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최근 모바일 디바이스와 생활가전제품들이 간결한 디자인을 추구해 눈길을 끌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뿐 아니라 샤오미, 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까지 디바이스에 간결한 디자인을 적용하고 있다. 이같은 디자인의 변화는 가전 소비시장에 새로운 주역으로 떠오른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변화로 보인다. 

갤럭시노트10+ 아우라글로우. [사진=삼성전자]
갤럭시노트10+ 아우라글로우. [사진=삼성전자]

◇ 갤노트10 ‘마이너스 디자인’ 눈길…샤오미·LG 스마트폰도 ‘심플’ 강조

20일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10은 공개 당시 간결한 디자인으로 눈길을 끌었다. 갤럭시노트10은 플러스 모델 기준으로 갤럭시노트9보다 화면 크기는 6.4인치에서 6.8인치로 늘어났지만 베젤(테두리)을 최소화해 본체 크기는 161.9×76.4㎜에서 162.3x77.2㎜로 큰 차이가 없다. 

두께는 8.8㎜에서 7.9㎜로 1㎜ 가까이 줄었고 엣지 디스플레이의 곡률을 줄여 그립감을 높였다. 전면 카메라 홀 크기도 전작보다 줄었고 갤럭시S10과 달리 구멍이 가운데 자리 잡았다.

오른쪽에 전원버튼을 완전히 없애고 왼쪽 빅스비 버튼에 통합해 좌우 디자인을 깔끔하게 정돈했으며 특히 3.5㎜ 이어폰 잭도 제거했다. 

이 같은 디자인에 대해 강윤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디자인팀장(전무)은 8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갤럭시노트10 디자인 브리핑에서 “전작은 물론 갤럭시S10과도 비교될 수 있도록 하단 베젤도 줄이고 조금이라도 불필요한 부분은 극단적으로 다 없앴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어폰 잭을 제거한 것에 대해 “삼성전자는 갤럭시 버즈도 생산하고 있고 무선 이어폰 시장이 커지고 있어 사용자에게 대안이 생겼다고 판단했다”며 “우리가 처음 시도한 것은 아니지만 디자인과 사용자 경험을 종합해 과감하게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필립 스탁이 디자인한 샤오미 미믹스2s. [사진=스탁닷컴]
필립 스탁이 디자인한 샤오미 미믹스2s. [사진=스탁닷컴]

샤오미 역시 스마트폰을 포함한 모바일 디바이스의 방향은 ‘간결함’이다. 스티븐 왕 샤오미 동아시아 총괄매니저는 20일 에코시스템 신제품 출시와 함께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샤오미는 디자인이 간결할수록 사용성이 높다고 믿는다”며 “샤오미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미믹스의 디자인은 세계적인 산업 디자이너 필립 스탁이 맡았다”고 밝힌 바 있다.  

필립 스탁은 스티브 잡스가 생전에 가장 사랑한 디자이너로 2016년 미믹스 디자인에 참여한 이후 현재까지 단순하면서도 사용성이 높은 스마트폰을 디자인하고 있다. 

스티븐 매니저는 “이같은 디자인을 바탕으로 샤오미는 전세계 200여개 디자인 어워즈에서 상을 휩쓸고 있다”며 샤오미의 디자인 철학을 한국시장에도 선보이겠다는 각오다.  

LG전자도 올 상반기 출시한 G8씽큐와 V50씽큐에 미니멀한 디자인을 적용했다. G8의 경우 LG디스플레이의 크리스탈 사운드 올레드(CSO)를 장착해 전면 수화부를 없앴고 후면카메라는 소위 ‘카툭튀’(카메라가 돌출된 디자인)를 없애 매끄러운 그립감을 갖추도록 디자인됐다. 

V50은 듀얼 스크린을 탑재할 경우 지저분한 모양새가 갖춰지지 않도록 최대한 미니멀하게 디자인했다. 다만 사용자들의 경우 V50 디바이스에 듀얼 스크린을 장착했을 때 무겁다는 지적이 일부 있었다. 다음달 첫 선을 보이는 V50S씽큐와 2세대 듀얼 스크린에서는 이같은 지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냉장고.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비스포크 냉장고. [사진=삼성전자]

◇ 삼성·LG, 생활가전 디자인 최대 키워드는 ‘간결함’과 ‘다양성’

스마트폰뿐 아니라 생활가전에서도 간결한 디자인들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삼성전자가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맞춤형 냉장고로 내놓은 ‘비스포크(BESPOKE)’는 어떤 주방에도 녹아들 수 있는 맞춤형 구성에 다양하면서 깔끔한 디자인으로 연출해 해외에서도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경제 전문 매체인 패스트컴퍼니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냉장고’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비스포크는 냉장고에 대한 기존 관념을 탈피해 냉장고를 새롭게 정의했다”며 “추상회화의 선구자라 불리는 피에트 몬드리안이 디자인한 장식장처럼 보인다”고 평가했다.

또 미국 리뷰 전문 매체인 리뷰드닷컴은 ‘삼성이 밀레니얼을 위해 컬러풀한 냉장고를 론칭한 이유는’이라는 기사에서 “비스포크는 냉장고가 기능적인 동시에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라이프스타일 TV ‘더 세로’ 역시 간결하고 얇은 외관으로 뒷면까지 마감해 밀레니얼 세대들의 취향에 맞춘 디자인을 선보였다. ‘더 세로’는 가로로 넓은 TV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세로로 회전하는 TV로 스마트폰 미러링에 최적화 된 제품이다. 이밖에 올해 6월에는 간결한 디자인의 노트북과 올인원 PC를 선보인 바 있다. 

LG 시그니처 에어컨. [사진=LG전자]
LG 시그니처 에어컨. [사진=LG전자]

LG전자는 시그니처와 오브제 등 프리미엄 브랜드에 간결한 디자인을 적용하고 있다. 올해 초 출시된 LG 시그니처 에어컨은 메탈릭 소재에 정재된 디자인으로 연출해 주변 인테리어와 조화를 이루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주도록 했다. 

지난해 론칭한 1인가구 맞춤형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인 ‘LG 오브제’는 세계적인 산업디자이너 스테파노 지오반노니가 디자인에 참여했으며 나무와 메탈소재를 통해 간결하면서 세련된 디자인을 연출했다. 

LG 오브제는 이 같은 디자인을 바탕으로 세계 3대 디자인상을 석권하며 주목을 받았다. LG 오브제 냉장고는 ‘iF 디자인 어워드’,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IDEA’에서 각각 디자인상을 받았고 LG 오브제 가습 공기청정기는 iF 디자인 어워드와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디자인상을 수상했다. 

또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R과 상냉장 하냉동 냉장고 등은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최고상을 받았으며 올레드 TV 3종, LG 오브제 오디오,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오븐 패키지, LG 프라엘, LG 그램 등은 본상을 받았다.

디자인 변화는 가전뿐 아니라 패션과 자동차 등 산업계 전반에서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1인 가구 맞춤형 SUV로 내놓은 베뉴나 기아자동차의 셀토스 역시 간결하면서 개성넘치는 디자인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는 대학진학률이 높고 IT기기 활용에 능한 세대로 다양한 기능이 추가된 제품보다 꼭 필요한 기능만 포함된 제품을 찾는다. 이 때문에 획일화된 디자인보다는 자신의 필요에 맞춘 디자인을 선호하기 때문에 간결해지고 다양해지기 마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밀레니얼 세대들은 과거 플래그십 제품처럼 여러 혁신기능이 한데 녹아든 제품보다는 자신에게 필요한 기능만 추가된 제품을 원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디자인도 꼭 필요한 것만 강조한 간결하면서 개성 넘치는 디자인이 주목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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