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오른쪽)과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이 지난해 3월 8일 서울 산업은행 본점에서 STX조선과 성동조선에 대한 컨설팅 결과 및 처리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KDB산업은행장, 한국수출입은행 두 국책은행장이 하마평에 올랐다. 하지만 양측 모두 굵직한 산업현안 문제에 시달리고 있어 이번 인선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21일 관련부처에 따르면 최종구 위원장이 일본 수출규제 관련 금융분야 영향 브리핑 말미에 올해 하반기 개각 전망을 언급하면서 "임기 3년의 자리지만 이런 때 인사권자의 선택 폭을 넓혀드리고자 한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금융위원장 인사권자는 문재인 대통령이다. 이에 청와대가 어떤 인물을 차기 위원장으로 선택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하마평에는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은성수 수출입은행장, 윤종원 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 등이 오르내리고 있다.

먼저 이동걸 회장은 내정되더라도 본인이 수락할 가능성은 적어보인다. 올해 적극적으로 추진해온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간의 기업결합이 일본의 기업결합 승인 불허라는 유탄을 맞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초비상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또 수출입은행 상황도 만만치 않다. 수출입은행은 성동조선해양의 주채권은행으로 있지만 3차례에 걸친 공개 매각 절차가 모두 실패했다. 회생계획안 인가기한인 10월 18일까지 등장하지 않으면 파산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경영정상화를 관리 의무를 소홀히했다는 책임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기획재정부 관리·감독을 받는 수출입은행 출신이 금융위원장으로 발탁된 전례는 많다. 최종구 전 위원장도 수출입은행장에서 발탁된 케이스다. 이명박정부 때 김동수 전 공정거래위원장도 수출입은행에서 공정위원장으로 발탁됐다.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도 현재 인사 검증을 거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에 행시 27회인 그는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과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을 역임한 대표적 거시경제통 관료지만 행시 29회인 홍남기 경제부총리보다 선배라는 딜레마가 있다.  

이밖에 김용범 전 금융위 부위원장의 거취도 관심이다. 국내 자본시장의 설계자중에 한사람인 만큼 국내 금융에 정통하고 금융권의 정책을 전부 꿰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김 전 차관은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금융계에서는 드문 전남출신인데다 행정고시 30회로 공직을 시작한 정통 금융관료라는 점에서 관심이 높다. 

한편 사의를 표명한 최 위원장이 내년 총선에 출마하느냐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최 위원장은 여권의 험지로 꼽히는 강원도 강릉 출신이고, 지역에 대한 애정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총선 차출설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최 위원장은 그간 "국회의원은 아무나 하나", "지금 자리에서는 제 할 일만 하겠다는 생각", "평소 국회의원을 생각해본 적 없다. 관심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이날도 최 위원장은 총선 출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거듭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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