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민족의 대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각 대기업들이 협력사에 대금을 조기지급하며 상생경영을 강화하는 가운데 KDB산업은행이 협력사에 잔금을 지급하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잔금을 받지 못한 협력사들은 명절을 앞두고 자금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일부 업체들은 도산하기까지 했다.
9일 소프트웨어(SW)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2017년 1월 2000억원 규모의 차세대정보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프로젝트를 맡은 SK㈜ C&C 컨소시엄은 2년여 사업기간을 거쳐 올해 초 프로젝트를 마무리했으나 9월까지 잔금이 지급되지 않은 상황이다.
프로젝트를 진행한 협력사 대표는 “올해 초 프로젝트가 마무리됐고 직원들이 모두 철수했음에도 불구하고 검수작업과 서류 검토 등의 이유로 반년 넘게 잔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며 “추석을 앞두고 자금운용에 어려움을 겪을 뿐 아니라 직원들 임금을 지급하는 것도 버거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대표는 “최근 한 업체가 도산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여러 이유 중에 산업은행으로부터 잔금을 받지 못한 것도 있다고 알고 있다”고 전했다.
잔금의 구체적인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프로젝트에 참여한 컨소시엄사 대부분이 잔금을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컨소시엄의 주 사업자인 SK㈜ C&C 관계자는 “산업은행으로부터 잔금을 받지 못한 상황이지만 우리(SK㈜ C&C)는 손해를 감수하고 협력사에 우선 잔금을 지급했다”며 “규모가 크지 않은 컨소시엄사의 경우 협력사에 잔금을 지급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컨소시엄의 경우 우리가 주 사업자긴 하지만 함께 참여한 컨소시엄사와 동일한 입장이기 때문에 미지급 건에 대해 우리가 책임질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산업은행으로부터 받게 되는 잔금이 SK㈜ C&C를 거쳐 컨소시엄사에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SK㈜ C&C를 포함한 각 컨소시엄사에 바로 전달된다는 의미다.
산업은행 차세대정보시스템 구축에 참여한 컨소시엄사는 SK㈜ C&C 외에 유니포인트와 웹캐시, 대신정보통신, 펜타시스템 등이다. 이들 컨소시엄사들은 필요에 따라 여러 개의 협력사를 데리고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나 산업은행으로부터 잔금을 받지 못해 일부 컨소시엄사들이 협력사에 대금을 치르지 못하고 있다.
웹캐시 관계자는 “산업은행으로부터 잔금을 받지 못했다. 때문에 협력사에 잔금을 지급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답했다. 유니포인트와 펜타시스템은 협력사 잔금 지급 여부에 대해 “답변할 수 있는 사항이 없다”고 밝혔으나 웹캐시와 다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대신정보통신은 현재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산업은행은 이에 대해 검수작업 등으로 잔금이 지급되지 못한 사실을 인정하고 이달 안에 모두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추석 연휴 이전에 잔금 지급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올해 초에 시스템 구축을 완료했으나 처음 운영하는 것이다 보니 검수작업에 다소 시간이 걸렸다”며 “정산작업을 마무리하고 이달 중으로 잔금 지급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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