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질주:홉스앤쇼'. 영화에서는 근육 못지 않게 입으로 싸우는 장면도 많다. [사진=유니버셜픽쳐스코리아]
'분노의 질주:홉스앤쇼'. 영화에서는 근육 못지 않게 입으로 싸우는 장면도 많다. [사진=유니버셜픽쳐스코리아]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미리 언급하는데 이 기사는 헬스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근육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결코 ‘근육을 효과적으로 키우는 법’을 알려주지 않을 것이며 실제로 글을 쓰는 기자 역시 신체의 상당수가 물과 지방으로 이뤄져있다. 만약 헬스를 과업으로 삼는 독자라면 이 기사를 읽는 시간에 스쿼트 한 번이라도 더 하는 것이 근손실을 막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헐리우드 영화 ‘분노의 질주’는 18년의 역사를 가진 오래된 프렌차이즈다. 카체이싱 액션영화의 대표작으로 주인공 빈 디젤은 1편부터 현재까지 이 시리즈의 주인공을 맡고 있으며 4편부터는 제작자로도 참여하고 있다.

최근에 이 시리즈를 본 사람이라면 기억에 남는 키워드가 몇 가지 있을 것이다. 당연히 ‘자동차’가 가장 먼저 등장하고 이어서 등장하는 것이 ‘근육’과 ‘대머리’다. 이들 키워드는 상남자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단어들이다. 

우락부락한 근육을 가진 민머리 사내들이 근육과 쇠몽둥이를 부딪혀가며 싸우는 장면은 관객들의 아드레날린을 솟구치게 하는데 충분하다. 

이런 아이덴티티는 시리즈의 스핀오프 격 영화인 ‘분노의 질주:홉스앤쇼’(‘홉스앤쇼’)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진다. 현재 헐리우드를 대표하는 상남자인 드웨인 존슨과 제이슨 스타뎀이 출연해 근육과 민머리를 과시하며 적들을 물리친다. 다만 주목할 점은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자동차보다 근육에 대한 이야기가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 

영화는 미국 특수요원인 루크 홉스(드웨인 존슨)와 영국 특수요원인 데커드 쇼(제이슨 스타뎀)가 과학을 기반으로 한 거대 비밀조직과 싸움을 벌이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이 조직에는 강화인간인 브릭스턴(이드리스 엘바)을 용병으로 기용해 두 주인공과 대결을 벌인다.

강화인간의 힘은 막강하다. 안구에 삽입된 렌즈로 적의 공격패턴을 파악해 즉각 반응한다. 여기에 강화된 근육과 골격은 어떤 공격에도 쉽게 죽거나 다치지 않는다. 영화 속 대사대로 사실상 ‘터미네이터’나 다름없다. 

다시 말해 ‘홉스앤쇼’는 ‘인공근육과 자연근육의 대결’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렇다면 근육은 대체 무엇이며 어떤 힘을 가지고 있을까?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근육은 근세포들이 모여서 된 조직으로 수축과 이완을 통해 우리 몸을 움직일 수 있게 하고 지탱할 수 있도록 돕는다. 뼈에 붙은 근육 외에도 내장기관과 심장을 이루는 근육도 있다. 이들 근육은 호흡과 혈액순환 등 신진대사 활동을 담당하며 다른 근육과 달리 우리의 의지대로 움직일 수 없다. 

뼈의 경우 동작을 담당하는 것은 관절과 인대지만 이를 원활하게 하는 것은 근육이다. 근육의 수축과 이완이 없이는 팔과 다리를 움직일 수도 없고 지탱할 수도 없다. 뇌졸중으로 팔이 마비된 경우 평상시에 팔을 지탱할 수 없어 어깨탈골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다. 이밖에 허리가 좋지 않은 경우 등과 허리 근육을 키워 허리를 지탱하도록 해 통증을 예방한다. 

이 때문에 근육의 원리는 로봇을 작동하는데도 중요하게 쓰인다. 로봇팔을 지탱하고 움직이는 피스톤 운동은 근육을 모사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다만 근육처럼 접고 펴고 비트는 운동이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것은 단점이다. ‘터미네이터2’에서 T-800(아놀드 슈왈츠네거)보다 T-1000(로버트 패트릭)의 움직임이 더 자연스러운 것은 몸이 액체금속으로 이뤄져있기 때문(부드럽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로봇이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하기 위해서는 로봇관절이 근육을 닮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로봇팔이 인간을 닮도록 하는 연구 외에 인간의 근육을 강화하는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내놓은 근력보조로봇 역시 인간의 근육을 활용하는 동시에 근력을 강화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마블의 ‘아이언맨’을 닮은 이 로봇은 실제로 아이언맨에 더 근접하도록 연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사람의 근육보다 40배의 힘을 내는 인공근육이 소개된 학술지 '사이언스' 표지. [사진=사이언스]
사람의 근육보다 40배의 힘을 내는 인공근육이 소개된 학술지 '사이언스' 표지. [사진=사이언스]

최근에는 국내 연구진에 의해 사람의 근육보다 40배 강한 인공근육이 만들어졌다. 김선정 한양대 전기생체공학부 교수, 레이 바우만 미국 텍사스대 교수, 호주 울릉공대 등으로 이뤄진 공동연구팀이 이 같은 연구성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탄소나노튜브(CNT)와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아크릴 섬유, 실크, 대나무 섬유 등을 꼬아 인공근육의 중심부를 제작했다.

이렇게 개발된 인공근육은 앞으로 연구를 거쳐 마이크로로봇, 소형 의학장비, 환경에 따라 모양이 변하는 스마트 섬유 등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근육은 과학이 아직 따라오지 못한 ‘신의 영역’이다. 이것은 과학발전의 산물이자 생존의 필수품이면서 멋을 내는 하나의 소품이다. 앞선 과학기술을 느끼고 멋진 모습으로 오래 살기 위해서는 당장 운동을 하는 것이 옳은 일이다. ‘홉스앤쇼’를 보고 나면 드웨인 존슨의 알찬 근육 덕분에 당장 헬스장 3개월 회원권을 끊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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