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본점. [사진=각 사]
(왼쪽부터)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본점. [사진=각 사]

[이뉴스투데이 윤현종 기자] 대형마트 3사가 올해 상반기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하반기 전략에 골몰하고 있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은 하반기 전략을 구체화하는 한편,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온라인 사업 강화와 초저가 전략을 놓고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

홈플러스는 부진했던 온라인 판매채널을 강화하고자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선다.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경계를 허문 ‘올라인’ 마트로의 변신을 주문하면서 ‘마트가 온라인도 잘한다’는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최근 경기도 안양점과 수원 원천점을 리뉴얼해 새롭게 선보인 ‘점포 풀필먼트 센터(Fulfilment Center, 이하 FC)’는 임 사장의 고민을 담아 기존 지점을 FC로 변신시켜 대형마트와 물류센터가 결합된 공간으로 재창조했다.

고객은 마트에서 장을 보듯 구매가 이뤄지고, 온라인을 통해 마트에서 판매하는 상품들을 구매해 집까지 편리하게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대규모 투자가 뒷받침됐다.

온라인 구매 고객들을 잡기 위해 ‘당일배송’은 물론 배송 반경도 기존 5km에서 15km로 넓혔다. 안양점의 경우 평촌부터 길게는 사당, 양재까지 당일 배송을 목표로 운영된다. 

이를 위해 FC는 배송 증가 추세에 맞춰 피커(장보기 전문직원)는 90여명, 배송트럭은 80여대까지 늘려 하루 온라인 배송 건수 3000건을 목표로 운영된다. 홈플러스는 향후 2021년까지 전국 140개 전 점포로 확대한다.

반면 이마트는 ‘초저가’에 승부수를 띄었다.

올 2분기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 적자’를 기록했던 이마트는 정용진 부회장의 주문으로 상식을 파괴한 할인가격을 상시로 선보이며 대형마트의 스탠스를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이마트의 ‘초저가’ 전략은 압도적인 대량매입이 핵심이다. 유통업체들이 원가를 낮추기 위해 기존에 협력업체로부터 평소보다 5~10배가량의 물품을 추가 구매했다면, 이번에는 수십~수백배 대량 매입해 가격을 대폭 낮췄다. 이커머스와 가격 경쟁에 더 낮은 가격으로 맞불을 놓았다.

상시적 초저가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을 출시한 이마트는 지난 1일 칠레 와이너리로부터 수입해 초저가 와인 2종을 선보였다. 2제품 모두 4900원에 판매해 시세 대비 약 60%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에 첫 선을 보였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1일 출시 후 보름만에 18만병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시 초창기 하루 평균 1만6000병이 판매됐으며 주말 하루 동안 평균 2만2000병까지 판매량이 올라갔다. 일반적으로 대형마트 내 인기 와인이 1년에 7~8만병이 판매 되는데, 이번 초저가 와인은 1주일 만에 판매량을 뛰어넘어 11만병을 기록했다.

초저가 전략으로 와인 상품이 대박을 쳤지만, 이마트의 초저가 전략을 놓고 우려하는 시선도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업체와 계약수량이 어느 정도 규모인지는 알 수 없지만, 상시 할인 특성상 시간이 갈수록 고객들도 자연스럽게 무뎌지게 될 것”이라며 “만약 상품이 히트를 치지 못해 재고가 쌓일 경우 대량 구매로 인한 해당 상품군의 시장 교란은 물론 악성 재고도 우려해야 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왼쪽부터) 홈플러스 안양점 FC와 이마트 상시적 초저가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롯데마트 PB브랜드. [사진=각 사]
(왼쪽부터) 홈플러스 안양점 FC와 이마트 상시적 초저가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롯데마트 PB브랜드. [사진=각 사]

한편, 롯데마트는 ‘온라인’과 ‘초저가’ 등 투트랙 전략을 세웠다.

문영표 롯데마트 대표는 하반기 반전을 위해 업계 처음으로 야간배송을 도입했다. 퇴근시간이 늦은 직장인들의 마트 편의성을 높이고 온라인 구매를 늘리고자 마련된 이 서비스는 고객이 저녁 8시까지 주문하면, 자정까지 물건을 문 앞까지 배송해준다.

야간배송은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인 ‘롯데마트몰 김포센터’를 시작으로 점차 확대 운영될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롯데그룹의 힘을 빌려 내년 상반기 ‘롯데 온(ON)’으로 온라인 채널의 방점을 찍는다.

롯데그룹 유통 7개사(마트·슈퍼·백화점·홈쇼핑·하이마트·롭스·닷컴) 온라인 몰을 한데 모아놓은 이 서비스는 내년 상반기 모바일 앱 안에서 모든 상품들을 구매할 수 있게 구현한다.

또한 문 대표는 전국에 분포한 지점들의 경영 효율화를 위해 ‘현장경영’을 강조했다. 본사의 지시를 받아왔던 지방 점포들에게 자율권을 부여, 지역별 트렌드와 상권 특색을 고려한 운영 방식을 주문했다.

롯데마트 내 38개 PB(Private Brand)를 10개로 압축, 효율성과 함께 합리적인 가격 모두 잡기 위한 재정비에도 집중하고 있다.

각 사가 하반기 전략을 마련하고 있지만, 벼랑 끝에 몰린 대형마트 현실에 답답함을 호소하는 모습도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 간 정말 힘든 시기를 보내는 업계 특성상 뭐라도 하지 않으면 반전 기회를 찾을 수 없다”며 “규모를 줄이게 되면 대형마트의 이점 또한 사라지게 되고,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선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데 온라인과 초저가 모두 확신이 없는 만큼 깊은 고민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올라인: 홈플러스가 표현한 '올라인'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합친 '올라운드'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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