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마 사이언스] “달 달 무슨 달”…영화 속 ‘달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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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마 사이언스] “달 달 무슨 달”…영화 속 ‘달의 이야기’
신비한 힘을 가진 미지의 세계부터 음모론의 대상이 되기까지
  • 여용준 기자
  • 승인 2019.09.14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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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추석 명절에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비는 일은 소위 ‘문과갬성’이다. 달에는 방아찧는 토끼도 살지 않고 달이 소원을 들어주지도 않는다. 그것은 그저 지구의 주변을 도는 위성일 뿐이며 거대한 암성덩어리에 불과하다. 그리고 달은 인간이 닿을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우주 행성’이자 눈으로 볼 수 있는 가장 큰 별이다. 그래서 인간은 달에 대해 많은 상상을 하고 달에 닿기 위한 노력을 한다. 

1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우리나라의 달 궤도선 발사계획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궤도선 설계 과정에서 중량이 예상보다 늘어나면서 발사에 실패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미 50여년 전 미국과 소련이 달 탐사에 성공했지만 달은 여전히 인류에게 도전의 땅이다. 최근 중국이 인류 최초로 달의 뒷면을 탐사하는데 성공했고 인도 역시 달 탐사 계획을 세우고 있다. 우리나라도 바로 여기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그렇다면 영화에서 표현되는 ‘달’은 어떤 모습일까? 영화에서의 ‘달’은 과거에는 문학적으로 표현된 반면 현재에 이르러서는 과학적으로 표현되고 있다. 

영화 '달세계 여행'

◇ 과거의 달, 신비로운 힘을 가진 미지의 세계

본 연재기획에서 다뤘지만 인류가 달에 대해 한 첫 번째 상상은 앙리 조르쥬 멜리어스의 ‘달세계 여행’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우주로 로켓을 쏘아올리는 방법조차 몰랐던 100여년 전에 이 영화는 대포알을 타고 달로 날아가서 미지의 생명체들을 만난다. 

아무런 배경지식이 없이 상상으로 만들어진 이야기인 점을 감안하면 ‘달세계 여행’의 달은 꽤 과학적이다. 달 표면을 거칠게 표현한 장면이나 암석과 우주로 이뤄진 공간은 오늘날 관측된 달과 그럭저럭 닮아있다. 

영화에서 달을 표현한 가장 대표적인 영화라면 역시 ‘늑대인간’ 시리즈를 빼놓을 수 없다. 1930년대 유럽의 영화작가들이 전쟁을 피해 미국으로 망명하면서 헐리우드 스튜디오 시스템에 정착해 소위 말하는 ‘괴물 4대 천왕’을 만들었다. 드라큐라와 미이라, 늑대인간, 프랑켄슈타인 등 우리에게도 익숙한 괴물들이 등장하는 영화들은 기괴한 분위기 때문에 큰 인기를 끌었다. 

이후 1980년대 존 랜디스와 안소니 윌러는 각각 ‘런던의 늑대인간’과 ‘파리의 늑대인간’을 만들며 매니아들의 지지를 얻었다. 이들 영화는 CG가 아닌 시각효과로 늑대인간의 변신과정을 적나라하게 묘사해 오늘날까지도 ‘특수효과’의 교본으로 남아있다. 

달과 괴물의 관계는 토리야마 아키라의 만화 ‘드래곤볼’에도 등장한다. 외계에서 온 주인공 손오공이 달을 보자 (늑대인간이 아닌) 거대 원숭이로 변신하는 장면은 지금까지도 ‘아재’들의 추억으로 남아있다. 

과거의 달은 이처럼 미지의 세계이자 사람의 마음을 뒤흔드는 신비로운 공간으로 기억되고 있다. 

영화 '퍼스트맨'. [사진=유니버셜픽쳐스]

◇ 현재의 달, 실체에 다가선 가상의 세계

냉전시대 미국과 소련의 ‘우주산업 전쟁’을 기점으로 달과 우주의 비밀은 꽤 많이 드러났다. 때문에 영화는 예전처럼 막연한 상상으로 달에 대해 묘사하지 않는다. 대신 드러난 실체에 더한 음모론을 바탕으로 달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를 써내려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중국이 창어 4호로 달의 뒷면을 탐사하기 전까지 달의 뒷면은 인류에게는 여전히 미지의 세계였다. 때문에 이곳을 기반으로 한 음모론이 많았다. 

마이클 베이의 영화 ‘트랜스포머’는 배경 자체부터 말이 안 되는 이야기긴 하지만 달의 뒷면에 디셉티콘이 불시착했다는 설정은 꽤 그럴싸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거기에 뭐가 있건 어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보다 앞서 B급 SF영화 ‘아이언스카이’는 ‘달의 뒷면에 나치가 비밀기지를 짓고 지구침공을 계획하고 있다’는 황당한 발상을 영화화했다. 이 영화는 황당하고 거침없는 설정 때문에 속편까지 만들어지기도 했다. 최근 IPTV를 통해 공개된 이 영화를 아직 보진 못했지만 포스터에 공룡까지 등장하는 걸 보니 상상력은 더욱 거침없어진 모양이다. 

달의 뒷면으로 향하지 않았지만 달을 배경으로 한 영화도 있다. 던칸 존스의 2009년작 ‘더 문’은 달 표면 채굴기지에 근무하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외부와 단절된 공간에서 살아가는 남자가 기지의 비밀을 파헤치는 미스테리를 다루고 있다. 

최근 개봉한 데이미언 셔젤의 영화 ‘퍼스트맨’은 실제 미국의 달 탐사 프로젝트를 소재로 이것을 준비하기 위한 우주비행사와 주변인들의 노력을 다루고 있다. 오늘날 영화에서 보여지는 달은 미지의 세계와 실제가 꽤 어우러져 있다. 

그렇다면 더 이상 늑대인간의 이야기도, 달 뒷면의 음모론도 먹히지 않을 미래의 영화에서 ‘달’은 어떻게 그려지게 될까? 앞으로 우리는 달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로맨스 영화나 달에서 벌어지는 연쇄살인사건을 다룬 범죄스릴러를 보게 될 지도 모른다. 달에서 쓰게 될 새로운 이야기들이 꽤 설레기도 한다. 달에서 일상적인 이야기를 펼칠 정도의 미래에 이르게 되면 인류는 더 먼 우주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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