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과거에 비하면 명절에 고향으로 향하는 시간이 많이 줄어들었다. 고속도로도 경로가 다양해졌고 KTX까지 생기면서 고향 가는 길은 아무리 차가 밀려봐야 8시간 내외(서울-부산 기준)다. 심지어 KTX를 타고 간다면 아무리 멀어봤자 3시간 이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향으로 향하는 그 시간은 지치고 지루하기 마련이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먼 길 떠날 때 보면 좋은 OTT 드라마’들을 준비했다. 이 작품들은 버스나 기차 안에서 보면 좋지만 명절 때 아무데도 가지 않고 집에서 쉴 계획인 사람들에게도 추천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는 드라마 몰아보기만큼 좋은 것이 없다. 

'블랙미러'. [사진=넷플릭스]

◇ ‘블랙미러’, 디지털 시대의 ‘환상특급’

지금의 50대 이상 부모님 세대들은 저 옛날 KBS에서 깊은 밤 방영하던 ‘환상특급’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무섭고 기묘한 단막극들로 이뤄진 이 드라마는 미국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넷플릭스 드라마 ‘블랙미러’의 또 다른 별명은 ‘디지털 시대의 환상특급’이다. 매 회마다 무섭고 기묘한 이야기들이 펼쳐지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현재 시즌5까지 업데이트된 ‘블랙미러’는 각 시즌별로 3편의 기발한 에피소드로 채워져있다. 특히 이들 에피소드는 탄탄한 이야기뿐 아니라 영화 못지않은 화려한 비주얼로 ‘보는 재미’까지 갖추고 있다. 

특히 각 에피소드 별로 다른 이야기가 펼쳐지기 때문에 넷플릭스의 ‘기묘한 이야기’처럼 진한 중독성을 느낄 필요도 없다. 버스가 목적지에 도착했다면 지체 없이 끄고 내리면 된다. 

'다크 크리스탈:저항의 시대'. [사진=넷플릭스]

◇ ‘다크 크리스탈: 저항의 시대’, 화려한 비주얼과 슈퍼스타들의 목소리 연기

높은 수준의 CG로 신비로운 세계를 만든 이 애니메이션 드라마는 권력과 욕망에 굶주린 권력자들이 트라의 생명력을 빼앗으려는 음모에 저항에 맞서 싸우는 겔플링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드라마는 ‘킹스맨’, ‘로켓맨’의 태런 에저튼과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나탈리 엠마누엘, ‘23아이덴티티’의 안야 테일러 조이 등 헐리우드의 핫한 배우들의 목소리 출연을 해 화제가 됐다. 

어른이 보기에도 흥미진진한 이야기지만 화려한 영상 탓에 아이들의 시선을 끌어당기기에도 충분하다. 버스나 지하철에서 가만히 있지 못하는 아이들을 끌어당기기에 충분한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인드헌터'. [사진=넷플릭스]

◇ ‘마인드헌터’, 넷플릭스를 대표할 범죄수사물

넷플릭스의 대표작이었던 ‘기묘한 이야기’가 시즌3을 마무리 지으면서 또 다른 대표선수가 필요해졌다. ‘마인드헌터’는 시청자들 사이에서 “대표선수가 되기 충분하다”고 평가받는 범죄 수사물이다. 

197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잔혹한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FBI 행동과학부가 살인마들과 대화하면서 범인들을 추적하는 힌트를 얻는다는 내용이다. 언뜻 영화 ‘양들의 침묵’을 연상시키는 이 드라마는 긴장감 넘치고 묵직한 전개로 남성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CSI 과학수사대’나 ‘크리미널 마인드’, ‘NCIS’, ‘트루 디텍티브’ 등 수사물을 좋아한 시청자라면 만족스러운 작품이 될 것이다. 

'체르노빌'. [사진=왓챠플레이]

◇ ‘체르노빌’, IMDB 최고 평점 드라마의 위엄

왓챠플레이가 독점 서비스하는 5부작 미니시리즈 ‘체르노빌’은 미국 주요 매체들로부터 ‘역대 최고의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IMDB TV 부문에서는 9.6점의 평점을 받으며 ‘밴드오브브라더스’와 ‘브레이킹배드’, ‘왕좌의 게임’ 등을 제쳤다. 국내 팬들도 “이 드라마의 유일한 단점은 실화라는 것”이라고 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체르노빌’은 1986년 체르노빌 원전 폭발사고를 다룬 작품으로 사고 직전의 부조리부터 사고 직후 주민들이 갖게 되는 끔찍한 피해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소련의 과학자 발레리 레가소프(제라드 해리스)가 원전사고의 실체를 폭로하는 과정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돼 눈을 뗄 수 없는 긴장감도 유지하고 있다. 

기분 좋은 명절에 보기 불편할 수 있지만 몰입감 넘치는 이야기와 영화를 뛰어넘는 수준의 완성도 때문에 한 번 손을 대면 놓기 어려울 수 있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점은 다 합쳐서 5시간 조금 넘는 러닝타임이기 때문에 하루에 몰아보기에는 아주 좋다. 

'리틀 드러머 걸'. [사진=BBC1]

◇ ‘리틀 드러머 걸:감독판’, 박찬욱 감독의 첫 드라마

국산 OTT 플랫폼인 왓챠플레이는 넷플릭스에 대항마로 출격했으나 오리지널 콘텐츠가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를 대응하기 위해 왓챠플레이가 선택한 전략은 ‘독점공개’이며 그 선두에 있는 작품이 ‘리틀 드러머 걸’이다. 

영국 BBC1이 제작하고 박찬욱 감독이 연출한 ‘리틀 드러머 걸’은 ‘팅커 테일러 솔져, 스파이’의 존 르 카레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미드소마’의 플로렌스 퓨와 ‘롱샷’의 알렉산더 스카스가드, ‘맨오브스틸’의 마이클 섀넌 등이 출연한다. 

첩보 장르에 기반을 두면서 박찬욱 특유의 빠르고 독특한 전개가 시선을 사로잡는 작품이다. 보통의 드라마와 다른 작품을 보길 원한다면 이 작품도 추천한다.

'킬링 이브'. [사진=왓챠플레이]

◇ ‘킬링 이브’, 왓챠플레이의 프론트맨

왓챠플레이는 해외 명작 드라마를 독점공개하면서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응하고 있다. 이처럼 독점공개하는 해외 명작 드라마 가운데 최고 인기작이 바로 ‘킬링 이브’다. 넷플릭스에 ‘기묘한 이야기’가 있다면 왓챠플레이에는 ‘킬링 이브’가 있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왓챠플레이 평균 별점 최상위권에 올라있고 회원들의 위시리스트에 올린 드라마 1위기도 한 이 작품은 범죄 심리에 병적인 흥미를 가진 영국 정보국 요원 이브와 사이코패스 킬러 빌라넬이 알 수 없는 집착에 사로 잡혀 서로를 쫓는다는 내용이다. 

산드라 오는 이 작품으로 올해 골든글로브에서 TV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할 정도로 훌륭한 연기를 보여줬다. 훌륭한 연기와 탄탄한 연출, 몰입감 넘치는 이야기가 잘 어우러진 ‘잘 만든 드라마’라고 감히 말할 수 있는 작품이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