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전경. 일반분양을 앞둔 이곳은 HUG의 분양가 규제와 분양가상한제 시행 때문에 진퇴양난에 처했다. [사진=유준상 기자]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전경. 일반분양을 앞둔 이곳은 HUG의 분양가 규제와 분양가상한제 시행 때문에 진퇴양난에 처했다. [사진=유준상 기자]

[이뉴스투데이 유준상 기자] “정부가 조만간 분양가상한제 등 부동산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소식이 들리면서 매물 거래가 다시 움츠러든 모습이다. 호가를 많이 낮춘 급매물이 나와도 매수자들이 미루면서 거래가 되지 않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인근의 한 공인중개업자의 말이다.

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이 임박하면서 유력 적용 대상지로 꼽히는 강남 재건축 시장의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강남구의 대표적 재건축인 은마아파트 전용 84㎡ 주택형이 최근 19억원에 급매물로 등장하기도 했다.

해당 주택형은 6월 말 19억5500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난달 호가가 20억원 이상까지 뛰었다. 불과 몇 주 사이 집값이 1억원가량 떨어졌지만 매수자들이 관망하면서 거래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는 진퇴양난이다. 이곳은 오는 10~11월께 약 5000가구 일반분양을 진행할 계획으로 상한제 적용을 피할 가능성이 크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제제로 조합의 기대치보다 수익이 1조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돼서다. 조합은 적어도 3.3㎡당 3300만~3500만원을 받아야 수익성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지만 HUG는 인근 단지 분양가인 3.3㎡당 2500만~2600만원 수준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분양가상한제 시행 때문에 후분양을 진행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둔촌주공아파트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에 따르면 이같은 상황 때문에 이 아파트의 매물 대부분은 급매물로 나오고 있다.

송파구에선 인기 재건축인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전용 76㎡ 로열층이 19억2000만원에 급매물로 나왔다. 이 주택형은 6월 말 지난해 고점(19억1000만원)을 넘긴 19억2000만원에 팔린 뒤 호가가 20억원까지 올랐다.

송파구 B공인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로 재건축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수요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주요 재건축 아파트가 포진된 강남·서초·송파구는 상승폭이 지난주 일제히 축소됐다. 서초구는 0.06%에서 0.04%로 상승폭이 0.02%포인트(p) 줄었고, 강남구와 송파구도 상승세가 주춤해지면서 0.01%p씩 감소했다.

노우창 한국주택문화연구원 기획실장은 “재건축 사업은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일반분양분을 팔아 벌어들인 돈으로 사업비를 충당하게 되는데 분양가상한제로 분양 수입이 줄어들면 사업성이 떨어지게 된다”며 “즉 재건축 매수에 따른 시세차익을 얻기 어려워지면서 사업 지연에 불안감을 느낀 집주인들이 하나둘 가격을 낮춰 급매물을 내놓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세부안'을 마련했으며 다음 주 초 당정협의를 거쳐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최근 한국과 미국의 연이은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 부동자금의 부동산 유입 우려가 커진데다 재건축 시장을 중심으로 서울 집값 상승세가 지속되자 규제 발표 시점을 앞당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는 △최근 1년 간 해당 지역의 평균 분양가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2배를 초과하거나 △분양이 있었던 직전 2개월간 해당 지역에 공급되는 주택의 월평균 청약경쟁률이 모두 5대 1을 초과, 또는 국민주택규모(85㎡) 이하의 월평균 청약경쟁률이 모두 10대 1을 초과한 지역 △직전 3개월간 주택 거래량이 전년 동기보다 20% 이상 증가한 경우 등의 조건인데 기준이 까다로워 이를 충족하는 지역은 아직 없다. 개정안에는 물가 상승률 대비 분양가 상승률의 배수를 낮추는 등 하향조정된 기준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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