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송혜리 기자] 지난 6월 송기민 한양대학교 교수 인터뷰를 한 적 있었다.

고령화 문제 전문가인 그는 5G 시대 IT기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 그 끝엔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내내 등짝을 얻어맞은 듯한 얼얼함이 가시질 않았다. ‘기술은 사람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것’ 이 당연한 논리를 당연하니까 왜 차 순위에 두고 있었을까.

지금으로부터 두 달 전, 당시는 미국 통신사를 따돌리고 세계 최초 5G 타이틀을 따냈다는 것에 정부, 이통사 모두 한껏 들떠있는 상황이었다. 각종 정부 행사에서는 ‘5G 세계 최초’가 강조됐다.

통신사 출입 기자들은 통신사가 하루에도 몇 개씩 쏟아내는 5G 행사와 관련 보도자료에 속으로 악 소리를 내지르며 일정을 ‘처리’하고 있었다. 통신사 출입을 맡게 되자마자 5G 상용화라는 큰 이슈에 ‘당첨’된 기자는 그때까지만 해도 5G 방향에 대해 고민할 시간이 없었다고 변명해 본다.

이에 IT기술이 지금까지 국가 경제발전을 위한 도구로 여겨졌다면 5G라는 새로운 전기를 맡아 아픈 사람을 돕고 불편한 사람을 일으켜 세우는 도구로 변모해야 한다는 송 교수 말은 기자에게 적잖은 감명을 줬다.

그는 기술발전을 위한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 필요한 기술로 개념을 재정립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또 고령화문제 해결방법 속에 그 답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 편한 기술은 건강한 사람 생활도 편리하게 할 것이라는 논리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이동통신 3사도 ‘기술과 사람’이라는 화두에 응답한다.

ICT 기술이 닿기 힘든 오지에 5G 통신망을 깔고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위해 경작지 관제 서비스를 제공한다. 시골아이들 ICT 경험을 위해 VR기기를 제공하거나 소프트웨어 코딩을 교육할 전문 선생님을 파견한다. 장애인이 손쉽게 장애인 콜택시를 부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무상으로 제공하고 AI 기술을 이용한 음성안내 서비스를 제공한다. 독거노인을 위해 AI 스피커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이를 통해 노인들 심리상태를 살핀다.

당장은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사회공헌사업이지만 이는 분명한 테스트베드가 된다. 사회공헌 명목으로 사회적 가치를 발생시키면서도 인프라 허들이 있는 집약적인 공간에 신기술을 적용해 테스트해 향후 이를 사업화할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부족하다. 기술개발 무게중심을 돈벌이 수단에서 사람으로 옮겨야 한다. 사람을 연결하는 ‘이동통신’의 힘은 ‘사람에게 어떤 것이 필요한가’ ‘사람은 어떤 것을 원하는가’ 고민 위에 발전해야 한다. 사람을 위한 쓸모 있는 기술은 결국 사람이 소비한다. 이 기술에 대해 기사로 전하는 쓰는 기자의 시각도 그러해야 한다고 다시금 생각한다.

무엇이든 간에 시간이 지나고 처한 상황을 합리화기 시작하면 방향을 새로 고치는 것은 어렵다. 5G가 만개하기 전에 제대로 된 빛을 따라 창을 열어야 한다. 단언컨대 그 방향은 사람이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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