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불매운동이 확대되면서 일본 제품을 수입 또는 판매하거나 일부 사용하는 국내 기업도 시름이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이지혜 기자] 일본정부 경제보복 조치로 시작된 일본불매운동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동참 인증’이 나날이 확대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 진출한 일본기업뿐 아니라 국내기업도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일본 제품을 수입하거나 유통하는 업체가 다수인 까닭이다.

과거에도 한일간 갈등 시기에 일본불매운동이 있었지만 일부만의 목소리였고 실효성도 적었다. 반면에 이번 불매운동은 다수 소비자 공감을 얻으며 각 기업 매출을 끌어내리고 있는 실정이다.

24일 경제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일본기업과 일본제품에 대한 광범위한 매출 하락이 수치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국내 기업도 다수가 일본 제품을 수입하고 있는 만큼 이번 불매운동 타격이 광범위하게 예상된다.

신세계 이마트는 22일 양재점에서 일본맥주 할인행사를 진행한 것이 SNS에서 논란이 되며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이마트측은 ‘품질 유지기한’이 9월인 제품을 해당 매장에서 처리하기 위해서였다고 해명했지만, 한국마트협회측은 “소상공인들도 수백에서 수천만원에 이르는 재고 손실을 감수하고 일본산 맥주·담배·과자 등 전량 매대 철수한 것과 비교하며 대한민국 대기업으로서 최소한 기본을 지켜달라”고 요청했다. 

이마트는 또한  일본제품을 대표상품으로 내세우는 유통채인 ‘삐에로쑈핑’도 있어 한층 시름이 깊다. 작년 코엑스점 개점 이후 출점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으나, 이번 불매운동이 특히 주요 타깃층인 20~30대에게서 활발히 전개되는 만큼 장기화 될 경우 위축이 예상된다.

백화점 업계도 다양한 일본 식품과 제품이 입점해 있어 적지 않은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앞서 한동안 일본여행이 인기를 끌면서 도지마롤 등 브랜 드 제품 인지도가 높아지자 이를 입점시킨 백 화점이 다수이기 때문이다.

주요 백화점 지하 식품매장에도 가보면 절반 가까이가 일본 식재료들이 차지하고 있다. 이곳 역시 불매운동여파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유통가 관계자는 “일본 제품이 타국가 대비 프리미엄 제품으로 자리 잡아 왔고, 고정 소비가 있어 유통이나 수입사 가운데 이를 취급하는 기업이 많다”며 “특히 최근 일본여행 인기와 더불어 히트 친 제품들은 장기화 될 경우 줄줄이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24일 오후 서울 수유재래시장에 일본제품 불매운동 관련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류업계에서는 일본맥주 점유율이 높은 국내 수입맥주 시장 특성 때문에 아사히를 수입하는 롯데주류뿐 아니라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도 이번 불매운동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각각 오비맥주는 산토리를, 하이트진로는 기린을 수입하고 있다. 이 때문에 품질 유지기한이 제품 종류에 따라 6~12개월인 가운데 이들 역시 재고부담과 매출 감소를 떠안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일본제품 불매운동 내용이 과거에 비해 구체적이고 상세해지면서 원재료를 주목하는 이들이 많아진 점도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일례로 스타벅스가 판매하는 보온병 중 다수가 써모스·조지루시 제품이다. 뿐만 아니라 그린티라떼는 국내산이지만, 스틱형태로 판매하는 그린티는 일본산을 사용하고 있다. 

CJ제일제당 햇반과 오뚜기 즉석밥도 최근 구설에 올랐다. 햇반은 일본산 미강 추출물을 사용하고, 오뚜기는 일본산 용기를 일부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식품기업 관계자는 “일본 브랜드는 물론이고 원재료까지 꼼꼼히 따지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본산 의존도가 많이 줄었다고 해도 일본산을 사용하면 무엇이든 이번 불매운동과 어떻게 연결될지 몰라 조심스럽다”고 토로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