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국내외적으로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배당주가 인기를 끄는 가운데, 일본·미국에 비해 한국에서 배당주는 여전히 위험투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배당주는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인기가 높은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올해는 빨리 무대에 올랐다. 또 금리 인하까지 겹치며 모든 투자자들의 관심사가 됐다. 하지만 국내에선 총배당의 크기는 늘어나지만 안전자산은 찾기 어려운 역설이 지배하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우선 국내에서 배당 관련 주식으로 꼽히는 종목은 많지 않다. 지난 5년간(2014년~2018년) 매년 주당배당금을 늘린 상장기업은 35개다. 올해 중간배당을 실시한 종목은 43개사에 그쳤다. 

또 2018년 사업보고서에 구체적인 배당정책을 제시한 기업은 현대모비스 1곳뿐이었으며, 나머지 기업은 모두 배당 지급 내역만을 설명하는 데 그쳤다. 삼성전자, LG화학, 포스코 등 3곳이 홈페이지에 별도로 배당정책 관련 안내 페이지를 마련해두긴 했으나, 구체적 배당 목표를 명시한 기업은 삼성전자뿐이었다.

즉 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나오는 정보에만 의존하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현재 국내 상장 기업의 결산배당 기준일은 12월 31일이다. 그러나 배당 결정 공시가 대개 12월∼3월에 걸쳐 이뤄지기 때문에 개인으선 관련 정보를 파악하기 어렵다. 

연말이 갈수록 과거 배당이력을 기준으로 배당주 추천은 쏟아질 전망이다. 그러나 앞으로도 배당이 이어진다고 보기는 힘들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어떤 일이 있어도 배당을 줄이지 않고 과거보다 높은 배당을 해왔던 은행주" 정도를 배당주로 소개하고 있다. 

덧붙여 주가라는 변수가 또 존재한다. 지금까지 고배당주로 인기가 높았던 은행, 보험, 증권 등 금융주는 전망이 우울해져 주가가 떨어지면 배당금보다 손실이 더 클 수도 있다.   

또 연말 배당금이 확정된 직후 매도 물량이 늘어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가운데 대주주 지분 비율이 높고 소액주주 지분이 적은 경우 개인은 원하는 타이밍에 팔 수 없어 수익률 감소를 감안해야 한다. 

결국 배당주는 개인 투자자들로선 옥석을 가리기 어려워 기관투자자들의 독무대가 돼 왔다. 송민지 대신증권지배구조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국내 기업의 배당 관련 공시를 살펴보면 양과 질이 모두 부실하며 정책 측면에서도 단기적 배당에 머무는 경향이다"고 지적했다.

'독이 든 성배'가 될 우려가 다분한 국내 배당주와는 달리 일본의 사정은 다르다. 일본 니케이지수 시총 상위 10개 기업 중 도요타·KDDI·미츠비시 UFJ 파이낸셜·일본전신전화 등 4곳이 2018년 사업보고서에 배당 목표를 기재하고 있다. 또 잉여현금흐름이나 조정 주당 순이익 등 배당 목표 결정의 기준이 되는 지표도 함께 제시한다.
 
또 미국은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데다 매달 배당을 실시하는 기업도 44곳에 달해 한국과 숫자부터 비교가 되지 않는다. 지난해 기준 코스피에서 분기배당을 실시한 기업은 전체의 1.3%에 그친 반면 미국 S&P500에선 409개 기업이 분기배당을 실시했다. 이는 전체의 80.1%에 달하는 수치다. 

골드만삭스도 최근 저금리가 심화하는 환경에서 투자자들이 고배당 주식을 매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연방준비은행(FED)이 올해 두차례 더 금리를 내릴 전망까지 내놓으며 배당이 예정된 종목과 향후 업황만 고려하면 쉽게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다. 

반면 국내 증권시장에선 배당의 증가는 계속되고 있다. 주주환원 규모가 커지면서 코스피 배당성향이 올해 사상 처음 30%를 넘어설 전망이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에도 배당금은 5년 연속 늘어나며 30조9000억원(배당성향 23.7%)을 기록했다"며 "올해는 사상 처음 30%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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