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1909.71로 장을 마감한 7일 오후 서울 중구 KEB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스피가 1909.71로 장을 마감한 7일 오후 서울 중구 KEB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일본의 경제 보복이 가시화되면서 증권가가 무섭게 추락하는 코스피(KOSPI) 일병 살리기를 위해 전전긍긍이다.

7일 한국이 화이트리스트(안보 우방국)에서 제외되면서 국내 산업 전반에 위기감이 커졌다. 그러나 지난주까지만 해도 2010포인트가 바닥이라던 코스피차 1900포인트 대로 추락하며 그동안의 예측이 시간이 갈수록 빗나가고 있다. 
 
일본은 이날 관보를 통해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으로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며 이는 공포 후 3주가 경과한 28일부터 시행한다”며 법령 개정안을 정식 공포했다. 

결과적으로 일본이 한국으로 수출하는 전략물자 1194개 품목이 영향을 받게 됐다. 지금까지 3년에 1번만 포괄적 수출 허가를 받아왔던 혜택은 사라지고 개별·건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날 코스피도 전일보다 7.79포인트 내린 1909.71으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6074억원, 441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국민연금의 집중 투자에 힘입어 기관이 1조323억원을 순매수했으나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시가 총액 상위종목은 일제히 하락한 반면, 하위 종목 몇몇만 애국 수혜주로 주목받으며 상승세를 보였다는 점이다.  

일본 기저귀 대체 수혜주로 주목을 받아온 깨끗한나라가 18.54%, 국내 토종시계 브랜드인 제이에스티나 10.12%, 일본산 기린 맥주를 대체할 것이라는 하이트진로홀딩스가 9.34% 상승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들 종목의 상승이 기업과 시장에 대한 평가에 따른 것이 아닌 일본 제품 불매 운동 사이트에서 시작된 것이라는 점이다. 

또 지금까지 증권가의 장미빛 전망과는 코스피 시장이 반대로 움직였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증권업계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코스피 지수 2010이 바닦이 될 것이라고 장담해왔다. 하지만 반도체 공급축소 따른 단기 차익을 노린 외국인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면서, 이제는 정부의 국산화 정책에 따른 몇몇 수혜주만 거론되는 상황이다. 

먼저 한국투자증권은 반도체 제조공정 관련 기업들을 추천 종목으로 줄줄이 발표했다. 제조공정에서 세정(불순물 제거)단계에 사용되는 에칭가스 관련 기업으로는 후성, 솔브레인, 이엔에프테크놀로지 등을 소개했다.

아울러 EUV용 포토레지스트(감광액) 관련 기업으로는 동진쎄미켐, 금호석유화학 등을 꼽았다. 이어 풀루오린 폴리이미드 관련 기업으로는 SKC코오롱 PI,이녹스첨단소재를 제시했다. 

박소연 연구원은 "공급망 재편으로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종목에 대해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풀루오린 폴리이미드는 폴더블 디스플레이 패널 소재로 사용되며 국내 불화폴리이미드 생산 업체는 없지만 기술적으로 대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도 여전히 장미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신승진 연구원은 "이미 금융 시장이 대외 이슈를 빠르게 선반영하고 있는 상황으로 지난 2일 국내 금융시장의 주요 지표는 심리적 지지선 테스트 구간에 도달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현재의 코스피 가치가 기업의 순자산 가치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현재 국면에서는 가치를 지닌 성장주에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확대해석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 증권가의 한 목소리다. 

김병연·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도 "한국 미래 산업, 복잡한 밸류 체인에 미치는 파급 효과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더 크다"며  "주식시장 참가자 입장에서는 장기 성장 산업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확대하기보다는 기업과 정부의 장기 국산화 지원 및 R&D 혜택 기업 등을 포트폴리오 입장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경제 상황 악화에 따른 극단적 시나리오만 생각하는 것보다는 국산화 등 변화하는 기업을 찾아 투자하면 수익 창출의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한국 기업가치가 저평가가 됐다는 그동안의 주장과는 또 앞뒤가 맞지 않아 이 역시 미봉책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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