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 개회식[사진=봉사지역사연구소]
전시회 개회식[사진=봉사지역사연구소]

[이뉴스투데이 경북취재본부 남동락 기자]봉화 시골 조그만 한 동네에서 지역史 이야기를 주민들이 손수 알차게 꾸며 전시회를 열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봉화지역사박물관 사회적협동조합’(이사장 권대식)은 지난 8월 9일부터 '봉화 지역사 전시회, ‘머하고 살았니껴? 사진과 기록으로 보는 봉화 6070’을 봉화군 춘양면 소재 억지춘양주민문화교육센터에서 열고 있다.

작년 가을에 개최한 ‘1960·70년대 봉화 주민 생활사 자료 전시회’의 후속 프로그램인 이번 전시회는 벌써 500여명이 다녀갔을 정도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지난 해 가졌던 첫 번째 전시회가 다양한 생활 유물 중심이었다면, 이번에 열리고 있는 두 번째 전시회는 각종 기록 자료와 사진 자료를 통해 봉화 인구가 정점을 이루었던 60·70년대 봉화를 돌아보도록 기획됐다.

당시 반상회가 어떻게 운영되었는가를 설명해주는 문서들
당시 반상회가 어떻게 운영되었는가를 설명해주는 문서들

특히 전시회는 5·16 이후 마을 자치, 읍면 자치가 사라지고 중앙집권적인 관치행정체계가 확립되는 과정을 당시 생산된 각종 행정문서를 통해 볼 수 있어 눈길을 끈다.

또 행정문서이긴 하지만 지금의 행정관청이 보관했던 자료는 단 한 점도 없다.

굳이 있다면 봉화중학교가 보관하고 있던 성적표 등 단지 몇 점에 지나지 않고 모든 전시물들은 개인이 소장하고 있었던 것을 이번 전시회에 내 놓은 것이다.

봉화중학교가 제공한 당시 성적표를 비롯한 관련 학적 서류들
봉화중학교가 제공한 당시 성적표를 비롯한 관련 학적 서류들

마을회관 창고, 주로 당시 이장들이나 주민들이 개인적으로 보관했었던 자료를 이번 지역사 전시회를 맞아 세상에 빛을 보게 된 것이다.

이번 전시회가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반상회와 개발위원회 자료 등 동리행정문서, 안보·선거 관련 문서, 봉화의 새마을운동과 관련된 문서와 사진, 당시 봉화군 등에서 생산해 이장을 통해 주민들에게 하달한 각종 정책 홍보 및 교육·계몽 자료 등을 전시하고 자세한 해설까지 덧붙임으로써 60·70년대 봉화의 시대상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하고 있다는 점이다.

'새마을 운동'과 관련된 내용들은 따로 한 칸을 마련해 전시해 놓고 있다.
'새마을 운동'과 관련된 내용들은 따로 한 칸을 마련해 전시해 놓고 있다.

이번 전시회를 마련한 ‘봉화지역사박물관 사회적협동조합’ 부설 봉화지역사연구소 박규환(철학박사, 역사학, 숭실대초빙교수) 소장은 “이번 전시회를 우리가 과거 어떻게 살았는지를 다시 들여다보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새로운 문화콘텐츠로 발전시킬 수 있을지를 전망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의의가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밖에도 60년대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봉화의 마을 정경과 행사 사진, 초·중·고 졸업생들이 소장한 학교 앨범, 교과서, 임명장, 성적표, 상장, 졸업장 및 각종 학교 행사 사진, 개인·가족·이웃 단위의 일상 사진들을 전시하고 있어 60·70년대 봉화를 오롯이 추억할 수 있다.

주최 측이 밝힌 이번 전시회의 특별히 돋보이는 대목은 볼거리 위주의 물품 전시의 틀을 벗어나 기록 자료에 대한 조사·연구를 바탕으로 지역의 현대사를 성찰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최 측 관계자가 자료를 설명해 주고 있다.(사진에 보이는 봉화군 지도는 1950년대 초반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주최 측 관계자가 자료를 설명해 주고 있다.(사진에 보이는 봉화군 지도는 1950년대 초반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자료 조사와 수집, 자료 해제 및 연구, 전시에 이르는 모든 준비 과정을 외부 전문가나 기관의 도움 없이 지역 주민 스스로 수행으로써 지역 내부의 문화역량을 축적하고 지속가능한 활동 기반을 마련하였다는 점에서도 뜻이 깊다.

전시를 주최한 ‘봉화지역사박물관 사회적협동조합’은 봉화의 역사 자료를 수집·연구하고 전시·출간함으로써 지역의 문화역량을 높이기 위하여 2017년 3월에 설립된 ‘사회적협동조합’으로 봉화 지역사 연구 사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지역사 전시관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봉화군 춘양면 춘양로 216 억지춘양주민문화교육센터 2층에서 8월 19일(월)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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