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강남구(왼쪽)와 서초구 일대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강남구(왼쪽)와 서초구 일대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윤진웅 기자] 강남 전세 시장의 상승 곡선이 자립형사립고(자사고) 폐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 등을 추진 동력으로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여기에다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올 하반기에는 이 같은 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함께 전셋값과 매매가의 간격이 좁혀질 경우 ‘갭투자족’이 재등장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강남 3개구(서초·강남·송파) 전셋값은 일제히 상승했다.

자치구별로 보면 서초구가 0.18%로 가장 많이 올랐고, 강남구 0.09%, 송파구 0.03%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서초구는 전주 0.13% 대비 0.05% 포인트 올랐으며, 송파구는 같은 기간 0.02%포인트 상승했다. 강남구는 전주 0.04%에서 두 배가 오르면서 전주 대비 상승세가 가장 가팔랐다.

강남 지역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재건축 이주 수요, 자사고 폐지, 분양가 상한제 등 전셋값 상승과 관련된 요인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라며 “특히 8월은 교육열이 높은 부모들이 아이들 전학을 위해 전셋집을 구하는 기간이라 수요가 더 몰리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강남 대장주로 손꼽히는 아파트들은 최근 1~2개월 새 전셋값이 최고치를 잇달아 경신하고 있다.

반포 래미안퍼스티지 전용면적 84㎡ 전세 매물은 최근 14억원까지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달 전 시세가 12억원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2억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아크로리버파크도 사정은 비슷하다. 현재 전세 매물로 나온 전용 84㎡ 두 곳은 각각 14억원대와 15억원대로 지난달보다 최고 2억원이 올랐다. 최근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이주가 결정되면서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단지의 공통점은 인근에 학군이 형성됐다는 점이다. 래미안퍼스티지는 초품아(초등학교 품은 아파트)로 잠원초가 단지 내에 있다. 아크로리버파크는 휴교한 반포초를 제외하면 서래초, 잠원초, 반원초 등이 인접하다. 이 외에도 세화고, 서울고 등이 가깝다.

전문가들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도입으로 전셋값이 더욱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가 신규 공급을 축소하는 효과가 있는 데다, 정부가 주택 공급을 하는 지역은 실제 전세 수요와 거리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자사고 폐지 등으로 강남의 수요가 점차 늘어가고 있는데 정부는 강남이 아닌 3기 수도권 신도시를 통해 주택 공급을 하려고 하니 당연히 공급과 수요 원칙에 따라 가격 상승이 되지 않겠느냐”며 “이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방향을 이해하기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금리 인하로 하반기 전셋값은 더욱 치솟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보통 시중금리가 오르면 전셋값은 안정되는 반면 내리면 전셋값은 오른다. 세입자 입장에선 월세보다는 낮은 금리로 전세대출을 받는 것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반대로 집주인은 보증금으로 예금해도 이자소득이 낮아져 월세를 선호한다.

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하로 집주인이 전세를 월세로 돌리면 강남 전세 아파트로 이주하려는 세입자들의 경쟁은 그만큼 늘어날 것”이라면서 “매매가격과 전셋값 차이가 좁혀지면서 이른바 ‘갭투자족’이 다시 등장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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