랜드 이미지까지 하락한 상태다. 지난달 한국소비자원이 LG전자 건조기 145만대에 대해 무상수리하도록 권고하면서 사태가 일단락됐지만 구매한 소비자들 불만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조성진 부회장은 2017년 LG전자 대표이사에 선임된 후 백색가전의 글로벌 입지를 더욱 공고히 했으며 OLED TV 대세화에도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최근 잇따른 악재와 실적부진으로 앞으로 거취가 불분명한 상황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한상범 부회장도 지난 8년간 LG디스플레이를 성공적으로 이끌었으나 최근 OLED로 사업전환하는 과정에서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며 “조성진 부회장 역시 LG전자 생활가전 대세화에 기여한 바가 크지만 실적 악화가 지속된다면 용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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