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수 ㈜LG 대표이사. [사진=연합뉴스]
권영수 ㈜LG 대표이사.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권영수 ㈜LG 대표이사(부회장)가 취임 1년을 맞은 가운데 재계에서는 그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구광모 LG 회장이 성공적으로 그룹에 안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반면 지나치게 앞장서서 주목을 받은 탓에 견제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그룹의 좋지 않은 경영환경을 수습하고 사업재편에 집중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권영수 부회장은 지난해 7월 구광모 회장 취임 후 첫 인사이동으로 지주사 대표이사로 앉게 됐다. 당시 LG유플러스 대표이사를 맡고 있던 권 부회장은 지주사 대표를 맡고 있던 하현회 부회장과 자리를 바꿨다. 

LG전자에서 재경부문을 담당하던 권 부회장은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 LG유플러스 등에서 대표이사와 본부장 등을 거치며 그룹 내 최장수 CEO로 알려져 있다. 주요 사업부문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만큼 구광모 회장이 빠르게 그룹 내 주요사업을 파악할 수 있도록 보좌하는 역할을 맡았다. 

지주사 대표이사를 맡은 초창기 활발한 대외활동을 보이던 권 부회장이 최근 들어 자취를 감추면서 여러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권 부회장은 올해 3월 이낙연 총리와 면담과 6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오찬 간담회에 참석하는 등 굵직한 자리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최근 LG그룹에서는 구광모 회장이 더 활발한 경영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일본의 경제 제재 이후 대책 마련과 현장 방문 등도 구 회장이 직접 움직이면서 적극적인 경영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에 대해 재계 일각에서는 대외활동에 앞장서는 모습에 대해 그룹 내에서 눈총을 받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올해 3월 공기청정기 1만대 기부활동의 경우 공기청정기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LG전자의 조성진 부회장이 움직였어야 할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 부회장이 움직인 것은 지주사 대표가 해야 할 일 이상을 한 셈”이라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 오찬 간담회 참석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들이 오가고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재임 시절 화웨이 통신장비를 도입한 배경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참석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제기됐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화웨이 제재를 포함한 중국과 무역분쟁에 대한 얘기는 일절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그룹 내부 사정이 아닌 경영환경 악화에 따른 대응에 집중하고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LG그룹은 2분기 주요 상장계열사들의 실적이 악화되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LG전자와 디스플레이, 화학, 생활건강, 유플러스 등 주요 계열사 중 생활건강을 제외한 전 계열사의 올 2분기 실적이 전분기 대비 줄어들었다. 

여기에 구광모 회장의 사업재편이 속도를 내면서 여기에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은 올해 들어 신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비핵심부문을 과감하게 정리하는 등 사업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LG화학은 성장 한계에 다다른 LCD 소재·부품 사업을 매각하고 미국 다우듀폰사로부터 솔루블 OLED 기술을 인수하는 등 OLED 부문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일반용 OLED 조명사업에서 철수했으며 LG유플러스는 케이블·IPTV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CJ헬로를 인수하기로 했다. 또 LG CNS의 지분 37.3%를 매각해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서 벗어나고 신사업 확장을 위한 자본을 마련하고 있다. 

한편 LG 관계자는 “외부에서 보기에 드러나진 않지만 권영수 부회장은 그룹 내에서 나름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 부회장은 ㈜LG 대표이사 외에도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등 IT·통신 계열사의 비상무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이 때문에 그룹 내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이 하락하면서 권 부회장의 책임도 무거워지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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