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상에서의 중고차 경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각종 플랫폼이 우후죽순처럼 증가하고 있다. 사진은 헤이딜러 스마트폰 앱 화면. [사진=고선호 기자]
온라인상에서의 중고차 경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각종 플랫폼이 우후죽순처럼 증가하고 있다. 사진은 헤이딜러 스마트폰 앱 화면. [사진=고선호 기자]

[이뉴스투데이 고선호 기자] 최근 헤이딜러, SK엔카, 바이카, 중고나라, 토스 등 각종 온라인 경매 플랫폼이 난립하면서 중고차 시장 질서를 교란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헤이딜러 등의 일부 기업들이 자신들의 입지를 악용해 자사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중고차 딜러들과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전가시키면서 이에 대한 관리와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6일 중고차 매매업계에 따르면 오프라인 중고차 딜러 60% 가량이 온라인 경매업체에 회원으로 가입해 차량을 매입해 오고 있다.

이는 온라인상에서의 중고차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면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중고차 경매 서비스 수요가 확대된 데 따른 것이다.

이로 인해 대다수 매물들이 플랫폼 기업에 묶여 있게 되면서 차량확보를 위해 대다수의 중고차 딜러들이 회원으로 활동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 서울지역의 경우 서울강서자동차매매사업조합 소속 딜러 700여 명 중 절반이 넘는 400명 이상이 인터넷 경매업체에 회원으로 가입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온라인 중고차 경매에 매물들이 쏠리면서 오프라인 딜러들이 비용부담에도 불구하고 플랫폼 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연합뉴스]
온라인 중고차 경매에 매물들이 쏠리면서 오프라인 딜러들이 비용부담에도 불구하고 플랫폼 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연합뉴스]

문제는 일부 플랫폼 기업들이 회원가입 단계에서 중고차 딜러들을 대상으로 높은 액수의 가입비용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헤이딜러의 경우 중고차 딜러들의 회원가입 시 약 33만원의 가입비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고정비용으로 인해 딜러들의 활동 제약은 물론 이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반적인 중고차 거래와 달리 회원가입에 소요되는 추가비용으로 인해 수수료 부담이 발생하면서 딜러들이 이익 제고를 위해 플랫폼 기업에서 매입한 차량의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서울지역 매매단지 소속 강정훈 딜러는 “대다수의 매물들이 온라인 경매업체에 묶여있기 때문에 회원으로 활동하지 않고서는 차량을 구하기가 너무 힘들다”면서 “여기에 높은 회원가입 비용으로 인한 마진 감소로 차량 가격을 높여 책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온라인 경매 자체에 대한 구조적인 문제도 심각하다.

매물로 등록된 차량은 기본적인 상태·성능점검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1차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추후 점검이 진행될 경우 가격이 떨어지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는 중고차를 판매하는 차주의 입장에서는 당초 제시된 입찰액보다 적은 금액을 받게 되면서 만족스럽지 못한 거래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딜러들은 정당한 사유로 인한 감가 요청을 했음에도 고객들과 실랑이를 벌이게 되면서 각종 문제를 떠안게 된다.

1차 경매단계에서 차량에 대한 성능·상태점검이 이뤄지지 않아 추가 감가로 인하 소비자 피해가 늘고 있음에도 헤이딜러는 그 책임으로 딜러들에게 전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헤이딜러 홈페이지 갈무리]
1차 경매단계에서 차량에 대한 성능·상태점검이 이뤄지지 않아 추가 감가로 인하 소비자 피해가 늘고 있음에도 헤이딜러는 그 책임으로 딜러들에게 전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헤이딜러 홈페이지 갈무리]

하지만 플랫폼 기업들은 이 같은 상황이 발생했을 때 해당 딜러들에게 페널티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고객 불만을 잠재우는 형태의 운영을 지속해오고 있다.

헤이딜러를 통해 차량을 판매하려다 포기했다는 양영웅(32)씨는 “출고가 3200만원에 주행거리 5500㎞를 탄 1년도 안 된 중고차를 1000만원이나 후려쳤다”며 “처음 제시된 금액 보다 갖은 이유로 가격이 더 낮아지니 거래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거래 방식 자체도 앞서 제시된 가격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해 물건을 매입하는 일반적인 형태의 경매가 아닌 딜러들마다 각자 견적을 내고 그 중 높은 가격을 선택해 거래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인해 일부 딜러와 헤이딜러 사이의 모종의 거래를 통한 불공정한 방식의 입찰이 이뤄질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헤이딜러의 입장을 듣기 위해 운영진 및 박진우 헤이딜러 대표와의 전화연결을 수차례 시도했으나 끝내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하영 강서자동차매매사업조합 이사장은 “인터넷 경매업체에서 이뤄지는 불투명하고 불공정한 거래로 소비자와 딜러들의 피해가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며 “차량에 대한 기본적인 성능 점검조차 이뤄지지 않는 형태의 비상식적인 중고차 거래가 지속된다면 그 피해는 온전히 소비자에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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