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마 사이언스] 기상이변은 지구를 어떻게 바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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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마 사이언스] 기상이변은 지구를 어떻게 바꿀까?
빙하기·사막화·해수면 상승, 영화가 보여준 지구 멸망의 몇 가지 시나리오
  • 여용준 기자
  • 승인 2019.08.10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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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서울 모습. [사진=연합뉴스]
열 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서울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가끔, 지나치게 이상한 날이 있다. 날씨 얘기다. 단 몇 분 동안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비가 오다가 갑자기 화창해진다. 태풍이 온다 해서 잔뜩 긴장했는데 한반도 상륙 직전 귀신처럼 사라진다. 그리고 입추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한 여름처럼 무덥다. 

분명 오래전 우리가 알던 ‘한국의 4절기’와는 차이가 있는 날씨다. 지구 온난화, 오존파괴 등 환경오염과 관련된 온갖 단어들을 다 갖다 붙이지 않고서는 설명이 불가능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날씨 속에서 살다보니 우리는 디스토피아 SF영화의 미래 지구를 보면서 “잘하면 곧 이뤄지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떤 SF영화들이 보여주는 지구의 미래는 끔찍함 그 자체다. 더 잔인한 점은 그 끔찍함도 여러 가지 종류로 나눠져 있다는 것이다. 그 여러 가지는 “지구는 어떻게 멸망하게 될까”라는 물음에 대해 내놓을 수 있는 몇 가지 해답들과 같다. 

영화 '설국열차' 컨셉 이미지. [사진=CJ ENM]
영화 '설국열차' 컨셉 이미지. [사진=CJ ENM]

◇ ‘설국열차’ ‘투모로우’, 빙하기가 다시 한 번?

“지구는 원래 공룡들이 지배했었고 이들은 혜성충돌과 빙하기로 대부분 멸종했다”는 이야기는 어릴 적 많이 배운 내용이며 가까운 과학관만 가도 다시 상기시킬 수 있다. 지구에 빙하기가 찾아오면 소위 말하는 ‘지구의 주인’이 바뀌는 결과를 낳는다. 이 때문에 빙하기가 다시 한 번 찾아올 것에 대한 공포는 오늘날 학자들 사이에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는 빙하기에 대해 조금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다. 지구 온난화로 무더위가 지속되자 인류는 지구의 기온을 낮추기 위해 인공 약품을 공중에 살포한다. 그리고 이 약이 이상작용을 일으켜 지구는 빙하기를 맞이하게 되고 사람들은 살기 위해 윌포드의 열차에 몸을 싣는다. 

영화 '투모로우' 속 해일이 들이닥친 뉴욕시. [사진=20세기폭스코리아]
영화 '투모로우' 속 해일이 들이닥친 뉴욕시. [사진=20세기폭스코리아]

그에 비하면 롤런드 에머리히의 영화 ‘투모로우’는 좀 더 고전적인 빙하기를 보여준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수온이 상승하면서 해류가 바뀌게 되고 공기의 흐름도 변하면서 지구를 통째로 얼려버릴 거대한 폭풍이 북반구를 덮친다는 설정이다. 다소 고전적인 발상이지만 빙하기의 원인을 기상학에서 찾는다는 점에서 꽤 설득력있게 다가온다. 

실제로 빙하기의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가장 유력한 가설은 초화산의 폭발로 빙하기가 온다는 것이다. 화산 폭발 지수(VEI) 8급 이상의 화산이 폭발하면 화산재와 구름으로 인해 햇볕을 가려 빙하기가 올 수 있다는 주장이다. VEI 8급 이상의 초화산은 미국 옐로 스톤과 일본 아소산, 뉴질랜드 와카마루, 타우포 호수, 인도 토바 호수 등이 있다. 

현재 폭발 가능성이 있는 백두산 천지는 VEI 7급의 휴화산으로 폭발할 경우 국지적인 소빙하기를 만들 수 있다. 

영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사진=워너브라더스코리아]
영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사진=워너브라더스코리아]

◇ ‘매드맥스’가 보여주는 지구의 사막화

조지 밀러의 영화 ‘매드맥스’는 광활한 사막을 무대로 인간성을 상실한 악당들과 싸우는 주인공 맥스 로케탄스키(멜 깁슨 혹은 톰 하디)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1978년부터 멜 깁슨 주연의 3부작으로 만들어졌으며 2015년에는 톰 하디 주연으로 같은 감독이 리부트 한 바 있다. 

‘매드맥스’가 보여주는 사막화의 원인은 핵전쟁과 무모한 개발 등이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도심에 나무와 풀이 자라지 못하면서 황폐화 됐다는 주장이다. 

이는 실제로 꽤 설득력이 있다. 지구 사막화의 원인은 기후적인 요인과 인위적인 요인으로 나뉜다. 인근에 사막이 있을 경우 지구 온난화의 영향을 받아 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 또 무자비한 벌목과 개발로 인해 사막화가 속도를 내기도 한다. 

매년 겨울과 봄, 중국에서 찾아오는 미세먼지와 황사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미세먼지의 경우 중국 동부 해안에 위치한 쓰레기 소각장과 공장 등이 원인이다. 여기에 양념처럼 딸려서 오는 황사는 중국의 넓은 사막에서 날아오는 ‘모래바람’이다. 

절망적이게도 중국은 빠르게 사막화가 확산되면서 황사의 양도 매년 더 늘어나고 있다. 몇 년 전 MBC ‘무한도전’ 팀은 사막화를 막는 캠페인 차원에서 중국의 사막으로 달려가 나무를 심는 방송을 찍기도 했다. 

이제 생존을 위해서는 정말로 사막에 나무를 심어야 할 날이 올 지도 모르겠다. ‘매드맥스’ 속 약육강식의 세상이 오면, 나는 살아남기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영화 '워터월드' . [사진=유니버셜픽쳐스코리아]
영화 '워터월드' . [사진=유니버셜픽쳐스코리아]

◇ ‘워터월드’, 지구가 물에 잠긴다?

케빈 코스트너 주연의 1995년작 ‘워터월드’는 사실 ‘매드맥스’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작품이다. ‘매드맥스’가 사막에서의 약육강식을 보여줬다면 ‘워터월드’는 그 무대를 그대로 바다 위로 바꾼 경우다. 

‘워터월드’가 보여주는 미래도 꽤 설득력이 있다. 지구 온난화로 북극의 빙하가 녹으면서 해수면이 상승해 지구의 모두 육지가 물속으로 잠겼다.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거대한 배를 짓고 그 안에 마을을 형성해 살고 있다. 식량과 물자가 제한돼있기 때문에 폭력적인 집단들은 약자를 죽이고 빼앗는 약육강식의 세계가 이뤄져있다. 

그리고 이같은 세계가 오래 지속되면서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는 돌연변이가 태어나기도 한다. 주인공 마리너(케빈 코스트너)는 이같은 돌연변이로 귀 옆에 아가미가 있고 물속을 자유자재로 헤엄칠 수 있다. 

해수면 상승은 이 글에서 언급한 세 가지 변화 중 가장 신빙성이 있고 현재도 이뤄지고 있는 기상이변이다. 

해수면 상승으로 곧 물에 잠기게 될 아름다운 휴양지 몰디브. [사진=플리커]
해수면 상승으로 곧 물에 잠기게 될 아름다운 휴양지 몰디브. [사진=플리커]

실제 해수면 상승으로 몰디브와 피지, 사오마, 통가, 방글라데시, 네덜란드 등 해발고도가 해수면보다 낮거나 10m 이하인 섬은 수몰될 위기에 처해졌다. 

급진적인 환경론자들은 기후변화 대응에 실패했을 경우 2030년에는 본격적으로 해수면이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보수적 환경론자들은 2100년으로 전망하고 있다. 

빙하를 포함한 지구상의 모든 얼음이 녹으면 해수면은 약 70m 상승한다. 이 경우 우리나라는 대전과 대구를 제외한 대부분의 도시가 물에 잠기게 되며 일본도 교토를 제외한 대도시 대부분이 물에 잠긴다. 이밖에도 전세계 대부분의 주요 도시가 물에 잠기게 되면서 행정질서 재편이 불가피한 상황에 놓인다. 

다행히(?) 지구의 모든 얼음이 녹아도 ‘워터월드’처럼 몽땅 물에 잠긴 세계는 오지 않는다. 게다가 과학자들은 해수면 상승을 막기 위해 바닷물 전기분해 등의 기술을 개발하고 있고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알던 익숙한 도시들을 잃게 되고 도심 내 인구 과밀집이 불가피한 만큼 해수면 상승은 최대한 늦출 수 있는 것이 좋다. 주민 이주를 시작한 몰디브의 이야기는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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