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안중열 기자] 일본의 우리나라에 대한 화이트리스트 배제 결정을 하루 앞둔 1일 오전 태국 방콕에서 한일 외교장관이 만났지만 한일 양측의 입장 차는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현지에선 한미일 간 물밑 접촉이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지만, 일본은 2일 오전 10시 각의(국무회의)에서 대한민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시킬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은 화이트리스트 배제를 기정사실화하고 관련부처와 함께 대응 시나리오를 점검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일 오전(현지시간) 태국 방콕 센타라 그랜드호텔에서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양자회담을 하기에 앞서 악수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일 오전(현지시간) 태국 방콕 센타라 그랜드호텔에서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양자회담을 하기에 앞서 악수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강경화 외교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결정을 하루 앞둔 이날 회담을 가졌지만, 별다른 결론은 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두 장관은 굳은 표정으로 회담장에 들어서 악수를 나눴고, 별 다른 모두 발언 없이 곧바로 비공개로 회의로 전환했다.

강경화 장관은 미리 예고했던 대로 일본이 수출제한 조치를 철회하고 2일 예정된 화이트리스트 배제 절차 중단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고노 외무상은 일본 정부의 조치가 정당하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는 후문이다.

이런 가운데 한일 갈등에 관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밤사이 방콕에 도착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예고했던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은 화이트리스트 배제가 결정되는 당일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현지에서 한미일 간 물밑 접촉이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와 별개로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관계부처 장관들과 함께 일본의 대(對)한국 화이트리스트 제외 상황을 가정하고 상황점검회의를 진행했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예상일을 하루 앞둔 1일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상황점검회의를 진행하며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이낙연 국무총리,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성윤모 산자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 조세영 외교부1차관을 비롯해 노영민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강기정 정무수석, 윤도한 소통수석, 정호승 경제수석, 김현종 안보실 2차장이 참석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은 1일 오전 10시30분부터 점심시간을 넘긴 12시45분까지 2시간15분 동안 청와대에서 관계부처 장관들과 상황점검회의를 진행했다”며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일본수출규제 관련 내용을 보고받고 상황을 점검했다”고 전했다.

청와대와 정부는 ‘일본이 2일 각의에서 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 결정’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대응 시나리오를 준비해놓은 상태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31일 이낙연 국무총리와 청와대에서 회동을 갖고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결정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한 바 있다.

한편, 같은 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태국 방콕에서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을 만나 화이트 리스트에서 한국을 배제하는 조치 중단을 요청했다. 아울러 양국관계에 미칠 파장의 심각성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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