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제보다 젯밥에 눈 먼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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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제보다 젯밥에 눈 먼 그들
  • 고선호 기자
  • 승인 2019.08.16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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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고선호 기자] 미·중 간 무역분쟁을 비롯해 최근 일본의 보복성 수출규제 조치로 격화되고 있는 경제상황 속에 중소기업들이 아우성 치고 있다.

임금은 날로 높아져 가는데 원자재 가격은 끝을 모르고 치솟고 있으니 말 그대로 사면초가의 상황이다.

이에 중기부를 비롯한 정부부처와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정의당 등 여야가 한 뜻으로 중소기업들과 만남의 자리를 마련,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정책 반영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움직임에 나섰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알맹이는 없고 속이 텅 빈 보여주기 식 정치쇼에 그치지 않았다.

올 들어 3월부터 진행된 총 11차례의 정부부처·여야의 중소기업 간담회는 가장 먼저 진행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간담회를 제외하고 모두 비공개로 진행됐다.

특히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중소기업 피해가 가시화 된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진행된 3차례의 정당-중소기업 관계자 간의 간담회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지를 시사하는 의미의 언급까지 나와 참석 관계자들과 언론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정당 관계자들은 “작금의 중소기업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당 차원의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며 지원을 약속했지만 그들의 마지막 목적은 내년 총선에 가 있던 것이다.

당장 먹고 살기를 걱정해야 하는 어려운 중소기업들의 사정을 외면한 채 그들의 아픔을 정치적인 이해목적으로 악용한 것이나 다름없다.

기자는 박영선 장관의 간담회부터 십 여 차례가 넘게 진행된 중소기업과의 간담회 자리 현장에 한 차례도 빠짐없이 다 찾아갔지만, 정부 관계자와 당 대표의 인사말이 끝나면 내쫒기 일쑤였다.

답답한 마음에 양 측 관계자에게 따져 물었다.

“현재 중소기업의 상황이 어떤지, 또 그들이 어떤 지원을 가장 원하고 있는지 들을 수 있는 귀중한 기회인데 굳이 비공개를 고집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들의 목소리가 외부로 나가서는 안 될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가.”

중기부를 비롯한 정부부처 역시 다를 게 없었다.

그들이 마련한 간담회 자리가 뭐라도 되는 듯한, ‘그들만의 리그’를 연상케 했다.

그곳에 중소기업은 없었다. 이해관계에 얽힌 정부의, 또는 정당의 이익을 위한 정치쇼만 있을 뿐이었다.

아픔을 이용하고 슬픔으로 먹고 사는 그들의 사고방식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

간담회의 사전적인 뜻은 ‘정답게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이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감추고 속삭이는 자리가 아닌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건설적인 이야기 자리인 것이다.

제보다 젯밥에 눈 먼, 당신들의 시선에 앞으로는 중소기업들이 있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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