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국정농단’ 파기환송…이재용 부회장 뇌물액 더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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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국정농단’ 파기환송…이재용 부회장 뇌물액 더 늘었다
정유라 승마지원 뇌물 인정, “청탁 존재했다” 판단…강요죄는 해당 안돼
뇌물액 50억원 이상, 삼바 분식회계 수사도 영향…삼성 ‘최악 시나리오’
  • 여용준 기자
  • 승인 2019.08.29 1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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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 '비선 실세' 최순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연루된 '국정농단' 사건 상고심에서 김명수 대법원장이 선고를 시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연루된 국정농단 재판이 서울고등법원으로 파기환송됐다. 다만 삼성전자가 최씨에게 제공한 말 3필이 항소심과 달리 뇌물로 인정되고 삼성전자가 주장한 강요죄가 인정되지 않으면서 이 부회장과 삼성전자는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9일 오후 2시 국정농단 사건 상고심에서 박 전 대통령과 최씨, 이 부회장의 2심 판결에 대해 파기환송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원심 판결에 대해 뇌물 혐의를 구분해 선고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어긴 것은 잘못됐다고 판단했다. 

다만 쟁점이 된 말 소유권에 대해서는 대법원이 뇌물이라고 판단했으며 삼성전자가 주장한 강요죄에 대해서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앞으로 고법 재판에서 불리하게 작용될 전망이다. 

김 대법원장은 “뇌물수수에 있어서 법적인 소유권이 넘어가지 않아도 사용과 처분권이 넘어갔다면 뇌물로 인정할 수 있다”며 “2015년 11월 당시 박상진 전 사장이 최서원(최순실)으로 하여금 마필 위탁관리 계약서를 작성하도록 했으나 최서원이 화를 내 말 소유권을 원한다는 것을 알았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말 소유권은 최서원에게 있었고 박상진 등이 소유권을 주장하지 않았음을 인식해야 한다”며 “말 소유권이 최서원에게 귀속되는 것으로 합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이 최씨에게 건넨 말이 뇌물로 인정되면서 뇌물수수액은 당초 영재센터 지원금 36억원에서 더 늘어날 전망이다. 

여기에 청탁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대법원은 “부정한 승계작업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을 깨고 승계작업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김 대법원장은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부정한 청탁이 구체적일 필요는 없다. 공무원과 제3자 사이에 대가관계를 인식할 수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부정한 청탁 여부는 사실이므로 확정적일 필요는 없다“고 말해 청탁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삼성전자가 주장한 강요에 의한 뇌물 여부에 대해서도 대법원에서는 강요나 협박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김 대법원장은 “강요죄는 폭행이나 협박으로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하는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이 직업이나 지위에 기초해 이익을 요구하고 상대방이 여기에 응했다면 해악의 고지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특히 “박 전 대통령과 안종범이 대기업에게 출연금 재단지원금을 지급하게 하거나 요구하게 한 것은 언동 경위나 요구 당시 상황에 비춰 협박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원심이 강요죄를 인정한 것은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 대법원장은 이같은 판단에 의거해 신동빈 롯데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이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으로 건넨 돈도 뇌물로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에 따라 박 전 대통령과 최씨, 이 부회장에 대한 상고 내용을 기각하고 모두 서울고등법원으로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이 '국정농단' 사건 핵심 인물인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2심 재판을 전부 다시 하라고 결정한 29일 경기도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 이재용 부회장, 등기이사 물러날 듯…삼성전자 오너리스크 불가피

대법원에서 이같은 판결을 내리면서 삼성전자는 최악의 상황에 놓이게 됐다. 특히 뇌물공여의 경우 이 부회장이 최씨에게 건넨 재단 지원금과 말 구입금액의 경우 삼성 법인의 돈으로 지급됐기 때문에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으로 이어진다. 

횡령죄의 경우 금액이 50억원이 넘어가면 최소 5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이 경우 집행유예 선고가 어려워 실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오는 10월로 만료되는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임기도 연장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당초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등기이사 임기를 연장하는 안을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재판이 파기환송되면서 임기 연장이 어렵게 됐다. 

또 청탁이 인정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수사도 급물살을 타게 됐다. 검찰 분식회계 사건 자체가 경영권 승계를 목적으로 이뤄졌다고 판단한 만큼 이 부회장에 대한 조사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삼성전자는 대법원 판결 직후 입장문을 내고 “이번 사건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도록 기업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최근 수년간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어 왔으며 미래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준비에도 집중할 수 없었던 게 사실”이라며 “갈수록 불확실성이 커지는 경제 상황 속에서 삼성이 위기를 극복하고 국가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과 성원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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