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원전강국] ② 세계최고 원전국 명문대생, 취업 걱정에 학업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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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원전강국] ② 세계최고 원전국 명문대생, 취업 걱정에 학업 포기
정부 탈원전 정책에 원자력계 위기감 돌자 대학생들의 원자력계 이탈 현상 극심
  • 유준상 기자
  • 승인 2019.07.29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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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탈원전 추진으로 원자력계에 위기감이 돌자 대학생들의 원자력계 이탈 현상이 극심해지고 있다. 사진은 원자핵공학과가 개설된 서울대학교 정문. [사진=유준상 기자]

[이뉴스투데이 유준상 기자] 원자력 발전소는 지난 60년간 한국 산업계를 견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업용 원전을 가동한 이후 전기를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하며 산업화의 동력으로 자리매김 해왔다. 동시에 한국은 연구개발(R&D)을 통한 기술 자립화와 건설·운영 노하우 축적으로 세계가 인정하는 기술력을 확보하며 원전수출국으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시행하면서 원전 산업은 급격한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그 여파로 국내 원전 생태계는 물론 원전의 영향력이 뻗친 교육, 수출, 환경, 전력수급, 에너지믹스 등에 모조리 빨간불이 켜졌다. 본지는 위기에 빠진 원전 생태계를 짚어보는 시리즈를 준비해봤다.

- 편집자 주

원자력학계에 만연한 위기감…줄어드는 신입생에 인력 공급 차질 예상
원자력 전공 포기하는 명문대생…취업 불안에 재학생 지속적으로 감소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라 원자력 산학연에 위기감이 돌자 대학생들의 원자력계 이탈 현상이 극심해지고 있다.

한국원자력학회는 최근 발표한 ‘원자력 산업계 현실 진단 및 경쟁력 강화 방안’에서 “정부의 탈원전으로 원자력 학계가 무너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은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출 이후 대학의 원자력학과와 원자력전공이 각각 8개 학과, 10개 전공으로 확대되면서 2015년경 배출 인력이 학사‧석사‧박사 합해 연 500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에너지 전환 정책을 시행한 이후 원자력 지망 신입생 인원이 감소 국면에 돌입하면서 인력 공급에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우선 대학교 신입생 수는 2014년 499명에서 2017년 586명으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하지만 탈원전 영향력이 나타나기 시작한 2018년엔 530명, 2019년엔 489명으로 연이어 감소했다.

석박사도 마찬가지다. 석사는 2014년 177명에서 2017년 219명으로 늘었지만 2018년 195명으로 줄었다. 박사는 2014년 83명에서 2017년 103명으로 늘었지만 2018년 88명으로 줄었다. 영남대의 경우 신입생 부족 현상으로 지난해 정원 40명 규모 원자력 연계 전공을 폐지하기도 했다.

2015-2018 원자력전공자 전과, 복수전공, 중도포기 현황. 전과신청자 가운데 일부만 전과가 허용되므로 영향이 나타나지 않으나 신청기준으로 통계를 잡으면 복수전공, 중도포기와 유사한 경향이 나타난다. [사진=한국원자력학회]

이미 학적 등록된 재학생이라고 안심할 노릇이 아니다. 2013년 이후 원자력 관련 전공 학부 재적생은 2000명 이상 유지해왔으나 2017년에서 2018년을 넘어가면서 복수전공, 중도포기자, 전과자가 가파르게 증가했다. 1년 새 복수전공은 20명에서 58명으로, 중도포기는 34명에서 56명으로, 전과자는 20명에서 21명으로 각각 늘었다.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재학생 김모 씨는 “지난해 과에서 8명이 학업을 포기했을 정도로 학생들의 위기감이 만연해 있다”며 “동기들은 전공에 대한 관심도는 대체로 높은 편이지만 취업시장이 축소될 것에 대한 우려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카이스트(KAIST) 교직원 박모 씨는 “카이스트는 매년 신입생 전원을 단일 학부로 모집한 뒤 2학년에 학과를 선택하는데 지난해 2학기에는 한 명도 지원하지 않았다”며 “지난해 전체를 봐도 지원자가 4명에 불과했다. 과거 정원이 평균 20여 명을 유지했던 점을 고려하면 학생들의 원자력 기피 현상이 뚜렷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탈원전 여파가 몰아닥친 2017년에서 2018년 사이 원자력 관련 학과가 개설된 대학의 취업률도 일제히 떨어졌다. 서울대는 51.7%에서 32.2%로, 한양대가 52.9%에서 34.5%로, 경희대는 42.6%에서 32%, 제주대는 50%에서 36.8%로 각각 곤두박질쳤다.

지난 18일 열린 원전 3·4호기 건설 재개를 촉구하는 국민보고대회에서 정범진 전국원자력학과장협의회장은 “잘못된 정책으로 원자력공학과 학생들이 전과를 신청하며 이들의 인생이 바뀌고 있다”며 “바뀐 학생들의 운명을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곽승민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부학생회장은 “서명운동을 한 지 7개월 만에 53만명이 탈원전 반대에 서명하며 단합한 것이 매우 인상적이다”며 “단지 어른들의 일이라고만 돌리며 에너지 정책에 손 놓지 않고 목소리를 내는 학생이 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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