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혁순 교수, 이민범 학생, 최완수 교수 [사진=건국대학교]

[이뉴스투데이 김용호 기자] 건국대학교 연구진이 아토피성 피부염 등 염증성 피부질환을 억제하는 세포기반의 새로운 치료 기전을 발견했다.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면역학교실 김혁순 교수와 최완수 교수, 이민범 박사과정 연구팀은 염증성 피부질환 동물모델에서 조절 B 세포(Regulatory B cell; Breg, 항체를 생산해 면역반응에 관여하는 B 세포고유의 기능과 달리 인터루킨-10 (Interleukin(IL)-10)이라는 항염증성 사이토카인을 분비하는 B 세포의 한 종류)에 의한 면역조절 효과를 확인했고, 이러한 조절 B 세포의 염증 억제기능은 비만세포(Mast cell, 알레르기 유발인자에 반응하여 히스타민, 류코트리엔과 같은 급성 알레르기 반응 유도인자를 분비하는 과립구)가 관장하는 면역조절 경로를 통해 나타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신체의 항상성 유지는 외부 유입된 항원을 제거하려는 염증반응과 이로 인한 체내 손상 회복을 면역억제와 같은 면역관용(Immune tolerance, 기본적으로 우리 체내에 존재하는 자신의 항원에 대한 면역 반응성이 없는 상태를 말함. 말초조직에서는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주요한 기전이기도 함) 유도의 균형에 의해 유지된다.

건국대 관계자는 "대부분의 염증질환은 이러한 항상성 유지의 불균형에 의해 초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토피성 피부염과 같은 염증성 피부질환은 다양한 요인에 의해 초래된 과민한 염증반응에 대해 면역억제 및 면역관용 유지가 적절히 이뤄지지 않아 난치성과 만성화되는 주요 원인으로 볼 수 있다"며 "염증성의 피부질환 치료를 위해 다양한 치료제 개발이나 기전 연구 등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지속가능한 근본적 치료보다는 염증현상의 완화에 그 치료효과가 그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건국대 연구팀은 조절 B 세포가 항염증성 사이토카인인 인터루킨-10을 분비해 염증성 피부질환 완화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을 확인했고, 이러한 면역조절 반응은 염증성 피부질환 동물모델 내 주요 림프조직에서 조절 B 세포와 다른 면역세포간의 상호작용 과정을 통해 나타나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팀에 따르면, 조절 B 세포는 최근 염증성 피부질환의 주요 염증유발세포로 알려져 있는 제2형 선천성 림프구(Type 2 innate lymphoid cell:ILC2, T세포와 유사한 형태이나 T 세포 수용체를 가지고 있지 않고, 보조 T 세포에서 분비하는 주요 사이트카인을 분비하는 림프구. 알레르기 반응에 관여하는 제2형 보조 T 세포 (Type 2 helper T cell; Th2)에서 분비하는 IL-4, IL-5, IL-13 등을 분비하는 선천성 림프구를 제2형 선천성 림프구로 구분함)의 활성을 직접적으로 억제해 제2형 선천성 림프구가 분비하는 염증인자에 의한 말초 피부조직의 병변 악화를 보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급성 알레르기 반응을 개시하는 세포로 알려진 비만세포가 결핍돼 있을 경우, 체내 각 림프조직별 조절 B 세포의 수가 급격하게 감소되어 있는 것을 확인했고, 이로 인해 제2형 선천성 림프구의 활성이 더욱 증가한 것을 규명했다. 특히, 림프조직 내 비만세포에서 분비하는 인터루킨-5가 조절 B 세포의 분화와 면역억제 기능 유지에 매우 중요한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급성 알레르기 반응의 주요세포인 비만세포 또한 염증질환의 환경에 따라 면역조절세포로서의 기능을 가질 수 있음을 확인했으며, 기존의 특정 염증유발세포의 활성을 억제시키는 방법을 벗어나 환자의 면역계 특이적인 세포간의 상호성을 고려해 보다 적절하고 지속가능한 세포치료제 도입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김혁순 교수는 “이 연구는 고전적 면역관용 유도 기전과 달리 현재 많은 부분이 불확실한 말초면역관용의 유도 기전에서 비만세포의 충요한 기능과 조절 B 세포가 주변의 면역세포들과 어떠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하여 염증반응을 억제하는지 그 과정을 규명한 것”이라며 “현재 진행하고 있는 후속연구 등을 뒷바침하여 향후 조절 B 세포를 이용한 세포치료제 개발을 앞당기고 아토피성 피부염 등 염증성 피부질환의 만성화와 재발에 보다 근본적 치료의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해당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의과학연구센터(Medical Research Center)와 기초연구지원사업(집단연구)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Science)의 자매지인 사이언스 어드벤시스 (Science Advances) 7월 17일자에 게재됐다.

심장패치(중간엽줄기세포)와 심근세포(유도만능줄기세포) 이식을 이용한 심근경색 치료 [사진=건국대학교]

이에 앞서 건국대학교 의학과 줄기세포교실과 홍콩시립대, 가톨릭대 의대 연구팀은 다른 두 가지 줄기세포를 동시 이용한 심근경색 치료법을 개발하고, 심장 기능의 회복과정을 규명했다.

심근경색이 발생하면 심장근육과 혈관이 동시에 극심하게 손상된다. 손상된 심장은 자체적인 재생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다른 심장이나 인공펌프를 이식해야 한다. 보다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 줄기세포를 이식해 손상된 심장을 재생하려는 시도가 있으나, 이식 후 줄기세포가 생존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

건국대 의대와 홍콩시립대, 가톨릭대 의대, 포항공대 연구팀은 심장을 재생시킬 줄기세포(유도만능줄기세포)와 더불어, 이 줄기세포가 주변조직에 붙어 생존하도록 돕는 또 다른 줄기세포(중간엽줄기세포)를 추가하는 전략을 활용했다.

중간엽줄기세포에서 세포를 보호/성장시키는 인자가 지속적으로 분비되면서 유도만능줄기세포의 생착을 높여주고, 심장 조직의 재생을 촉진한다.

연구팀은 중간엽줄기세포를 패치 형태로 심장 외벽에 부착함으로써, 심장혈관의 재생을 촉진했으며,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심장근육세포로 분화시킨 후 이식함으로써, 심장근육의 치료를 촉진했다. 약 8주 후 심장의 기능이 크게 향상됐고, 손상되었던 근육과 혈관도 상당 부분 재생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특성·기능이 다른 두 가지 줄기세포를 각각 다른 방법으로 심장에 이식하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방법"이라며 "줄기세포를 기반으로 하는 심장재생 치료법의 새 패러다임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심장패치(중간엽줄기세포)와 심근세포(유도만능줄기세포) 이식 후, 세포 생착 및 성숙화 [사진=건국대학교]

이번 연구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과 기초연구사업(신진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7월 18일자에 게재(논문명 Dual stem cell therapy synergistically improves cardiac function and vascular regeneration following myocardial infarction)됐다.

논문 저자는 박순정 박사(제1저자/건국대), 김리연 박사(제1저자/홍콩시립대), 박봉우(제1저자/가톨릭대), 이성훈(제1저자/홍콩시립대), 최성우 박사(서울대), 박재현(가톨릭대), 최종진 박사(건국대), 김석원 박사(포항공대), 장진아 교수(포항공대), 조동우 교수(포항공대), 정형민 교수(건국대), 문성환 교수(교신저자/前 건국대, 現 ㈜티앤알바이오팹), 반기원 교수(교신저자/홍콩시립대), 박훈준 교수(교신저자/서울성모가톨릭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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