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관계 냉각속 맥없이 무너진 국내증시…美中 갈등 ‘겹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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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 관계 냉각속 맥없이 무너진 국내증시…美中 갈등 ‘겹악재’
금융시장 연일 출렁…정부·중앙은행 "변동성 심해지면 적극적 선제조치"
  • 유제원 기자
  • 승인 2019.08.06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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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3년여 만에 장중 1,900선이 무너진 6일 오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의 한 딜러 모니터에 매매추이 분석표가 나타나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스피가 3년여 만에 장중 1,900선이 무너진 6일 오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의 한 딜러 모니터에 매매추이 분석표가 나타나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유제원 기자] 한일 경제전쟁, 북한의 발사체 발사 등 여러 악재로 금융시장이 취약한 모습을 보인 와중에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 주요국 증권시장과 외환시장이 불안에 휩싸였다. 

5일 코스피지수는 2,000선이 무너진데 이어 6일 오전 1,900선까지 붕괴했다. 전날 코스닥시장에선 투매심리를 진정시키기 위한 '사이드카'가 발동했지만, 지수 600선이 허무하게 무너졌다.

원화가치는 급락했다. 환율이 전날 달러당 장중 20원 넘게 폭등하면서 1,200원대로 올라섰다.

중국에 대해 강공에 나선 미국 증시도 심하게 흔들렸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2.90% 급락했고, 스탠다드앤푸어스(S&P) 500 지수는 2.98%, 나스닥종합지수는 3.47% 각각 떨어졌다.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올해 들어 가장 많이 떨어진 것은 미국 투자자들 역시 이 무역전쟁을 매우 불안하게 보고 있음을 나타낸다.

그러나 국내 금융시장은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 소식에도 시간이 갈수록 다소 진정세를 보였다. 코스닥은 오전 중 상승 반전하고 개장과 함께 1,220원대를 찍었던 원/달러 환율도 하락으로 돌아섰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글로벌 증시 급락에 큰 폭의 하락세로 출발했다가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일부 낙폭을 만회했다"며 "그러나 대외 불확실성에 당분간 시장의 변동성은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간 외환시장에서 원화 가치가 중국 위안화에 연동되는 경향이 강했다는 점은 문제다. 미국과 중국이 난타전을 벌이면 원화가치는 중국 위안화와 함께 출렁일 수밖에 없다.

국회예산정책처의 분석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과 위안/달러 환율의 상관계수는 2017년부터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그만큼 위안화 동조 현상이 심해졌다는 의미다.

코스피가 종가기준으로 3년 5개월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 설치된 모니터에 코스피 종가가 나타나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스피가 종가기준으로 3년 5개월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 설치된 모니터에 코스피 종가가 나타나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규돈 국제금융센터 원장은 지난 4월 "한국과 중국 경제는 연관성이 높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는 두 통화가 동조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6일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 관련 금융·외환시장 점검회의에서 "일본 수출규제와 미중 무역 분쟁 심화로 국내 경제에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진 만큼 시장의 안정, 특히 외환시장의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여유로운 유동성 관리'의 한 방법으로 필요시 환매조건부채권(RP)을 사들이는 방법을 제시했다.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져 지급준비금 시장에서 일시적으로 자금이 부족해질 경우, RP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유동성을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그간 RP를 매각해 유동성을 빨아들이곤 했던 중앙은행이 RP 매입을 고려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정부는 이처럼 시장의 불안감을 진정시키려 애쓰면서 과도한 변동성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이날 관계기관 합동점검반 회의를 열어 "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되면 이미 준비된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에 따라 상황별 시장 안정 조치를 신속하고 과감하게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재부가 마련해 둔 단계별 대응계획에 따르면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1단계에서는 시장 모니터링 강화와 심리 안정에 나서고, 자금경색이 일어나고 실물경기가 둔화하는 2단계에서는 유동성 공급을 확대한다.

급격한 자본 유출이 발생하고 실물경기가 침체하는 3단계에서는 금융기관 자본 확충 등을 통해 금융 시스템 안정을 추진하고 확장적 거시정책을 편다.

정부는 경제의 체력이 예전보다 한결 강해졌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 9위이며 7월말 기준 4031억달러다. 단기외채 비율은 3월 기준 31.6%로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 286.1%나 2008년 금융위기 때 84.0%와 상당한 격차를 보인다.

국가부도위험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CDS(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은 전날 기준 33.31로 지난해 말 39.5, 2017년 말 52.2보다 낮아 더 안정적인 수준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일본 수출규제 대응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일본 수출규제 대응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일본 수출 규제 대응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포토레지스트, 불화수소, 플루오린폴리이미드 등 수출 제한 3대 품목을 포함해 100개 전략적 핵심 품목을 고르겠다”며 “집중적으로 투자해 5년 안에 공급을 안정시키겠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의 이번 발언에 힘입어 반도체 소재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동진쎄미켐, 원익머트리얼즈, SK머티리얼즈, 후성, 솔브레인 등 관련주들이 일제히 상승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수혜 여부가 불명확한 기업이 관련 테마주 흐름에 편승해 주가가 오르는 등 일부 과열 양상도 나타나 투자자가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한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수혜주로 알려진 종목 중 상당수는 실제로 기업 이익이 의미 있게 늘어날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 수입 소재·부품 등이 국산화되더라도 해당 기업의 실적에 반영되려면 2~3년가량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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