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조국 청문회’를 통해 대한민국 사회를 엿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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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조국 청문회’를 통해 대한민국 사회를 엿본다
  • 안중열 기자
  • 승인 2019.09.05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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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소식 하나하나에 대한민국이 들썩인다. 조 후보자에 대해 비판을 하면 ‘자유한국당을 지지하냐’고 반문하고 반대로 옹호를 하면 ‘좌클릭’를 한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를 두고 우리 사회가 유례없이 분열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하지만 ‘조국 사태’를 통해 우리 사회가 진짜 걱정이 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인지는 의문이다. 우리는 그동안 진영논리로 반목과 대립하는 모습을 수없이 목도해오지 않았는가. 법무장관 후보자가 문재인 정부 전체를 상징하는 분위기 정도가 이례적이라고 할 순 있겠다.

그보다는 이번 ‘조국 청문회’의 시비를 가리기에 앞서 당론을 정해 일관되게 움직여왔던 한국당이 좀처럼 구심점을 잡지 못하면서 제1야당의 기능을 상실하고, 그에 반해 계파갈등으로 우왕좌왕하던 더불어민주당은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확연하게 눈에 띈다.

분열과 분당을 반복하며 존재감이 사라지는 당을 구할 특급 구원투수가 마땅치 않은 한국당과, 지난 참여정부 시절 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해’의 학습효과로 집권여당의 역할과 방향, 그리고 논리를 정립한 민주당의 현실이 반영된 셈이다.

그렇다고 하여 여론이 조 후보자를 무작정 지지도 반대도 하지 않는다. 각 진영이 생산해내는 주장과 논리는 정해져있는데 끊임없이 재생산해내면서 마치 전체 여론이 민주당과 한국당 입장으로 갈려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각 진영 내에선 건강한 비판도 이뤄지고 있다.

그에 반해 국민의 눈높이는 계속해서 높아지는데, 여야 정치권은 공수 전환만 되풀이하며 정치수준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유력 정치인 한두 명의 네이밍으로도 여론을 틀어 왔던 정치권이 탁월한 식견과 안목을 두루 갖춘 국민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대한민국 사회는 그 과정에서 나름의 논리 충돌이 일어나며 극단적인 분열사태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지만, 성장통을 겪고 있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여당의 강력한 지지기반이던 대학생들이 촛불을 들었다고 이들 모두가 정부에게서 등을 돌린 게 아니다. 일부 대학의 집회 주체가 한국당 소속이라고 해 촛불의 의미를 폄하할 생각은 없다. 집회에 참가하고 각자의 가치를 다지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이들뿐만이 아니다. 과거 TV나 신문 등 언론 보도를 통해 정치를 이해하던 국민들은 지위고하나 계층, 연령층과 상관없이 폭넓고 깊이 있는 정보력을 바탕으로 기성 언론 이상의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진영논리에 편승하는 여론의 중간지대에서 완충 역할을 한다.

여전히 부족해 보이는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이렇게 한걸음씩 앞으로 향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정치와 정권에 찬성도 반대도 반성도 뒤따른다. 두 목소리가 건강하게 대립하기도 있고 일방적으로 앞서갈 수도 밀릴 수도 있다. 이게 여론의 본질이 아닌가.

여론은 지금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여당을 향해 ‘반칙과 특권이 없는 세상’을 완성하기 위해 조 후보자가 최선인지를 묻고 있다.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 해소를 말끔히 해야 한다는 것이고, 그럴 수 없다면 지명철회든 책임사퇴를 해야 한다고 주장이다.

그러면서 이번 ‘조국 청문회’를 통해 여야의 진영논리에 휘둘리기보다는 오히려 정치권의 논리를 움직이고 있다. 대한민국 사회는 지금 그 과정에서 개인선(個人善)에 매몰되면서도 궁극적으론 공동선(公同善)을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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