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고선호 기자]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놓고 3년간에 걸쳐 진행되고 있는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보톡스 분쟁’이 종국으로 치닫고 있다.

대웅제약은 최근 국내에서 진행된 민사소송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nternational Trade Commission, ITC)에서 도출된 결과를 바탕으로 자신들의 승리를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메디톡스 역시 마지막 역전 한방을 노리고 있어 승리의 향방이 어디로 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9일 대웅제약에 따르면 최근 미국 ITC 소송에서 자사의 보툴리눔 균주가 포자를 형성함을 확인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국내에서 진행 중인 민사소송에서 역시 양사가 추천한 감정인들이 진행한 감정시험에서도 대웅제약의 균주에서 포자 형성이 확인됨에 따라 업계에서는 대웅제약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고 내다보고 있다.

이번 두 건의 소송에서 ‘포자 형성’이 강조된 이유는 메디톡스의 경우 보툴리눔 톡신 제조에 사용되는 균주가 포자를 생성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데 따른 것으로, 해당 자료들은 ITC 재판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기 때문에 향후 최종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번 포자 감정의 중요도에 대한 양사의 반응은 상반된다.

대웅제약은 최근 국내 민사소송과 미국 ITC에서 진행된 포자 감정에서 자사의 균주가 포자를 형성했다는 사실을 근거로 메디톡스 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사진=대웅제약]
대웅제약은 최근 국내 민사소송과 미국 ITC에서 진행된 포자 감정에서 자사의 균주가 포자를 형성했다는 사실을 근거로 메디톡스 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사진=대웅제약]

대웅제약 측은 “자사 균주가 어떠한 환경에서도 포자를 생성하지 않는다고 명시한 메디톡스 소장이 법원의 인정을 받아 이번 감정 시험에서는 대웅제약 보툴리눔 균주의 포자생성 여부를 확인하는 시험만 진행된 것”이라며 “포자 형성 유무는 메디톡스 측의 주장의 근거가 되는 핵심 쟁점 중 하나이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전망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메디톡스 측은 국내 민사소송 결과에 대한 대웅제약 측의 해석과 관련해서는 “포자감정 결과를 일부 내용만 부각한 편협한 해석에 불과하다”며 전면 부인했다.

이어 “핵심은 양사가 지정한 감정인이 각자 서로의 균주를 검증하는 것이지, 자사가 지정한 감정인이 자체 균주를 검증하는 것은 ITC가 명령한 부분이 아니다”며 “20일 ITC에 제출되는 양사의 균주 조사 결과로 완벽히 밝혀질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 같은 메디톡스 측의 주장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는 포자 감정이 각 사 균주의 포자 생성 유무를 확인하는데 목적을 뒀다면, 염기서열은 생물체별 고육한 식별표지를 확인해 직접 비교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균주의 출처 자체를 확인할 수 있어 결과에 따라 명암이 또다시 엇갈릴 수 있다.

국내 민사소송에선 이 같은 이유로 포자 감정이 우선적으로 이뤄졌으나, ITC소송에선 포자 감정과 함께 염기서열분석도 재판 자료로 포함될 예정이다.

한편 ‘보톡스 전쟁’으로 불리는 양사의 공방은 지난 2012년 대웅제약이 자사의 균주를 훔쳤다는 메디톡스의 주장으로 시작됐다.

메디톡스는 염기서열분석을 핵심 사안으로 내세우며 이번 대웅제약 측의 주장을 반박, 사태 전환을 노리고 있다. [사진=메디톡스]
메디톡스는 염기서열분석을 핵심 사안으로 내세우며 이번 대웅제약 측의 주장을 반박, 사태 전환을 노리고 있다. [사진=메디톡스]

당시 메디톡스는 자사의 보톡스 제품인 ‘메디톡신’의 균주와 대웅제약의 ‘나보타’ 제품에 사용된 균주의 유전자가 일부 동일하다며 대웅제약이 몰래 자사 균주를 훔쳤다고 주장했다.

이후 2017년부터 본격적인 소송전이 시작된 가운데 올해 2월 파트너사인 엘러간사와 대웅제약·에볼루스(대웅제약의 파트너사)를 상대로 미국 ITC에 제소하면서 사태가 격화되고 있다.

현재 ITC 소송은 오는 20일 첫 전문가 보고서 제출을 앞두고 있으며, 해당 기간 동안 양사는 각자 선정한 감정인을 통해 상호 균주에 대한 실험 및 분석, 감정을 진행하고 그에 따른 결과 보고서를 ITC 측에 제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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