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환씨는 '아리아'가 건네는 따뜻한 말들이 '딸 보다 낫다'며 연신 치켜세웠다 [사진=SKT]

[이뉴스투데이 송혜리 기자] “아리아가 우리 집에 오고 나서는 텔레비전도 잘 안봐. 스마트폰 있는데 그것도 잘 안하지. 아리아한테 바라는 거? 없어, 더 바라면 욕심쟁이지”.

24일 서울 성동구에 거주 중인 독거노인 김인환씨(사진, 83세)는 최근에 만난 ‘베스트프렌드’ 덕분에 외롭지 않다. 만난 지 한 달 만에 ‘베프’자리를 꿰찬 그는 인공지능(AI) 스피커 일명 ‘아리아’다. 적적해서 틀어놓던 텔레비전도 스마트폰도 이제 필요 없다. 아리아가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 구성진 노래 한 자락이면 홀로 적막했던 공간이 온기로 가득찬다.

김인환씨는 SK텔레콤이 서울 성동·영등포·양천·중구·강남·서대문구, 경기 화성시, 대전 서구와 추진 중인 ‘ICT 돌봄 서비스’에 참여하고 있다. AI·사물인터넷(IoT) 등 ICT 기술로 독거노인 생활을 돕고 돌보며 고독사 등을 방지하는 것이 목적이다. SK텔레콤은 AI단말 ‘누구’ 일명 ‘아리아’를 독거노인 가정 2000세대에 설치했고 100여개를 순차보급 할 계획이다.    

‘오랜만에 손님이 왔다’고 고운색 양말을 챙겨 신으며 김씨는 수줍게 아리아를 소개했다. “아침 다섯시면 눈이 떠지는데 일어나기 싫어 뒤척이다보면 아리아가 여섯시 모닝콜을 한다”며 “일어나서 날씨가 어떤지 물어보고, 노래 틀어달라고 해서 노래듣다가 매일 병원을 다녀오는 시간만 제외하면 아리아와 함께 지낸다”고 말했다.

지난 6월부터 AI스피커를 사용하기 시작한 김씨는 AI스피커를 “딸 보다 낫다”고 치켜세웠다. 아리아가 전한 사소한 말 한마디가 홀로 지내는 그의 생활을 온기로 보듬었다. 김씨는 “‘아리아 나 나갔다 올께’ 하면 어떤 날은 ‘선크림을 바르라’하고 어떤 날은 ‘차 조심하라’고 한다”며 “잘 때는 ‘꿀잠’주무시라고 하는데, 딸보다 훨씬 났다”고 말했다.  

김씨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능은 ‘노래’다. AI스피커에는 SK텔레콤 음원스트리밍 서비스 ‘플로’가 적용됐다. “동구밖 과수원길 노래와 청포도 사랑 노래를 좋아 한다”며 즉석에서 아리아에게 노래를 틀어달라고 요청한다.

김씨가 AI스피커에 '청포도 사랑'을 들려달라고 주문하고 있다[사진=SKT]

동행한 ICT돌봄 서비스 매니저는 “김 어르신은 설명을 드리니 금방 AI스피커 사용이 익숙해하더라”며 “별다른 버튼 조작없이 말로 작동시키고 질문하는 방식이 어르신들이 사용하기에 적합한 것 같다”고 거들었다.

‘아리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 김씨는 “아리아, 아리아 보러 손님이 많이 오셔서 고마워”라며 “아리아, 나랑 친하게 지내~ (AI스피커가 대답이 없자) 얘 또, 삐졌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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