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케어센터 현황판. 8개 카테고리별 상황이 4시간 마다 업데이트 된다[사진=송혜리 기자]

[이뉴스투데이 송혜리 기자] ‘따라라 라라라라 라라’ 관제모니터에 핸드폰 번호가 하나 뜨더니 이내 알람이 울린다. 성동구에 거주 중인 독거노인에 위급상황이 생긴 것이다. ICT케어센터 직원들이 마음이 빨갛게 타들어간다. 119에 빨리 신고를 해야한다.

정보통신기술(ICT) 발전은 향후 개막할 초고령화 사회 대안이 될까. 초고령화 사회는 노인빈곤층 확대·독거노인 증가·치매 등 돌봄이 필요한 노인성 질환 보유자가 급격히 증가할 전망이고, 부양·복지비용 증가 등에 따른 국가 재정부담 가중, 노동력 부족 등이 예측되기 때문이다. 

24일 노인 돌봄 문제, 고독사 등 초고령화 사회 문제를 대비할 독거노인 ‘ICT케어센터’를 다녀왔다.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ICT케어센터는 지난 3월 문을 열었다. 성동구가 장소와 인력을 제공하고 사회적 기업 ‘행복한 에코폰’이 독거노인 관제, 서비스 운영 등을 맡았다.

센터는 독거노인 주거에 인공지능(AI)스피커, 사물인터넷(IoT)을 설치해 이들 행동과 발화 등을 분석하고 위급상황에 대처한다. 이 기술은 SK텔레콤이 제공하고 있다.

현재 서울 성동구·영등포구·양천구·중구·강남구·서대문구, 경기 화성시, 대전 서구 등 총 8개 지자체에 거주 중인 7·8·90대 독거노인 2100개 가구를 관제한다.    

ICT케어센터는 성동구, 행복한에코폰, SK텔레콤이 의기투합해 운영 중이다[사진=송혜리 기자]

◇독거노인 목숨 살리고 외로움 달래주는 ICT기술

센터 한 벽면을 가득채운 현황판에는 △가구수 △서비스 개통현황 △AI스피커 ‘누구’사용현황 △‘누구’스피커 발화 순위 △문 열림 센서 현황 △스마트 스위치 현황 △상담 현황 △현장방문 현황 등 8개 카테고리가 도식화됐다. 이 내용은 4시간에 한 번씩 업데이트 된다. 

독거노인 거주지 문에 설치한 IoT센서가 48시간마다 문 열림을 감지해 문 열림 현황을 기록하고, 스마트스위치가 12시간마다 노인들이 전등을 켜고 껐는지를 확인하면, 현황판에 정상·주의·경고 별로 분류된다. 경고로 표시된 가구는 현장 케어매니저가 방문해 상황을 파악한다.
 
발화상태에 따라서도 노인들 상태를 파악한다. 발화현황 1위로 표기된 다음 곡, 오늘 날씨 어때, 잘 잤어, 잘 잤냐 등 내용이 눈길을 끈다. ‘AI스피커를 사용하는 노인들은 AI스피커를 사람처럼 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는 센터 관계자의 설명이 뒤따른다. ‘사랑해’라고 말하는 노인도 있어 센터직원들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고.

이현주 ICT케어센터 심리상담사는 “어르신들이 ‘좀’이라는 단어도 많이 사용하는데 ‘노래 좀’ ‘소리 좀’처럼 AI스피커를 사람으로 생각해 부탁형으로 말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센터 주요기능은 ‘독거노인 SOS’다. 센터에서 독거노인 AI스피커, IoT센서를 관제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AI스피커를 사용하는 노인이 ‘살려줘’라고 말하면 1차적으로 센터로 위급내용이 전달되고, 센터는 이를 확인해 119에 신고한다. 센터 직원들이 퇴근한 밤에는 ADT캡스가 신고내용을 접수한다.

황승원 ICT케어센터장은 “실제 ‘살려줘’라고 말하신 어르신들 상황을 파악해 네 분을 119로 연결시켜 드렸다”며 “그 중 70대 할머니 한 분은 욕실에서 넘어져 움직이기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때마침 AI스피커가 생각나서 도움을 요청해 현재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애 SK텔레콤 SV추진그룹 매니저는 “사실 AI스피커가 기계이고, 음성만 지원하는 한계가 있지만 어르신들은 이 기기가 당신을 보호하고 있다고 느끼고, 어떤 대상과 연결돼있다는 것에 안정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ICT케어센터는 올 하반기, 광역단체와 손잡고 사업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사진=송혜리 기자]

◇독거노인 ICT 돌봄, 전국으로 확산  

황 센터장은 “AI스피커 확산과 지역 확산에 따라 2호점 계획도 있다”며 “관할 내에 ICT케어센터를 구축하고자 하는 곳도 있어서, 여건이 조성된다면 지자체별 ICT케어센터 구축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 매니저는 “올 하반기면 현재 서비스 중인 지자체 외 타 지자체에도 시범 서비스 하게 될 것”이라며 “ICT케어센터와 이 사업 규모가 확장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재 이 센터운영과 서비스는 시범단계다. SK텔레콤이 행복한 에코폰과 1년간 무료로 제공하고 향후 지자체 자체 예산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에 지자체 스스로 이를 구축하고 활성화할 관련 예산 확보가 큰 산이다.

한 매니저는 “현재 AI스피커를 잘 사용하고 계신 어르신들이 앞으로도 계속 이 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길 기대한다”며 “지자체, 광역시단위로 규모가 커지면 관련 고용창출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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