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중구 명동에 위치한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국가 경제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주식시장의 곤두박질이 본격화 됐다. 아무런 호재 없이 대내외적 악재만 보이는 상황에서 탈출구를 찾기 어려워졌다. 

29일 코스피(KOSPI)는 시작부터 외국인의 매도가 이어지면서 2020선이 일찌감치 붕괴됐다. 12시 50분 기준 KOSPI는 오전장 중 최저점 2025.01를 찍은 뒤, 전 거래일 대비 37.99포인트(1.84%) 하락한 2028.27에 거래되고 있다. 

증권사들이 낮춰잡은 밴드 예상치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앞서 하나금융투자는 2050~2100, NH투자증권은 2040~2100 케이프투자증권은 2040~2130으로 이번주 KOSPI 밴드 예상치를 발표한 바 있다. 오전까지 외국인은 778억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다만 기관은 542억원, 개인은 20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눈길을 끄는 점은 외국인 투자자 행태가 일본 경제 보복을 변수로 단기차익을 노리고 있다는 점이다. 공급 부족 우려에 지난주 단기에 집중 매수했던 시가총액 1·2위 종목인 삼성전자(-2.21%), SK하이닉스(-2.63%)를 팔아치우고 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반도체 업종의 차익실현 매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해석했다. 

개인 사자 분위기에 외국인 팔자 분위기는 이 시각 623.85로 20.74포인트 하락한 코스닥 시장에서도 이 시각 전해진다. 개인이 홀로 145억원어치를 사들인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08억원, 55억원 매도 우위다.

이번주 KOSPI는 2040포인트를 마지노선으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내달 1일 결정될 미국 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인하가 시장에 이미 반영됐으며, 미중 무역갈등으로 타격을 입은 주요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도 상승 변수가 되지 못할 전망이다. 

반면 2개월만에 재개되는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감은 유지되고 있다.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을 추가로 구매하고, 미국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에 대한 제재를 완화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미국측 요구와  중국 수입품에 부과된 관세장벽을 모두 철폐해달라는 중국측 요구가 '협상 테이블'에 오르지 못하면서, '반짝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미국 FOMC 결과가 있기 전까지 관망 심리가 작용할 것"이라며 "미국 대표단의 중국 방문도 있기 때문에 이벤트를 확인하고 나서야 방향성이 정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엎친데 덮친 격으로 일본 정부는 2일 각의를 열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무역 혜택 제공 안보 우방국) 명단에서 제외하는 법령 개정안을 의결할 전망이다. 공표일로 21일이 지난 8월 23일이면 반도체·석유화학·조선업 등 한국의 모든 산업이 사정권에 포함될 전망이다. 

국내 경제의 위기감을 더욱 크게 하는 변수는 글로벌 주가지수 산출기관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8월 말 중국 본토기업 주식인 A주를 신흥국지수에 추가 편입하기로 하면서, 한국 시장으로부터 자금의 유출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지난 5월에도 중국 A주가 편입되면서 외국인은 프로그램 비차익거래로 KOSPI를 1조9000억원 순매도한 바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예상되는 자금 유출 규모는 1조5000억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송승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만일 지수 내 한국 비중이 낮아지면 해당 자금은 벤치마크를 따라 한국 주식을 자동 매도할 것이며, 내달 말 전후로 편입돼있던 대형주에 대한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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