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지방 간 아파트 가격 격차가 지속해서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방 청년들까지 서울로 몰리면서 균형이 무너지고 있는 모양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과 지방 간 아파트 가격 격차가 지속해서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방 청년들까지 서울로 몰리면서 균형이 무너지고 있는 모양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윤진웅 기자] 지난해 9·13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서울과 지방 아파트 가격 차이가 4배 이상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정부는 서울 집값 안정화를 위해 수도권 내 30만가구 공급, 보유세 인상 등 여러 정책을 내놨지만 가격 격차는 심화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서울 아파트들이 지난달부터 상승세로 전환하면서 차이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지방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내놓는 정부의 규제일변도 정책 탓에 서울과 지방 간 아파트 가격차이가 발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해 2월 '국가 균형발전 비전과 전략 선포식'에서 국가 균형발전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현재까지 이렇다 할 균형발전 정책이나 2차 공공기관 이전 방안 등은 나오지 않고 있다.

26일 한국감정원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중위 매매가격 아파트는 9·13 대책이 발표된 지난해 9월 6억8517만원에서 10개월이 흐른 지난 7월 7억7459만원으로 13% 이상 상승했다. 같은 기간 지방권 중위 매매가격 아파트는 1억8237만원에서 1억8736만원으로 2.7% 올라 서울과 가격 차이가 5억280만원에서 5억8723만원으로 16% 이상 확대됐다. 지난해 9월 지방의 3.7배 수준이었던 서울 아파트 가격은 지난달 4.1배로 커졌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상황도 다르지 않다. 수도권 아파트 중위매매가격은 지난해 9월 4억3178만원에서 지난 7월 4억4617만원으로 3.3% 뛴 반면, 지방 아파트 중위매매가격은 1억8237만원에서 1억8736만원으로 사실상 제자리에 머물렀다. 지방 아파트의 상승 폭은 수도권 아파트 상승 폭의 3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 셈이다. 지난해 9월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발표 이후 10개월 사이 가격 격차는 12% 이상 더 벌어졌다.

전문가들은 서울과 지방의 집값 격차가 앞으로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시장이 형성돼있는 데다 각종 규제로 잘되는 아파트만 사업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아 수도권 일부 지역이 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이에 따라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인해 투기과열지구의 가격 상승은 당장 멈추겠지만, 억눌린 가격이 장기적으로 개발 후 가격 급등으로 이어지면서 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심형석 미국 사우스웨스턴 캘리포니아 대학(SWCU) 글로벌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서울 노원이나 은평 쪽에 외부인의 아파트 매입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공급이 줄어 서울에 집값이 더 올라갈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라며 서울 집값 지속 상승을 점쳤다.

똘똘한 한 채가 양극화를 더 부추기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소득 양극화처럼 주거시장도 대기수요가 많아 고가 주거지가 더 상승하는 현상이 지속될 수 있다"면서 "지방의 경우 몇 년 동안 이어진 조정효과나 저금리가 맞물리며 최근 낙폭이 다소 둔화하긴 했지만, 여전히 수요자들은 서울 등 수도권을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도권 쏠림 현상도 서울과 지방 아파트 간 가격 격차를 늘리는 데 한몫하고 있다. 지방 청년들은 대학 진학, 취업 등을 위해 수도권으로 몰리고 있다. 이는 지방의 쇠퇴와 소멸로 이어져 지방의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전문가는 “전면적이고 종합적이며 중장기적인 국가 균형발전 전략을 마련해야 할 때다. 지역 살리기를 국정 운영의 우선적이고 핵심적인 의제로 삼아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단순히 산업·경제적 차원뿐 아니라 복지, 문화, 서비스 등 입체적인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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