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의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식약처의 임상 절차를 건너뛰고 미국  FDA에서 임상을 진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다수의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식약처의 임상 절차를 건너뛰고 미국 FDA에서 임상을 진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고선호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신약 개발 단계에서 정부를 신뢰하지 못해 검증단계를 건너뛰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보사 사태’ 당시 정부의 미흡한 대처와 그동안의 부실한 관리 체계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2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다수의 바이오벤처 기업들이 국내가 아닌 미국에서 임상시험에 착수했거나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바이오벤처 사상 첫 1조5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에 성공한 브릿지바이오의 경우 임상 1상 시험 허가와 관련,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아닌 FDA에서 받았다.

FDA 품목허가 승인을 목전에 둔 SK바이오팜 역시 국내에서는 임상 1상을 진행하지 않고 건너뛰었다.

보통 임상1상은 50명 내외의 약의 유해성만 확인하면 되는 만큼 국내에서 진행되던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신약 개발 단계에서 무의미하게 지연되는 시간적인 문제와 비효율성 문제가 기업들의 발목을 잡으며 국내 검증을 포기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 임상을 진행할 경우 시작하는 데만 6개월 가량이 소요되는데 반해 FDA의 경우 1개월 내 임상 개시 여부가 통보되기 때문에 약 400배에 달하는 비용을 부담해서라도 많은 기업들이 FDA를 찾고 있다.

특히 지난 ‘인보사 사태’ 당시 식약처 검증에 대한 신뢰도 문제도 이 같은 ‘식약처 패싱’에 주효하게 작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보사 사태와 관련 세포 변경 사실을 관리기관인 식약처가 몰랐다는 점에 대해 기업들의 신뢰가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며 “비용적인 부담을 떠나서 신약 개발에 소요되는 막대한 시간 역시 기업들이 외면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한편 제약바이오업계의 FDA 및 글로벌 제약사 출신의 인재 모시기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지난달 안해영 전 FDA 부국장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FDA 신약 임상·심사 전문가인 안해영 이사를 통해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신약 개발 단계에서 성공을 보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안 이사는 지난 2006년 한국인 최초로 FDA 부국장 자리에 오른 바 있다.

GC녹십자도 FDA 허가전략 강화를 위해 올 1월 FDA 허가 심사관 출신인 이지은 박사를 상무로 영입했다.

삼양바이오팜은 미국법인인 삼양바이오팜USA 상무로 글로벌 제약사 출신의 션 맥케나 박사와 제프리 랑게 박사를 합류시켰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이전과 FDA 허가 등을 위해 다국적 제약사와의 네트워크를 갖춘 인재들의 역할이 크다”며 “글로벌 시장 진출에 맞는 전략 수립과 전문성을 위해서라도 관련 전문가를 영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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