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고선호 기자] 연일 귀가 따갑다. 지난주 기자가 쓴 기자수첩으로 인해 중소기업중앙회 홍보실에 단단히 미운털이 박혔나 보다.

기자의 글을 갖고 온갖 욕을 해대는 몇몇 중기중앙회 사람들의 가시돋힌 말들이 여름휴가의 기분마저 망치게 한다. 

중기중앙회의 ‘본분’을 따진 글의 어떤 부분이 그들을 불편하게 한 것일까.

추문갑 중기중앙회 홍보실장은 “돈 달라는 ‘사이비언론’이 협찬하지 않는다고 쓴 악의적인 기사다”며 “몇 번째 광고 달라고 했는데 안줘서 그렇다. 요즘 이런 매체가 너무나 많다”고 중앙회 소속 협동조합 이사장들이 있는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이뉴스투데이와 언론 전체를 호도하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어떤 관점에서 해당 글이 그들을 폄하하고 매도한 내용으로 변질됐는지는 모를 일이지만 마치 내가 죄인된 것 같은 기분을 감출 수 없다.

잘못은 본인들이 해놓고 몽둥이는 내게 내미는 꼴이라니. 제주도라는 변두리 출신인 기자에게는 생소하기만 한 촌극이다.

돈을 달라했다니 모든 기자들이 실소할 일이다. 3년차 일개 평기자 ‘주제’에 광고와 협찬을 요구할 일이 있겠는가.

만약 그렇다할 사항이 있을지라도 평기자의 목소리에는 힘이 없기에 들어줄리 만무하다. 본인들이 더 잘 알 일이다. 뒤에서 비웃음이나 사지 않으면 다행이다.

김기문 회장 취임 이후에 일반 회원사를 대상으로 한 홍보활동이 단 두 차례, 그 중 한 건이 김 회장의 계열사인 제이에스티나의 홍보자료였다는 내용이 그렇게 따갑게 느껴져서 그랬던 것일까.

부디 제이에스티나 홍보자료건만 두고 제 발 저린 것만 아니었음 한다. 그동안의 행적에 그만큼 흔적을 남겨놓았으니 냄새가 나지 않을 수가 없지 않은가. 아니 너무나 지독하다는 표현이 맞겠다.

5일간의 여름휴가 중 이런 소식이 기자의 귀에 들어오니 일을 손에서 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몇 건의 사례를 더 찾아보게 됐다.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중기중앙회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 살펴보면 직원 격려·소통 명목으로 사용된 건만 60회에 달한다. 어떤 본부장 한 달에 14회에 달하는 격려 오찬을 열기도 했다.

심지어 직원 인사 관련 과장급 회의도 여의도 지역에서 이름만 대면 다 아는 ‘한우’집에서 열 정도니 얼마나 예산이 풍족한 지 알 것 같다.

회원사들은 가중되는 최저임금 부담과 홍보비를 비롯해 중기중앙회와 정부부처에서 실시하는 각종 시범사업들에 참여하면서 부담만 쌓여가고 있는 것과는 상반된다.

물론 업무추진비의 사용 목적 자체가 잘못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회원사들과 국민들이 봤을 때 3000만 중소기업을 대표하는 중기중앙회의 설립목적에 부합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평가받을 수 있을까.

원래 몸에 좋은 약일수록 입에는 쓰듯이, 바른말은 귀에 더 따갑기 마련이다. 좀 거슬렸다고 해서 바른말을 한 사람을 때려죽이려 이를 악물고 달려들어서야 되겠는가.

진정 잘못을 저지른 쪽이 어디인 지 곰곰이 생각해보는 시간이 돼야 할 것이다. 몇 일째 전화기도 꺼둔 채 모든 연락을 피하고 있는 홍보실장께 드리는 ‘간언(諫言)’이다.

과한 리액션은 강한 긍정을 내포하고 있음을 잊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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