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금융ICT업계의 오랜 염원이던 'P2P대출업법'이 국회 법안소위라는 1차 관문을 통과하면서 핀테크사들의 기대감이 부쩍 커졌다. 하지만 기존의 증권사들은 출혈경쟁 우려에 다소 회의적이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모바일금융 토스가 오는 23일 증권선물거래위원회에서 증권사 설립 인가를 받을 것이 유력해지면서 금융투자업계 전반에서의 지각 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휴대폰 간편 현금결제 등 핀테크를 사용하는 국내 인구도 2년 사이 2배 이상 늘어났다. 핀테크업계 한 관계자는 "토스가 증권업에 진출하게 되면 증권업 진출을 머뭇거리던 기존 업계도 서서히 움직일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P2P대출업법은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와 법제사법위 의결을 거쳐 본회의 처리를 남겨둔 상황이다. 관련 법안은 금융법 제정안 3개와 개정안 2개였는데, 이날 통합 심사를 거쳐 대안 형태로 전체회의로 넘어갔다. 

P2P대출업에 법적지위를 부여하고 최저자본금을 5억원으로 규정하는 등 법률근거를 마련된 것이 골자다. 투자자·차입자를 보호하는 장치를 마련하는 내용도 담겼다. 여야간 큰 쟁점·이견이 없는 사안의 경우 상임위 소위에서 의결된 법안은 본회의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

P2P대출이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투자자로부터 모집한 자금을 차입자에게 공급하는 형태의 대출 사업이다. 그러나 횡령이나 사기 등 불법행위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이유로 법제화가 늦어졌다.

지난 3년간 국내에서 허가를 받고 핀테크 금융업을 영위중인 P2P업체는 약 220여개로 이 법안 통과만을 목메어 기다려왔다.

전세계 주요국은 핀테크를 미래 신산업으로 인식하고 핀테크 산업을 육성한 결과, 글로벌 핀테크 유니콘이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CB인사이츠에 따르면 핀테크 유니콘 수는 지난 2017년 22개에서 지난해 25개, 올해 39개로 늘었다. 

하지만 국내에서 유니콘으로 꼽히는 유일의 기업인 '토스(비바 리퍼블리카)'의 국내자본 조달률이 2.8%에 불과하는 등 국내 핀테크 투자는 여전히 저조한 상황이었다. 또 아직 금융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벤처캐피탈(VC)에만 투자를 의존해왔다.

이에 기업가치가 1조원 이상 비상장사 육성이 금융위원회 목표다. 하지만 이미 증권사가 60여개나 있고 대규모 IB의 경우 이미 핀테크 관련 부서를 두고 서비스를 해오고 있어 증권업계 내부에서는 중소 업체간의 출혈경쟁 우려 등 회의적인 반응이 우세하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중견사들이 핀테크를 도입하더라도 서비스 측면에서 진일보를 뜻하는 것이지 시장의 파이가 커진다는 전망은 허구"라며 "이미 시장이 포화상태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핀테크업계의 분위기는 확연히 다르다. 자본시장법이 시행된 지 10년 정도 됐는데 지금까지 신규 진입 증권사가 16개 정도이면 경쟁이 미진한 부분도 있다는 주장이다. 이서령 한국블록체인기업협회 사무총장은 "모험자본 공급에 역할을 하는 금융사는 많을 수록 좋다" "핀테크는 바로 이런 역할을 하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권용원 금투협회장도 힘을 보태고 있다. 그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경쟁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는 알지만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니다"며 "다양한 사업을 영위할 플레이어의 출현으로 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