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전경

[이뉴스투데이 유제원 기자] 올해 2분기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전기대비 1.1%로 반등했다. 재정지출이 대폭 늘면서 정부의 성장 기여도가 10년 3개월 만에 최대치인 1.3%포인트(P)에 달했다. 민간의 성장기여도는 -0.2%포인트로 반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수출은 3분기째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1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였던 우리 경제가 2분기에는 1%대 성장률을 나타냈지만 이를 두고 본격적인 경기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성장세 대부분이 정부의 재정지출에 힘입었고, 투자·수출 등 민간 부문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이처럼 집계됐다고 25일 밝혔다.

전기 대비 실질 GDP 증가율, 즉 경제성장률은 1.1%로 2017년 3분기(1.5%) 이후 7개 분기 만에 최고치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2.1%다.

한은은 "여기에는 1분기에 -0.4%의 역(逆)성장을 기록한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한은 관계자는 "1.1% 성장률은 마이너스 이후 반등 효과가 분명히 반영된 수치"라며 "정부가 성장에 역할을 했지만, 민간 투자와 수출이 여전히 약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주체별 성장 기여도를 보면 민간이 1분기 0.1%포인트에서 2분기 -0.2%포인트로 돌아선 반면, 정부가 -0.6%포인트에서 1.3%포인트로 전환했다.

중앙정부가 1분기에 재정을 조기 집행했지만, 실제로 각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돈이 공급된 건 2분기여서 정부의 성장기여도가 대조를 보였다고 한은은 전했다.

실질 GDP 중 민간소비는 전기 대비 0.7%, 정부소비는 2.5% 증가했다. 건설투자는 1.4%, 설비투자는 2.4% 늘었다. 또 수출은 2.3%, 수입은 3.0% 증가했다.

인천광역시 중구 월미공원에서 바라본 인천항 전경

민간소비는 의류 등 준내구재와 의료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정부소비는 물건비와 건강보험급여비 지출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건설투자는 주거용 건물이 줄어든 대신 토목 건설이 늘었고, 설비는 운송장비 위주로 증가했다. 수출은 자동차·반도체, 수입은 기계류가 증가세를 주도했다.

다만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로 보면 건설투자와 설비투자는 -3.5%와 -7.8%, 수출과 수입은 1.5%와 0.1%다. 수출입 중 재화수출과 재화수입은 -0.6%와 -0.4%다.

결국 2분기 교역·투자 지표들이 1분기와 비교하면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지만, 기저효과를 걷어내면 이를 경기 회복 신호로 보기 어려운 셈이다.

한은 관계자는 "남은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전기 대비 0.8∼0.9%씩 성장하면 연간 2.2% 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은은 최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2.5%에서 2.2%로 낮춰 잡았다.

2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교역조건 악화로 0.6% 감소했다.

박희찬 미래에셋대우증권 연구원은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있고, 정부의 재정집행이 뒤늦게 풀린 영향도 있다"며 "1.1% 성장률이라고 해서 경기가 반등했다고 의미를 두긴 어렵다"고 말했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재정집행이 2분기 크게 늘다 보니 이에 따른 반작용이 3분기에 나타날 수 있다"며 "반도체 경기가 호전되지 않고 있어 한은이 내다본 올해 성장률 전망(2.2%)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가 실현되려면 3분기와 4분기 각각 0.8∼0.9%의 적지 않은 성장세를 이어가야 하는데 현재 경제 흐름으로는 달성하기가 쉽지 않은 수치라는 것이다.

일본의 수출규제는 하반기 경제를 더 끌어내릴 수 있는 요인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23일 국회 업무보고에서 "일본의 수출규제는 18일 내놓은 경제전망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 상황이 더 악화한다면 경제에 분명히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은 수출로 돈을 벌어야 투자할 텐데 수출 감소세가 계속되면 결국 설비투자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경기 여건이 나쁜 만큼 한은이 4분기 중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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