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유제원 기자] 올해 사상 최저 수준의 저금리로 채권 발행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지만, 중소기업의 회사채 발행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자금이 필요한 중소기업들이 은행으로 몰리면서 중소기업의 은행 대출 잔액이 700조원에 육박하는 등 사상 최대 행진을 이었다.

16일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금융회사가 아닌 일반 기업의 회사채 발행 실적은 31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6.4%나 늘었다.

이는 채권 금리가 하락해 기업들이 회사채를 발행하는 데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연 1.817% 수준이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올해 6월 말 연 1.472%로 하락한 데 이어 7월 말 연 1.292%, 8월 말 연 1.168% 등 계속 내렸다.

그러나 올해 회사채 발행은 모두 대기업 물량인 것으로 확인됐다.

중소기업은 지난해 12월 1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는 데 성공한 이후 발행 실적이 없다.

미중 무역전쟁 등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로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자 대기업들은 회사채 발행을 통해 은행보다 싼 금리로 자금을 조달했지만 중소기업은 먼나라 얘기일 뿐이다.

시장에서는 신용등급이 높은 대기업 회사채에 대한 선호 현상이 뚜렷해 중소기업 회사채는 외면받기 일쑤다.

이상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업이 회사채를 발행하려면 신용도 평가를 받는데 중소기업이 투자적격 등급을 받기도 쉽지 않다"며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저금리 수혜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에도 중소기업의 회사채 발행액은 1300억원으로 전체 회사채 발행액의 0.4% 수준에 그쳤다.

중소기업의 경우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 쉽지 않다 보니 은행 대출이 꾸준히 증가하는 모습이다.

올해 7월 말 현재 중소기업의 은행 대출 잔액은 699조원으로 작년 말(669조4000억원)보다 29조6000억원 늘었다.

반면 대기업은 은행 대출 잔액이 감소세를 보였다.

올해 7월 말 현재 대기업의 은행 대출 잔액은 154조3000억원으로 작년 말(154조7000억원)보다 4000억원 줄었다. 잔액은 올해 들어 등락을 거듭하다가 5월 말(157조7000억원) 이후로는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상만 연구원은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이 늘어난 데는 정부가 중소기업 대출을 독려한 것과 중소기업 대출에 개인사업자 대출이 포함된 영향도 있다"며 "최근에는 일반 중소기업보다 더 영세한 개인사업자 대출이 많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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