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3개국 순방길에 오르는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후 서울공항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노영민 비서실장 등 환송인사들과 이동하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동남아 3개국 순방길에 오르는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후 서울공항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노영민 비서실장 등 환송인사들과 이동하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안중열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입시 특혜 의혹뿐만 아니라 대학 입시제도 전반에 대한 재검토를 지시했다. 조 후보자에 대한 야권의 의혹 제기에 대해 직접 대응하기보다는 최근 불거진 조 후보자 자녀의 입시 과정이 민감한 국민정서를 건드려 민심을 이반시킨다고 판단해 근본적으로 해결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달리 조 후보자 자녀 의혹을 대입제도 입시 전반적인 문제로 희석시키려 한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태국·미얀마·라오스 등 아세안 3개국 순방길에 오르기 전 성남 서울공항에서 당정청 고위관계자들을 만나 “조국 후보자의 딸 입시 특혜 의혹은물론, 대학 입학 제도를 전반적으로 재검토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입시 제도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있긴 했지만 여전히 입시제도가 불공평하고 불공정하다고 국민의 판단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한 뒤, “특히 기회에 접근조차 하지 못하는 젊은 세대에 깊은 상처가 된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공정의 가치는 경제 영역을 넘어 사회 영역, 특히 교육 분야에서도 최우선의 과제가 돼야 한다”며 “이상론에 치우치지 말고 현실에 기초해서 실행 가능한 방안을 강구하라”고 주문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조 후보자 거취 문제 등에 대해선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며 당초 2~3일로 예정돼 있던 조 후보자의 청문회 무산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아세안 3국 순방 전 문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된 내용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야당에선 조 후보자 딸 의혹에 대한 물타기를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대입제도 전반에 문제가 있는 게 어제오늘의 일인가”라고 반문한 뒤, “사실 이번 조 후보자 딸 의혹을 의혹 자체로만 보고, 입시 전반을 다룬다면 이 문제는 자연스럽게 덮히지 않겠는가”라고 되물었다.

바른미래당 관계자 역시 “입시제도는 장기적으로 봐야 할 관점이지만, 조 후보자 딸 의혹은 바로 사법부 수장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이번에 확실히 해소시켜야 한다”고 전제한 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은 태평한 소리만 하며 변죽만 치고 있다”고 일갈했다.

한편, 윤 수석은 ‘대통령이 청문회가 정쟁의 대상화가 되면 좋은 인재를 발탁하기가 어려웠다는 얘기를 한 건가’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동의하면서 “좋은 사람을 발탁하기 위해서 이러한 청문회 제도가 도입이 됐는데, 정쟁화되며 좋은 사람을 발탁하기 어렵고, 실제로 고사한 경우도 많았다”고 전했다.

청와대 춘추관 기자들은 이날 윤 수석의 설명과 관련, 문 대통령이 ‘조국 후보자 딸의 입시 관련된 논란을 보며 느끼는 국민들의 박탈감에 대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인식과 입장을 드러냈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윤 수석은 한국당에서 5~6일, 혹은 9~10일 청문회 연기하자는 제안과 관련해선 “5일이든 6일이든 지금 청와대가 아닌 민주당과 협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청와대에선 특별히 밝힐 내용이 없다”고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윤 수석은 “다만, 지난번에도 청와대에서는 3일은 안 된다, 법적인 시한을 지나기 때문에 안 된다고 했는데, 당에서 협상을 해서 청와대에서도 동의한 것이다”라며 “협상과 관련된 부분은, 특별한 사정이 있었거나 생겼다고 보지 않기 때문에 청와대 입장에선 특별한 대응이 없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윤 수석은 ‘오늘 대통령 발언에도 불구하고 청와대가 그전에 강기정 수석이 설명했던 그 기조에 변함이 없다고 봐도 되는가’란 기자의 질문에 대해 “‘지난 금요일에 청문회 열어 달라, 그렇지 않으면 절차대로 대통령이 임명할 것이다‘는 기조엔 변화가 없다”며 “현재 언론 보도를 통해서만 한국당, 바른미래당 입장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것은 당에서 정리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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