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 중구 모나미컨셉스토어 DDP점에 방문객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8일 서울 중구 모나미컨셉스토어 DDP점에 방문객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고선호 기자]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확산으로 국내 필기구 시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일본의 보복성 수출규제에 반발한 소비자들의 수요 트렌드가 바뀌면서 일본 필기구 제품의 판매가 급감하고 자바, 모나미, 모닝글로리 등의 국산 브랜드들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모나미의 경우 필기구 매출이 일본 수출규제 이전보다 무려 360%나 증가했으며 모닝글로리도 대리점 매출이 15% 가량 늘었다. 자바는 내수 및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 실적이 급격하게 늘어 지난달 28일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문구업계에 따르면 국내 필기구 시장 규모는 연간 4조원으로, 이 중 일본산 제품이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온라인 스토어 등에서 판매되고 있는 필기구의 상위 인기제품 10개 중 4개가 일본 제품으로, 제브라 등의 일본 유명 브랜드들의 판매량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일본의 한국 수출규제 이후 반일감정이 거세지면서 이에 대한 반발로 일본 제품 수요가 급감해 이달 들어 상위 인기제품에 랭크돼 있던 일본 제품 2개 브랜드가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여전히 순위권 내에 남아 있는 제품 중에서도 가장 많은 인기를 끌었던 ‘마일드 라이너’ 형광펜의 경우 4위로 떨어지는 등 추가적인 순위권 변동 조짐도 보인다.

이 같은 상황은 10·20세대를 중심으로 SNS를 통한 불매운동이 확산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주로 학생·대학생으로 구성된 이들은 SNS에 일본 제품의 대체품으로 사용할 만한 국산 제품들의 리스트를 공유하거나 국산 제품을 구매한 후 이를 인증하는 방식으로 불매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대학생 강영도(23)씨는 “일본 브랜드 필기구는 상대적으로 국산제품보다 더 비싸서 이번을 계기로 국산제품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었다”며 “기능적인 측면에서도 일본제품에 뒤떨어지지 않아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이 같은 소비자들의 국산 제품 소비 증가로 국내 필기구 브랜드들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핫트랙스 광화문점에 진열된 문구 가격표에 무궁화 그림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핫트랙스 광화문점에 진열된 문구 가격표에 무궁화 그림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구류 매장이나 서점에서는 국산 필기구 전시 칸에 무궁화 표시를 해놓는 등 소비심리를 반영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예로 국내 필기구 브랜드 자바의 경우 초저점도 유성볼펜 제트라인 제품이 일본의 미쓰비시 제트스트림의 대체상품으로 떠오르며 인기를 끌고 있다.

자바의 볼펜 색상은 굵기별로 검정, 파랑, 빨강이 세 가지 종류가 있으며, 소비자권장 가격도 한 자루당 1000원대로 일본제품보다 저렴한 편이다.

또 지난달 28일에는 내수 시장 및 글로벌 시장에서의 판매량 증가 등으로 국산 필기구의 우수성을 알리는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9 중소기업인대회’에서 대통령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달 기준 모나미 온라인몰 필기구 매출은 일본의 수출규제 발표 이후 약 360% 이상 증가했다. 주가 또한 같은 달 1일 2590원에서 25일 4525원으로 75%가 오르며 상승기류를 타고 있다. 모닝글로리는 대리점 매출이 지난달 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 이상 증가한 상태다.

문구업계 관계자는 “방학기간은 필기구 판매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냈다”며 “이는 반일감정이 심화된데 따른 것으로 예상된다. 반사이익으로 국내 브랜드들이 전체적인 성장세에 있어 반가운 상황이지만 이를 어떻게 유지해나갈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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