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원 티몬 대표(왼쪽)가 지난 6월 선임되면서 MD들을 대상으로 한 월별 포상제를 도입해 업계 시선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월 'COO조직 베스트어워즈' 행사에서 연봉 1000만원을 즉시 인상한 한 MD의 연봉계약서 모습. [사진=티몬]

[이뉴스투데이 윤현종 기자] 이커머스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던 티몬이 업계 최초 MD 출신 인사를 수장으로 내세우며 새판 짜기에 돌입한 가운데, 일각에선 ‘MD들을 쥐어짜 적자폭을 줄이려는 전략을 택한 게 아닌가’ 하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MD들을 대상으로 월별 1등 포상제를 실시하는가 하면, 연도별 최고 실적 MD에겐 외제차도 지급키로 했다. 하지만 보험사도 아닌 이커머스 업체에 월별 실적 줄 세우기 자체가 MD에겐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면서도 회사의 지출을 줄이기 위해 고객 적립금 사용 정책을 변경하려는 시도도 감지된다.

티몬은 지난 6월 12일 이진원 최고운영책임자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2008년 지마켓에 MD로 시작한 이 대표는 2011년 쿠팡으로 이직, 소셜커머스 최초 온라인 초특가 행사를 기획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6년 위메프에서 영업 등 총괄 부사장으로 근무하다 지난해 10월 티몬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이른바 ‘이커머스통’으로 꼽힌다.

그런 그가 MD들의 실적 향상을 위해 분기별 보상 시스템을 월 단위 포상제도로 변경했다. 매출부터 순이익까지 각 분야 별 ‘1등’을 많이 만들어 MD들의 자발적인 영업활동 독려가 목적이다. 여기에 한 해 통틀어 최고의 MD로 뽑힐 경우 외제차도 지급하는 등 대대적인 포상제도 도입했다.

이커머스 업계에선 사내 ‘경쟁체제’ 도입으로 영업 전선의 MD들에게 동기부여가 될 수도 있지만, 부작용도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이다. 일각에서는 보험회사처럼 매달 실적 성적표를 받아들여야 하는 등 소위 ‘실적 줄 세우기’가 업계의 상황이 고려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업계에 종사하는 한 MD는 “MD출신 대표답게 최고의 MD 보상제를 도입해 영업 활동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지만 매달 실적을 체크해 순위를 매긴다면 달이 넘어갈수록 하고자 하는 의지보다는 부담으로 더 크게 다가올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내 MD들끼리 경쟁을 부추겨 적자폭을 줄이는 방식이 과연 통할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분기별·연도별 우수한 MD포상제를 경험한 이커머스 업계에서도 월별 성과전략에 낯가림을 보이고 있다. MD 별로 느끼는 체감은 상대적으로 다르겠지만 성적이 누적되고 공개될수록 실적이 저조한 MD들겐 부담감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어서다.

이 대표 취임 후 내부에서 최고의 MD를 꼽으며 실적 조이기에 나서는가하면 추가 적자폭을 줄이기 위해 고객 혜택 부문을 축소하는 등 지출 부문도 손을 보기 시작했다.

티몬은 지난 17일 ‘적립금 사용 정책 변경’을 단행했다. 1회 결제 시 보유한 적립금 금액의 50%만 사용 가능하도록 제한했다. 가령, 1만점의 포인트를 가지고 있는 티몬 고객은 5000포인트만 사용할 수 있다.

꾸준히 티몬을 이용해 포인트 적립을 해왔던 고객은 예고조차 없이 정책을 변경한 것에 불만을 쏟아지고 있다. 경영 효율 정책 일환으로 고객 혜택을 줄이는 방식을 택했지만 충성 고객을 놓치지 않기 위해 고민하는 이커머스 업계와는 반대되는 정책 결정에 대한 지적도 만만치 않다.

업계에서는 최대 주주들 경영 방식에 대해서 꾸준히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티몬 지분의 약 80%를 확보한 글로벌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앵커에쿼티파트너스는 사모펀드 특성상 이커머스 시장 속 회사의 발전보다 매각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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