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닭고기 코너. [사진=연합뉴스]
마트 닭고기 코너.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이하영 기자] 닭고기 공급 과잉으로 전체 가격이 하락이 지속되면서 농가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에 농민과 유통·제조업계는 육계 제값 받기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농업관측본부는 7월 전체 도계 마릿수를 전년 동기 대비 8.5% 상승한 1억1642만마리로 추산했다. 같은 기간 생계유통가격은 전년 대비 27.1%, 평년 대비 25.8% 하락한 kg당 1069원으로 조사됐다. 8월 또한 육계 산지가격은 950~1150원으로 kg당 평년 대비(1498원) 348~548원, 작년 동월 대비(1872원) 722~922원 가량 낮은 수준이다.

문제는 이러한 가격 하락 추세가 높은 시장 수요에도 불구하고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넘쳐나는 치킨제품과 여름을 맞아 기존 식당 제품뿐 아니라 삼계탕 HMR(가정간편식)까지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인 만큼 가격하락은 기현상이라 할 만하다. 

육계업계는 가격 하락 주원인으로 공급과잉을 꼽는다. 종계 사육이 증가하며 병아리 생산이 증가하고, 사육 및 도계 마릿수 증가를 언급한다. 동시에 환경 개선으로 전염병 등 육계 감소 요인도 줄었다.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 대책으로 육계업계는 동물복지, 친환경 축산물 등 프리미엄 상품 개발과 가격 제고를 도모하고 있다.

이는 시장 수요에도 부합한다. 롯데마트는 동물복지 닭고기가 일반 제품보다 20~30% 비싸지만 매출은 상승세로 현재 해당 품목이 전체 매출의 4분의 1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에스 더 프레쉬’(GS수퍼마켓의 새 이름)는 상반기 프리미엄 계란 및 닭고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9.9% 신장했다.

육계업체 역시 프리미엄 닭고기 생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하림은 2017년 식물성 사료 100%에 닭 습성을 고려해 스트레스를 줄인 동물복지 브랜드 ‘그리너스’를 선보인데 이어, 최근에는 GS리테일과 동물복지 지정농장에서 유기농 곡물사료만 먹여 기른 ‘우월한 닭’을 출시했다.

마니커는 2013년 서울대와 공동출자해 친환경 무항생제 닭고기 브랜드 ‘닭터의 자연’을 선보였다. 이외에도 올품 ‘자연에 좋은닭’, 체리부로 ‘백년백계’ 등도 같은 무항생제 닭고기 제품이다.

1일 GS리테일이 하림과 협업해 출시한 프리미엄 닭고기 ‘우월한 닭’. [사진=GS리테일]
1일 GS리테일이 하림과 협업해 출시한 프리미엄 닭고기 ‘우월한 닭’. [사진=GS리테일]

농가에서는 당장 제조업체·유통업체와 맺는 연간 계약단가가 걱정이다.  낮은 시세가 내년 계약가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쌀을 비롯해, 양파, 마늘 등 공급을 농림수산식품부가 조정하듯이 육계도 이러한 개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육계업계 관계자는 “자율적으로 특정 업체가 공급을 줄이기 어렵다”며 “만약 A기업에서 물량을 10% 줄이면 B‧C등 이외기업에서 점유율을 빼앗아 갈 수 있기 때문”이라며 농식품부 개입 필요성을 역설했다.

동시에 육계업계 자정 노력이 뒷받침돼야겠다. 2006년 하림 등 4개 닭고기 공급업체가 도계수수료 담합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과징금 총 27억원을 부과했다. 

육계업계 관계자는 “현재 기업이 할 수 있는 것은 마케팅으로 소비를 촉진하거나 프리미엄 상품을 개발하는 것 정도”라며 “농민과 업계가 안심하고 일하기 위해서는 농식품부 주관으로 가격 안정화가 이뤄져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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